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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부천=조성룡 기자] 부천FC1995 송선호 감독의 간절함도 경기를 뒤집을 수 없었다.

1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부천FC1995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홈팀 부천은 전반전 제주 안현범과 주민규에게 연달아 골을 내주며 0-2로 패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전반 초반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이번 경기로 부천은 7연패의 늪에 빠지며 프로 입성 이후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이날 송선호 감독의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부천은 이 경기 전까지 6연패에 빠져 있었다. 현재 부천의 K리그 최다 연패 기록이 작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이 경기에서도 패배하면 7연패다. 그런데 상대가 하필 연고이전 악연으로 얽혀있고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진 제주다.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었지만 어쨌든 여기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다.

경기가 시작하자 송 감독은 차분하게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잠시 뿐이었다. 8분 만에 제주 안현범이 선제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송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계속해서 경기를 지휘했다. 그러나 오히려 5분 뒤인 전반 13분 주민규에게 추가골을 실점했다. 김강산의 패스가 조범석에게 이어지지 못한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황당한 실수에 송 감독의 양 손은 허리 위를 짚고 있었다. 그 때부터 송 감독은 계속해서 큰 소리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역습 상황에서 그는 목을 놓아 "나가!"를 외쳤다. 하지만 부천의 역습 속도는 느렸고 효과적이지 못했다. 송 감독은 계속해서 바비오와 이현일의 이름을 부르며 위치를 조정하고 독려했다.

그는 심판의 판정에도 적극 어필했다. 제주의 파울 장면이 등장하자 송 감독은 김영수 주심에게 "이거 옐로우 카드 아냐?"라고 외쳤다. 하필이면 무관중 경기라 텅 빈 경기장에서 송 감독의 목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렸다. 송 감독은 민감한 판정이 나올 때 예민하게 반응했다. 승리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결국 후반 30분에는 김영수 주심이 벤치로 직접 가 송 감독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송 감독은 90분 내내 자리에 일어선 채 경기를 지휘했다. 부천 선수들의 목소리보다 송 감독의 외침은 더 컸다. 이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지만 송 감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천의 0-2 패배는 막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송 감독은 잠시 그대로 멈춰섰다. 이날따라 그의 어깨는 유난히 축 쳐져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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