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안양=홍인택 기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FC안양 김형열 감독이 팬들에게 미안했던 감정을 털어놨다.

김형열 감독이 이끄는 FC안양은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부천FC1995와의 경기에서 바비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아코스티의 동점골과 권용현의 역전골에 힘입어 홈 팬들 앞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를 마친 김형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부천을 작년부터 한번도 못이겼다. 나도 나지만 우리 선수들이 부천에 꼭 이기려고 하는 갈망이 컸다. 고참들끼리 모여서 부천을 이기자고 얘기하는 모습을 봤다. 고참들과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다"라며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안양은 바비오에게 선제골을 실점한 뒤에도 차분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두터운 부천 수비를 뚫기 위해 빠르게 공을 앞뒤로 돌리며 부천 수비진을 유인했다. 곧이어 부천의 측면을 흔들면서 공략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코스티의 동점골도 이와 같은 장면에서 나왔다.

김형열 감독은 이에 대해 "부천 수비는 가운데가 탄탄하다. 부천전을 앞두고 공격 방법에 대해 모의 훈련도 해봤다. 상대를 모아놓고 측면을 돌파하는 게 우리에게 훨씬 좋은 공격 옵션이 될 것이라고 봤다. 우리 선수들이 잘 지켜줬고 훈련한대로 그대로 해준 덕분에 승리를 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안양은 267일 만에 홈 팬들을 경기장으로 초대했다. 지난해 11월 준플레이오프 경기 이후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굉장히 오랜만에 팬들을 만났다. 그리고 짜릿한 역전승까지 거뒀다. 이에 김형열 감독은 "참 굉장하다"라며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우리 팬들에게 미안했다. 팬들이 운동장에 오지는 못했지만 홈 경기 때 운동장 주변 이곳 저곳에서 안양을 응원해줬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우리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을 한다'고 선수들에게도 전해줬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이런 팬들을 봐서라도 꼭 홈에서 승점을 따야하는 거 아니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얘길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선수들도 더 동의를 해서 팬들에게 승점을 선물했다"라며 "우리 팬들이 정말 열정적이다. 참 고마운 팬들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15일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언제 다시 팬들을 만날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안양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홈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오자 안양이 어려운 경기 속에서 승점 3점을 챙겨왔기 때문이다. 이에 김형열 감독도 "많이 아쉽다. 오랜만에 운동장에서 작년에 봤던 팬들을 직접 봤고 힘이 났는데 다음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길 바란다. 홈 팬들과 더 즐기고 싶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안양은 지난 안산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이번 부천전에서 승리를 거둬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안양으로서는 이 상승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김형열 감독은 "연승은 내 욕심이고 희망이다. 경기라는 게 쉽게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다. 일주일동안 대전 경기를 잘 준비하고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반드시 홈에서 3연승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답하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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