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연수가 승리 기념사진에서 무표정한 이유


ⓒ 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승리 후 라커룸 단체 사진에서 무표정을 짓는 인천유나이티드 센터백 김연수의 행동이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과연 그가 승리 기념 사진에서 무표정을 짓는 이유는 뭘까.

인천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초중반 최악의 위기에 빠지며 “올해는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인천은 조성환 감독 선임 이후 180도 달라진 경기력으로 하위권 판도를 흔들어놓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인천 상승세의 중심에는 센터백 김연수가 있다. 최근 김연수는 오반석, 양준아와 함께 스리백의 일원으로 경기에 나서며 인천의 ‘짠물 수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여섯 경기에서 인천이 4승을 거두며 인천 선수들이 경기 후 ‘라커룸 승리샷’을 찍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이러한 승리 기념 사진에서 저마다의 표정과 제스처로 기쁨을 만끽한다. 그런데 김연수는 그렇지 않다. 김연수는 매 경기 승리 기념 사진에서 승리의 기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무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한다. 과연 그 이유가 뭘까. 18일 오후 <스포츠니어스>와 연락이 닿은 김연수를 통해 그의 무표정 속에 담긴 의미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경기에서 이기면 신나고 좋다. 하지만 좋은 걸 너무 표현하면 나태해지는 경향이 있더라”라며 입을 연 김연수는 “데뷔 1년 차 때는 다른 선수들처럼 승리 후에 좋은 걸 표현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나만의 의미부여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순위에 만족하지 말고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는 나만의 의미부여다. ‘방심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사진을 그렇게 찍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연수는 “승리를 하면 라커룸에 오기 전까지의 딱 그 시간만 승리의 기쁨을 즐긴다. 하지만 그때도 크게 즐기지는 않는다”라면서 “들뜨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즐기는 것보다는 승리를 하자’는 마음이 커서 무표정 사진을 찍게 됐는데 이렇게 주목받을 줄은 몰랐다. 다른 선수들은 나한테 ‘왜 그런 콘셉트를 잡았냐’고 하더라. 그래서 ‘나만의 의미가 있는 행동이다’라고 말을 해줬다. 내 무표정 사진 찍기에 동참할 다른 선수들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천은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11위 수원삼성(승점 18점)을 끝내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연수는 여전히 방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승리를 해도 지금처럼 절대 만족하지 않을 거다”라는 김연수는 “내 상황과 우리 위치가 만족할 정도의 위치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표정으로 사진을 계속 찍을 생각이다. 우선은 해봐야 아는 거겠지만 앞으로도 상승세가 계속될 거라고 예단하지는 못하겠다. 그것 또한 방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고 전했다.

이어 김연수는 “감독님이 새로 오시고 나서 팀 규율이 많이 바뀌었고 감독님이 가는 방향에 우리 선수들도 들어가려고 하니까 원팀이 됐고 더 강해졌다. 올 시즌 첫 승 경기였던 대구전을 앞두고 감독님이 ‘나는 너한테 크게 바라는 게 없다. 너는 장단점이 분명한 선수인데 오늘 너의 장점을 살려라. 패스미스를 하거나 빌드업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도 절대 스트레스 받지 말아라’라고 말씀해 주셨다. 감독님의 그 말씀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우선 감독님과 코치님이 내려주신 지시를 이행하려고 하고 있다”라는 김연수는 “코칭스태프가 날 믿어주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고 있다. 평상시에 수비수들과 서로 바라는 점을 말한다.  ‘쉽게 처리를 하자. 침착해야 한다’라는 대화도 많이 한다. 선수들과 ‘우리 힘으로 여기까지 온 거다.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최근에 4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제 어떤 팀하고 겨뤄도 무서울 게 없다. 자신감을 많이 가져도 된다. 키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우리가 하는 만큼 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간절함을 놓치지 말고 달려가자’는 이야기를 한다”라고 전했다.

김연수는 내셔널리그와 K리그2를 거쳐 K리그1에 입성에 성공한 선수다. 그리고 김연수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데는 임완섭 감독의 공이 컸다. 안산 시절 임완섭 감독과 함께 안산의 돌풍을 이끌었던 김연수는 인천 이적 후 임완섭 감독과 다시 재회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지난 7월 임완섭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그와 이별하게 됐다. 그러나 임완섭 감독에 대한 존경심이 여전한 김연수는 카카오톡 배경 사진을 아직도 임완섭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하고 있다.

“감독님은 나한테 너무 감사한 분이다”라는 김연수는 “감독님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을 너무 존경하고 좋아한다. 마음 속으로는 여전히 감독님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올 시즌에 강등을 당한다면 ‘강등을 시킨 감독’이라는 오점이 감독님에게 남을 수 있다. 그건 너무 싫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강등은 안된다. 감독님이 떠나시고 이틀 후 정도에 전화를 드렸는데 힘이 별로 없으시더라. 그래서 30초 정도만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내 은사님이시다. 감독님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임완섭 감독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아픔을 뒤로하고 이제 김연수는 다시 한 번 인천의 생존을 위해 뛰고 있다. 그리고 인천은 이번 주말 우승 후보 울산과 홈에서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울산전에 나서게 된다면 언제나 그랬듯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라는 김연수는 “상대를 막기 위해 몸을 날린다는 자세와 생각으로 경기를 뛰어보겠다. 울산을 막기 위해 다 같이 한 번 힘써보겠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끝으로 김연수는 인천 팬들에 대한 인사를 전하며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팬들을 너무나 보고 싶다. 옛날부터 ‘인천 팬들의 응원 속에서 힘을 받으며 경기장을 누비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 만약 올해 그런 순간이 온다면 ‘경기장에서 팬들과 같이 뛴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보겠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1부리그에서 뛰게 됐는데 바로 강등되긴 싫다. 강등이 된다면 팬들이 너무 실망하실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해서든 정말 끝까지 싸워보겠다. 그리고 나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 열심히 싸우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믿고 있다.”

henry412@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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