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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김수안의 공격수 기용은 결국 위장 전술이었다.

서울이랜드는 1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원정경기에서 김민균과 레안드로의 골을 보태 후반 막판 이정문이 한 골을 만회한 대전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 승리로 2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날 서울이랜드는 경기 전 예상 선발 명단에 김수안을 공격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공지했지만 김수안은 이날 중앙 수비수로 대전 수비수들을 방어했다. 김수안은 스리백의 오른쪽 수비수로 나서 상대 공격수 바이오와 박용지를 막는 역할을 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김수안이었기에 가능한 ‘위장 전술’이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정정용 감독은 김수안을 활용한 위장 전술에 대해 묻자 웃었다. 나름대로 상대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전술이었다. 정정용 감독은 “대전이 감독이 바뀌면서 팀 분위기도 바뀌었다”면서 “조민국 감독대행은 워낙 베테랑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걸 어떻게 받아쳐야 하나 고민하다가 (김)수안이를 공격수처럼 표기해 놓고 수비수로 섰다.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웃었다.

김수안은 전반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인 헤딩슛 두 개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 본능이 뛰어난 선수라 이 두 번의 실수는 뼈아팠지만 이날 수비력은 안정적이었다. 바이오와 안드레, 박인혁 등 대전의 뛰어난 개인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이상민, 김태현 등과 함께 잘 막아냈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 21분 공격수 원기종을 투입하려다가 급작스럽게 원기종 대신 수비수 김동권을 투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정정용 감독은 김태현을 빼고 김동권을 투입했다. 선수 교체 이후 서울이랜드는 김수안과 이상민, 김동권 스리백을 구축했다.

그는 “(김)태현이가 갑자기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면서 “(이)상민이도 전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부족한 스쿼드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희생하고 있다. 태현이가 오늘은 전반전부터 몸이 좋지 않아 후반에 빼고 (김)동권이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중앙 수비수 김수안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자리를 옮긴 뒤 후반 39분 원기종과 교체될 때까지 활약했다.

정정용 감독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교체 카드 활용이긴 했다. 그는 “(원)기종이를 더 빨리 투입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싶었는데 변수가 생겨 기종이 투입이 늦춰졌다”면서 “그래도 선수들이 잘 견뎌준 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위장 전술’의 주인공이었던 김수안은 비록 두 차례 결정적인 세트피스를 놓치기는 했지만 상대를 혼란케 하는 역할만은 제대로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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