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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전영민 기자]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대한 FC안양 김형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FC안양은 1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전남드래곤즈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2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7분 황문기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전반 27분 박요한의 자책골로 동점골을 내준데 이어 후반 4분에는 에르난데스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안양은 지난 라운드 안산전 0-1 패배에 이어 리그 2연패의 늪에 빠졌다.

2연패보다 더 좋지 않은 소식은 아래 팀들과의 격차가 더욱 좁혀졌다는 것이다. 이날 안양-전남전과 동시간대에 열린 경남과 안산의 경기에서 안산이 2-1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며 안산과 안양은 승점 20점으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안양이 다득점에서 앞서 7위에 위치하고 있을 뿐 안양, 부천(8위), 안산(9위)이 모두 승점 20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순위에서 볼 수 있듯 안양은 올 시즌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있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최전방이다. 지난해 조규성이 맡았던 이 자리는 현재 권용현, 아코스티, 김경민 등이 대신하고 있다. 올 겨울 영입된 마우리데스가 전력 외 판정을 받으며 김형열 감독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용현, 아코스티, 김경민이 모두 윙어 포지션의 선수이다 보니 최전방에서의 파괴력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원 소속팀 전남과 경기에 출전이 불가했던 김경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던 김형열 감독은 이날 권용현에게 최전방 자리를 맡기며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익숙치 않은 최전방에 선 권용현의 모습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좌우 측면에서 여러차례 크로스라 올라왔지만 상대 수비수와 경합이 가능한 '9번 스타일'의 선수가 없다 보니 크로스는 무용지물에 그쳤다.

시즌 중반 한때는 세 선수(아코스티, 김경민, 권용현)의 스위칭 플레이로 안양이 소기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었다. 이들은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 그리고 적극적인 침투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며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칙 전략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심지어 전남과 경기에서 에이스 아코스티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며 안양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팔 부위에 부상을 입은 아코스티는 다가오는 월요일 MRI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전을 위해 마우리데스가 최전방 자리에 나서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마우리데스는 올 시즌 초반 꾸준한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현재는 김형열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되며 최근에는 1군 선수단 훈련에도 참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방에 위치하며 결정을 짓는 마우리데스의 플레이스타일과 폭넓은 움직임을 공격수에게 요구하는 김 감독의 전술이 맞지 않으며 벌어진 결과다.

안양 구단 내부에서 "조규성보다 낫다"는 평가를 들었던 또 다른 최전방 공격수 하남의 모습 역시 보이지 않는다. 하남은 시즌 개막 전 펼쳐진 안양 자체경기와 연습경기에서 코칭스태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실전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최근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고 있다. 1998년생으로 U-22 자원이라는 큰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는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모습이다.

대학교 시절까지 공격수로 활약했고 안양에서도 위급한 상황에 간간이 최전방으로 올라갔던 유종현을 9번 자리에 세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완전한 해결책이 아닌 그저 임시방편의 미봉책일 뿐이다. 앞으로의 일정 역시 험난하다. 안양은 오는 26일 승점 20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부천과 '승점 6점짜리 경기'를 펼친다. 이어 내달 3일에는 선두 제주와 맞대결을 치른다. 운명의 일전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김형열 감독은 최전방 자리에 어떠한 해답을 내놓을까. 더불어 안양은 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까.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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