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앞둔 이기제 “주말 경기 뛰고 다음주 수원삼성 합류”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지난 1995년 창단한 수원삼성은 최근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현재 수원은 승점 17점으로 최하위 인천(승점 14점)에 승점 3점 앞선 불안한 1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수원은 지난 8일 현역 시절 팀의 레전드로 활약했던 박건하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주승진 체재의 종식을 알렸다. 박건하 감독과 함께 수원은 남은 여덟 경기에서 강등권 탈출에 도전한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수원으로선 선수 한 명 한 명이 아쉽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수원 소속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였던 이기제가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다는 소식은 긍정적이다.  1년 7개월 동안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 소속으로 활약했던 이기제는 오는 23일 만기 제대한다. <스포츠니어스>는 말년휴가를 나온 이기제와 9일 연락이 닿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말년휴가 기간 원 소속팀에 복귀해 팀 훈련에 함께한다.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조직력을 다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기제는 9일부터 말년휴가를 부여받았음에도 아직 수원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이기제는 “나도 수원 팀 훈련에 합류하려는 생각이었지만 고정운 감독님이 ‘이번주 경기만 좀 뛰어주고 가라’라고 요청을 하셨다. 그래서 이번주 주말에 있을 경주한수원과의 경기를 소화하고 다음주 초반에 수원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 1년 7개월의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간 것 같다”라며 말을 이어간 이기제는 “프로 무대에 있을 때는 운동에만 집중하면 됐다. 하지만 김포에선 아침엔 일을 하고 저녁엔 운동을 하는 루틴이다 보니 몸이 힘든 부분이 많았다. K3리그에서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막상 와서 뛰어보니 물론 프로 무대와의 차이는 있지만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겨울에 동계훈련을 가서 대전, 부천과 경기를 했는데 우리가 다 이겼다. 대전한테는 2-1, 부천한테는 1-0으로 이겼다”고 말했다.

한창의 나이에 하위리그인 K3리그나 K4리그에서 군 복무와 현역 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제 K3리그의 수준도 많이 올라왔고 하위리그에서 군 생활을 잘 마친 후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 김포시민축구단에서 활약한 후 올 시즌 원 소속팀 제주로 돌아가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정운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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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다친 적이 없다. 올 시즌에도 경고 누적으로 못 나온 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뛰었다”라며 웃은 이기제는 “경기도 꾸준히 나가고 몸 관리도 계속해왔기 때문에 80~90% 정도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포 팀 사정상 본 포지션인 왼쪽 풀백으로 나선 적은 거의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 윙어로 경기에 나섰다. 심지어 최전방 공격수로도 뛰어봤다”라고 전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군대 이야기로 흘렀다. “인천에서 상근예비역으로 활동했다”는 이기제는 “예비군 동대에서 일을 했는데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예비군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했다. 우리 관할인 지역에 있는 1,100명의 예비군을 담당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예비군들을 관리하는 업무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말을 듣지 않는 블랙리스트가 다섯 명 정도 있었다”는 이기제는 “2차 보충훈련의 경우 우리가 직접 통지서를 주러 집으로 가야 하는데 ‘집에 있습니다’라고 해놓고 막상 가면 없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래도 내가 나이가 있다 보니까 실제로 뵙게 되면 ‘블랙리스트’ 분들도 잘해주셨다”고 웃었다.

다른 일반 병사들과 달리 출퇴근을 하며 군 생활을 하는 상근예비역이지만 그들도 군인인만큼 휴가가 간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기제는 지난해 중반 자신의 특기를 살려 포상 휴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바로 사단 축구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기제는 같은 사단에 속한 정운, 임하람 등과 한 팀을 구성해 대회 우승과 포상휴가를 동시에 노렸다. 하지만 예선에서 탈락하며 이기제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작년 체육대회에서 일찍 탈락하며 휴가 포상을 받지 못했다”며 웃은 이기제는 “그때 상대 팀에도 K리그2 출신의 선수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병사는 네 명밖에 뛰지 못하고 나머지 인원은 간부로 채워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우리 팀 간부들 중에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많았다. 상대 팀과 간부에서 실력 차이가 많이 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승을 못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없었다”고 전했다.

1년 7개월의 군 생활을 마친 이기제는 이제 수원으로 복귀한다. 수원 소속이었던 2018년 한 해 동안 공식 경기 35경기에 나서 4골 5도움을 올린 이기제는 수원의 측면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원이다. “군대에 온 이후에도 매주 수원 경기를 챙겨봤다”는 이기제는 “팀의 상황이 좋지 않긴 하지만 최대한 무거운 생각을 가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최대한 힘을 보태 팀이 K리그1에서 살아남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군대 생활이 힘들다 보니까 수원이 너무 그리웠다. 빨리 빅버드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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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내가 당장 많은 변화를 팀에 줄 수는 없겠지만 힘 닿는 데까지 도움을 주고 싶다”라며 말을 이어간 이기제는 “지금 (김)민우 형이 왼쪽 수비수 자리에 나서고 있다. 내 포지션이 변경될 수도, 민우 형이 공격 지역에 설 수도 있다. 민우 형과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분명 날 것이다. 모든 것은 감독님께서 결정을 하실 것이다. 훈련 과정에서 감독님께서 잘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전했다.

최악의 위기에 처한 수원이다. 박건하 감독 선임으로 어느 정도 분위기를 쇄신하긴 했지만 만만치 않은 일정들이 수원을 기다리고 있다. 끝으로 이기제는 “수원이 지금 이 순위에 있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가서 팀이 승점을 획득할 수 있도록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 남은 시즌 대여섯 경기 정도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henry412@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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