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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이정협의 부상이 뼈아픈 결과를 낳았다.

조덕제 감독이 이끄는 부산아이파크는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 전반 3분 터진 이정협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전 김민우에게 두 골을 실점하고 염기훈에게 쐐기골을 실점하며 1-3으로 패배했다.

이날 이정협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팀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부산은 경기 시작 초반 강한 압박으로 공을 소유한 한석종을 괴롭히면서 곧바로 공격에 나섰고 왼쪽 측면으로 침투한 이동준이 반대쪽에 있는 이정협에게 패스했다. 이동준의 패스를 받은 이정협은 침착하게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전반전 동안 우위를 점했다.

득점 장면 이외에도 이정협의 활약은 부산 선수들 중에서도 눈에 띄었다. 최전방에서 수원 수비수들과 싸워주는 것은 물론, 2선으로 내려오며 연계 역할도 착실히 해냈다. 그러나 이정협은 전반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허리를 만지며 운동장 위에서 주저 앉았다.

이정협은 잠시 터치라인 밖으로 나왔다가 부상을 참아내며 다시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이정협이 운동장에 쓰러져 있는 동안 터치라인 밖에서는 빈치싱코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전반 종료 직전 다시 공중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만지고 쓰러지면서 우려를 낳았다.

예상했던 대로 이정협의 자리는 빈치싱코가 대신했다. 곧이어 부산은 후반 12분 김병오를 빼고 도스톤벡을 투입하며 4-2-3-1에서 3-5-2로 전술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6분 뒤 최성근이 빠지고 염기훈이 들어오면서 흐름은 수원으로 넘어갔다. 1-0으로 앞서가던 부산은 김민우에게 두 골을 실점하고 염기훈에게 한 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정협의 부재가 느껴지는 후반전이었다. 최전방에는 이동준과 빈치싱코가 공격에 나섰지만 이정협이 없는 부산의 공격은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이동준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위치를 바꾸면서 장점인 속도를 살리지 못했고 빈치싱코는 자신에게 찾아온 득점 기회를 해결하지 못했다. 공격 진영에서 부족한 면이 나타나고 전술 형태도 바뀌면서 부산 수비진도 단단함을 잃었다.

조덕제 감독도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이정협의 부상에 대해 "전반전 동안 등을 지고 공을 잡으려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처음 다치고 난 뒤 전반전 종료 직전에도 다시 다쳤기 때문에 후반전에 빈치싱코와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다음 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 투입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또한 "우리도 4-3-3이나 4-2-3-1을 써야 측면 공격수들이 살아날 수 있다. 김병오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상대 수비를 제압하지 못했다"라면서 "수원이 측면 미드필더를 올리면 공격수가 다섯 명이 되다 보니까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었다. 3-5-2로 대응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이)동준이도 아직 투 톱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은 현재 승점 19점으로 K리그1 7위를 지키고 있다. 중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이정협의 힘이 필요하지만 부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조덕제 감독은 "선수들과 나름대로 준비했는데 후반전에 무너졌다. 22라운드까지 네 경기가 남았다. 다음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라며 경기를 총평했다. 부산은 오는 9월 5일 FC서울 원정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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