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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이틀 연속 부심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21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충남아산FC와 수원FC의 경기에서 이날 양 팀의 선발 명단만큼 흥미로운 것이 있었다. 바로 심판진 명단이었다. 이날 주심은 정회수 심판이 맡았고 부심에는 이영운, 김태형 심판이 나섰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영운 심판이었다. 불과 27시간 전 이영운 심판은 충청남도 아산시가 아닌 강원도 강릉시에 있었다. 20일 열린 강원FC와 수원삼성의 경기의 부심이었다.

찾아보니 이런 경우는 한 차례 더 있었다. 1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부천FC1995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부심으로 활약한 구은석 심판은 하루 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있었다.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 경기의 부심이었다. 구 심판의 경우 약 23시간 만에 경기에 나선 셈이다. 한 라운드에 심판이 '두 탕'을 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알고보니 AFC챔피언스리그(ACL) 때문이었다. 지난 9월 8일 대한축구협회 소속 심판 7명이 자리를 비웠다. ACL 서아시아 지역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고형진, 김대용, 김희곤 주심 세 명과 함께 윤광열, 박상준, 송봉근, 박균용 부심 네 명이 카타르 도하로 떠났다. 현재도 ACL 서아시아 지역 경기는 한창 열리고 있는 중이다.

이로 인해 K리그에서는 일부 심판의 공백이 발생했다. 그렇다고 축구경기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심의 경우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지만 부심의 경우 기존 K리그2에서 활동하던 심판 중 일부에게 K리그1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구은석, 이영운 심판은 K리그2를 담당하는 부심이지만 이런 상황으로 인해 K리그1 무대에서도 뛰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두 부심은 내부적으로 K리그2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2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인 부심 중에 선발해 K리그1에 투입한 것이다. 일각에서 우려할 만한 체력 저하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심보다 부심의 체력 소모가 덜한 것도 있지만 두 심판이 체력 관리를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판 관계자는 "주심의 경우 체력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이렇게 연달아 경기를 뛸 수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부심은 그에 비해 체력 소모는 덜하다. 체력 관리만 잘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국제대회 토너먼트 등 일정이 빡빡한 곳에서도 연달아 경기하는 사례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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