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인 결과다.

8월 들어 제한적 관중 입장을 시작한 K리그가 큰 사고 없이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K리그1에서는 광주FC를 제외하고 11개 구단이 제한적 관중 입장을 받았고 K리그2에서는 FC안양을 제외한 9개 팀이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관중들과 함께 홈 경기를 마쳤다. 아직까지 K리그 경기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거나 감염된 사례는 없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제한적 관중 입장을 준비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구단에 지침을 내렸다. 전 좌석을 지정좌석제로 도입했고 관중 간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들은 전후좌우 2칸씩 또는 1m 이상 거리를 둬야했다.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었다. K리그 각 팀들은 방송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예방의 핵심은 관중 동선에 맞춰 '거리두기'를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경기장에 입장할 때부터 열화상카메라 또는 비접촉 체온계를 비치해 37.5도 이상 발열 증상자는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여기에 정부의 지침대로 관람객 대상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운영했다. 한 번에 많은 관중이 몰릴 것을 대비해 관중 간의 간격을 1m 이상 유지하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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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의심 증상자가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는 상황에도 대비했다. 많은 시선이 가는 곳은 아니지만 각 구단은 경기장 주변에 의심 증상자를 위한 별도 격리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 격리실은 관중 동선과 분리된 경기장 외부에 설치되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혹시나 K리그 경기장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모두가 노력해 온 관중 입장의 꿈이 또다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절박함이 함께했다.

경기장에 관중이 입장한 이후에는 계속해서 '거리두기'를 두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했다. 화장실 대기줄 등 주요 관중 동선에는 1m 거리를 두도록 하는 스티커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팬들의 갈증을 채워주기 위해 팬샵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팬샵 주변에는 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길게 줄을 서있는 진풍경을 볼 수도 있었다.

또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계속해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안내방송과 홍보를 틈날 때마다 접할 수 있었다. 계속해서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 구단의 모든 홍보 채널이 총동원됐다. 전광판을 통한 방역수칙 안내는 기본이고 관중석 내 운영 스태프들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안전 가이드라인이 적힌 안내판을 들고 관중석을 돌았다. 구단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마스코트도 홍보에 동참했다.

무엇보다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매점 등 편의시설이었다.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K리그에서는 음식물 취식을 금지했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물 등 음료수를 마시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매점 운영을 구단 자율로 맡기되 물과 음료 외의 다른 음식은 판매를 금지했다. 맥주나 다양한 간식 없이 물과 음료만 있는 축구장 매점은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풍경 중 하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중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제한적 관중 입장을 시행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됐다. 팬들은 확실히 K리그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전체 수용 인원의 10%만 입장을 허용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제약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대구FC의 경우 예매 오픈 2분 만에 준비된 1,200석이 매진되면서 인기를 증명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물론 인천유나이티드의 홈 경기에서는 일부 관중들의 모습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빠르게 공론화되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인천 구단에 다시 한 번 경기장 관리 책임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았다. 정부의 지침으로 K리그 입장 관중 비율이 25%까지 확대되는 상황이기에 긴장감을 늦출 수는 없다.

코로나19 시대에 K리그를 '직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들, 그리고 관중들이 모두 마음을 모아야 한다. 이렇게 공 들인 탑은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꼼꼼하고 세심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이것이 K리그의 새로운 문화다.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첫 발은 무사히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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