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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힘겨운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에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몬테네그로축구협회가 무고사를 9월 A매치에 차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인천은 "9월에는 중요한 일정이 있어 힘들지만 10월 A매치 차출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몬테네그로축구협회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몬테네그로축구협회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9월 있을 A매치 2연전에 나설 23인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스테판 사비치와 스테반 요베티치 등 기존 핵심 멤버들이 다시 한 번 부름을 받은 가운데 인천유나이티드 핵심 공격수 무고사 역시 명단에 포함됐다. 몬테네그로 대표팀은 내달 5일엔 키프로스와, 내달 8일엔 룩셈부르크와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2연전을 치른다.

인천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지난 주말 펼쳐진 대구와의 리그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승리에 성공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팀 공격의 핵심인 무고사를 내줘야 한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올 시즌 인천이 리그 16경기에서 기록한 9골 중 무고사가 네 골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만약 무고사가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합류해 룩셈부르크전을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2주간 자가격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럴 경우 무고사는 내달 20일 열리는 울산과의 홈경기까지 나설 수 없다. 무고사는 지난 3월에도 A매치를 치르기 위해 몬테네그로로 출국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A매치가 취소되고 하늘길이 봉쇄되며 4월에서야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국내에서 2주간 자가격리 과정을 추가로 거쳐야 했고 그렇게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인천이 어떻게 해서든 무고사를 유럽으로 보내고 싶지 않은 이유다.

20일 오후 <스포츠니어스>와 연락이 닿은 인천 관계자 역시 "규정상 A매치에 선수를 차출해 줘야 할 의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부의 방침으로 외국인 선수의 입출국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선 선수가 출국하기 전에 재입국 허가를 받는 절차가 까다롭다. 또 돌아와서도 자가격리를 2주 동안 해야 한다. 팀 상황도 좋지 않은데 무고사가 차출되면 최소 세 경기에서 최대 다섯 경기까지 무고사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인천 관계자는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공문에 담아 몬테네그로축구협회에 전달한 상태다. '재고를 해달라'는 내용을 담아 보냈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천 구단으로선 현재 상황을 자세히 전달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지만 몬테네그로축구협회의 결정을 기다려야만 하는 답답한 상황인 것이다.

무고사 본인의 입장 역시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본래 무고사는 대표팀 소집시 세르비아를 경유해 몬테네그로로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나라의 하늘길이 막혀 경유지를 추가해 몬테네그로로 합류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인천 관계자는 "아직 대표팀 합류가 최종 확정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 본인도 항공편을 알아보지는 않았다. 지금은 협조 공문만 받은 상태다"라면서 "팀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선수 본인도 팀에 계속 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0월 초중순에 몬테네그로의 A매치가 추가로 계획되어 있다는 점은 인천에 치명적이다. 몬테네그로는 오는 10월 10일에는 아제르바이잔과, 10월 13일에는 룩셈부르크와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만약 몬테네그로축구협회가 9월 A매치에 무고사를 끝내 소집하고 10월에도 다시 한 번 발탁을 할 경우 무고사는 잔여 시즌 대부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자가격리를 두 번이나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천은 "안 그래도 몬테네그로축구협회 측에 '10월에는 최대한 협조를 하겠으니 이번에만 재고를 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우리가 9월에는 중요한 일정이 있어 힘들지만 10월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답했다. 이렇듯 인천은 모든 상황을 자세히 전달하며 몬테네그로축구협회 측에 양해를 구했다. 이제 모든 것은 몬테네그로축구협회의 뜻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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