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정재용이 말하는 태국 생활과 복귀, 그리고 ‘191201’


[스포츠니어스|수원=전영민 기자] 이번 여름 정재용의 수원FC 입단이 결정됐을 때 많은 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K리그1에서도 상위권 팀인 울산현대와 포항스틸러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정재용이었기에 그가 수원FC로 향한다는 소식은 뜻밖의 일임이 분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며 태국 명문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 6월 수원에 합류한 정재용은 이후 리그 다섯 경기에 나서며 컨디션을 찾아가는 중이다. <스포츠니어스>는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정재용과 만나 울산, 포항 시절과 태국에서의 짧았던 생활, 그리고 수원FC 입단을 선택한 이유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이곳(수원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하면 필드가 숙소 바로 앞이니까 비가 와도 괜찮다. 하지만 우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 가서 훈련을 한다. 그래서 비가 오면 힘든 점이 있다. 최근에 계속 비가 멈췄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비 오는 날에도 나가서 운동을 하고 있다.

팀에 온지 두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컨디션은 어느 정도로 올라왔나?
6월 중순쯤에 팀에 왔다. 태국에서 운동을 하지 못했고 한국에 오자마자 자가격리도 했어야 해서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에서야 몸을 만들어가는 단계다. 90분을 계속 뛰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서 60~70분 정도 뛰고 있다. 물론 그 이상도 뛸 수는 있지만 감독님이 그렇게 해주고 계신다. 비가 내렸다 멈췄다를 계속하고 있다. 날씨도 습하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체력적인 면에서 준비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태국에서 돌아온 시점이 언제인가?
4월 말에서 5월 초에 들어왔다. 태국 리그가 2월에 멈췄다. 시작하고 몇 경기 안되어서 멈춘 것이다. 원래는 4월 초에 태국 리그가 재개한다고 그랬다. 하지만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재개 날짜를 아예 9월로 미뤘다. 태국 모든 팀들이 선수들을 다 휴가보냈다. 처음에는 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다. 오히려 한국이 심각했다. 하지만 시즌이 멈추며 고민을 했다. 9월에 다시 시즌을 시작하면 계약 기간 자체가 바뀌는 상황이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시즌이 12월에 끝나는 건데 9월에 시즌이 재개되면 내년 5월에 시즌이 끝나는 거였다.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다시 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선수들한테 지불되는 급여 또한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부리람에선 내게 “임대를 알아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6개월 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임대를 갔다가 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의문이 있었다. 모든 게 꼬여있는 상황이었다. ‘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약해지를 하고 한국으로 넘어가자’라고 생각이 정리됐고 구단과 이야기가 잘 되어서 부리람을 나오게 됐다.

한국에 와서 자가격리를 했다. 태국에 있었을 때는 밥을 제대로 못 먹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자주 가는 식당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트에 가끔 가서 장을 봐서 집에서 먹는 게 전부였다. 더 안 좋았던 건 부리람이 시골 동네라 주변에 뭐가 없었다는 것이다. 방콕이나 다른 대도시와는 달랐다. 그냥 축구장만 있었다. 한국에 와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맛있는 거를 많이 먹고 푹 쉬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에서 자가격리를 할지 격리 시설에서 자가격리를 할지 선택을 할 수 있더라. 그래서 “집에서 하겠다”고 하고 집으로 와서 자가격리를 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자가격리가 끝난 이후부터는 개인 훈련을 한 것인가?
자가격리가 끝날 즈음에 K리그가 시작을 했다. 사실 한국에 오자마자 K리그 팀들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한국에 오기 전에 부리람과의 계약 해지 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K리그 팀에 당장 합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6월 여름 이적시장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K리그 경기도 보고 지인들도 보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K리그1 팀들을 포함해 많은 팀들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2부리그인 수원FC로 왔다.
많은 팀들의 전화를 받은 것 같다. 사실 K리그2에 있는 선수들도 K리그1으로 가기 위해 매 경기 열심히 하고 또 K리그1 입성을 목표로 삼지 않나.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왜 1부리그 팀들 연락도 많은데 2부로 갔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난 단순하게 생각했다. 태국에서 6개월을 날려보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 돌아올 땐 ‘포항에 다시 가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다. 에이전트한테도 “포항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포항이 올해 동계훈련을 부리람으로 와서 같이 오래 있었다. 작년에 있던 선수들이 그대로 있고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마찬가지였다. ‘포항을 다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야기도 어느 정도 되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안됐다. 상황이 그렇게 되다 보니 ‘포항이 아니면 다른 K리그1 팀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점에 ‘(김)도균 쌤’이랑 밥을 한 번 먹게 됐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난 이후였다. 그 자리에서 감독님이 농담 삼아 “나 좀 도와줘”라고 하시길래 “제가 뭘 할 수 있나요. 저 가도 똑같아요”라고 웃으면서 식사 자리가 끝났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진지하게 연락이 왔다. 에이전트가 “김호곤 단장님에게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 “단장님이 선수 한 명 때문에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건 드문 일이다. 그만큼 널 원하는 것 같다”고 에이전트가 말했다. ‘좋은 팀에 가서 좋은 선수들하고 축구를 하는 것도 선수로서 행복한 일이지만 선수를 정말 원하는 팀에서 축구를 해보는 것도 너무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될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30살이 넘었기도 하니까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오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팀이 너무 좋더라. 잘 왔다고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너무 좋다.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중이다.

김도균 감독과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
내가 안양에서 뛰다가 울산으로 갔을 때 윤정환 감독님이 계셨는데 김도균 감독님이 그때 코치이셨다. 그래서 연이 닿았다. 이후에 내가 울산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때도 구단에 스카우트로 계셔서 자주 뵀다. 선수들과 농담도 잘하고 잘 다가와 주시는 분이다. 선수들에게 편하게 장난도 잘 치신다. 울산 시절에 감독님과 엄청 친해졌다. 수원FC 감독이 되시고 나서 따로 연락을 드린 것은 아니었다. 그때 감독님과 밥을 먹을 때만 해도 수원에 올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정말 진지하게 제안을 해주셔서 나도 생각을 다르게 하게 됐고 그렇게 수원에 왔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에 김도균 감독과 조원희가 일대일 대결을 하는 영상을 봤다.
방금 말했듯 감독님이 선수들과 장난을 많이 치신다. “어휴. 진짜 공 못 찬다”라면서 선수들을 놀리신다. “슈팅이 왜 그러냐”라면서 농담도 하신다. 그러다 보니 팀 분위기가 좋다. 무게를 잡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감독님의 스타일은 그렇지 않으시다. 선수들이 즐겁게 운동을 하길 원하신다.

최근 2연패를 기록 중이다. 아직 선두긴 하지만 나름의 위기 상황 아닌가.
사실 안산과 홈경기가 너무 아쉬웠다. 관중들도 오셨는데 선취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했다. 안산전이 중요한 경기라는 걸 우리도 알았다. 하지만 축구가 아무리 1주일간 상대를 분석하고 준비해도 작은 실수 때문에 골을 먹고 그런 것이다. 너무 아쉽고 화가 났다. 감독님도 “이런 경기는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안산전이 끝나고 나선 부천전을 준비했는데 최근 일곱 경기 동안 우리가 부천을 이기지 못했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그런 걸 신경쓰지 말고 우리 것만 하자”고 자신감을 주셨다. 부천전에서 우리가 생각한대로 전술을 들고 나갔지만 상대도 준비를 잘해왔다.

한 골을 먹고 나서 우리 전술 자체가 꼬이기 시작했다. 2연패를 기록하기 전까진 어떤 팀을 상대로 해도 질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었다. 대전과 하든 어디와 하든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계속 이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2연패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우려되는 건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을까 봐 그게 걱정이다. 그래서 오히려 선수들끼리 “야. 우리는 1위팀이야”라고 하면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다. 감독님께서도 “우리가 2연패를 기록했음에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다 그전에 너희가 잘해줬기 때문이다”라고 하신다. “리그를 하다 보면 이런 위기는 다 온다. 이걸 넘어보자”고도 말씀하신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실 수원이 선두를 달릴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을 하지 못했다.
처음 팀에 온 후에 우리 팀 선발 선수 11명을 상대로 자체 경기를 치러봤는데 다들 스피드가 굉장하더라. 감독님께서도 “전진패스를 많이 하라”라고 주문을 하시는데 상대 선수로 뛰어보니 우리 팀 선수들 공격이 확실히 빨랐다. 커버가 늦으면 바로 당하는 상황이 나왔다. (안)병준이와 마사가 득점을 해주고 있고 (모)재현이도 간혹 득점을 해준다.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해 줄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보니까 지금의 성적이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제 2라운드에 돌입했는데 우리가 처음에 잘 나갔으니까 다른 팀들도 우리에 대한 분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최근 몇 경기에서 막혔던 부분이 있는데 그걸 푸는 게 우리의 숙제다. 상대가 나오는 것에 맞춰 우리 역시 변형을 해야 한다. 이번 제주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선수들이 지금 우리 팀이 1위라는 생각을 버리고 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에 가서 우승을 하는 게 중요하다. 위기가 왔는데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제 몇 경기가 안 남았다. 벌서 반을 했다. 조직력을 잘 맞춰가야 한다.

과거 안양 시절(2013~2016)에 이은 두 번째 K리그2 경험이다.
그때와 지금 K리그2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때는 사람들이 K리그2에 이렇게까지 관심이 있지 않았다. 지금은 많은 팀들이 강등이 됐고 또 반대로 K리그1으로 올라가서 잘해주고 있는 팀들도 있다. K리그1 팀들이 내려왔을 때 K리그2 다른 팀들이 K리그2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게 바로 K리그2의 매력인 것 같다. 마치 “너희가 1부리그에서 왔어도 이곳에서 잘할 수는 없다”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그 팀 팬들과 지역 사회에서 관심을 가지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K리그2에 모든 축구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K리그2에서 뛰던 시절엔 창단 멤버로 안양에 합류했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드래프트 제도가 있었는데 창단팀이 우선 지명 선수 10명을 데려갈 수 있는 제도였다. 드래프트에서 선택되어서 안양으로 갔다. 안양은 내가 프로를 경험하게 해준 팀이다. 그곳에서 많이 배웠다. 항상 ‘여기서 안주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했다. ‘더 올라가서 K리그1에서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했다. 그래서 운 좋게 울산에 입단할 수 있었다.

울산과 포항 두 팀 모두에서 활약한 흔치 않은 선수다.
울산에서 포항으로 이적할 때의 이야기다. 울산 관계자 분이 “포항에서 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갈 거니?”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선수는 경기를 뛰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에 포항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그 관계자 분이 놀라시더라. 울산과 포항이 라이벌이지 않나. 하지만 나는 그때 수술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울산에서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에 울산이 선수 영입도 많이 한 상태였다. 내 살 길을 찾아야 하니까 ‘포항에 가서 경기를 나가 다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울산 팬들도 응원을 해줬던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포항과 울산 팬들이 사이가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게까지는 아닌 경우도 꽤 있다고 알고 있다. 서로 친한 분들도 많다고 하더라. 좋아하는 선수가 상대 팀으로 떠나면 그 팀 팬들에게 “우리 선수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다. 물론 나를 싫어하시는 울산 팬들도 계시겠지만 그땐 “가서 잘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들었다.

그렇게 포항으로 이적한 후 지난해 포항과 울산의 리그 최종전에 나섰다. 축구팬들이 흔히 말하는 ‘191201’ 경기였다. 
그렇다. 하지만 뛰다가 경련이 나서 중간에 교체되었다. 당시에 울산은 비겨도 우승인 상황이었고 우리는 이겨도 4위, 져도 4위였다. 어차피 ACL에 나가지 못하는 순위였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우리가 경기에서 이기고 울산이 우승을 하길 바랐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 울산 선수들과 다 친한 사이인데 분위기 때문에 결국 끝나고 인사도 하지 못했다. 포항 소속이기 때문에 경기에서 이긴 것에 대해선 만족했지만 울산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건 아쉬웠다. 울산이 그때 우승을 했으면 K리그 판도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울산이 유독 작년에 포항한테 약했다. 리그에서 총 5패를 했는데 그중 세 번을 포항한테 졌다. 이번주에 동해안 더비가 펼쳐지지 않나.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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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태국 시절 이야기로 가보자. 첫 해외 생활이었는데 코로나19로 결국 짧게 끝나고 말았다.
부리람에서 리그 네 경기와 ACL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나섰다. 상하이 상강 원정을 가서 ACL 플레이오프를 치렀는데 그때 마침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터진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경기를 그냥 했다. 무관중으로 말이다.

사실 부리람의 구단 시설이나 축구 환경은 웬만한 한국팀보다 좋다. 선수들이 신경쓸 게 별로 없다. 운동만 신경 쓰면 된다. 다만 삶의 환경이 좋지는 않다. 운동이 끝나면 남는 시간에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거의 없다. 집에만 있어야 한다. 스타벅스가 있긴 한데 거기까지 가려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집 앞에 나와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그 정도 뿐이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혼자 부리람에 갔는데 처음엔 재밌긴 했다. 밥을 직접 해먹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터지지 않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코로나19가 터져서 집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상황이 엄청 심해졌다. 구단에서 “되도록이면 집에만 있어라. 6시 이후에는 나가지 말고 먹는 거도 그전에 집으로 사와서 먹으라”라고 당부했다.

전체적인 태국 리그의 수준을 말하자면 물론 잘하는 선수도 있다. ‘이 친구 진짜 잘하네?’라고 느낀 선수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한국보다 떨어진다. 외국인 선수들은 좋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그저 그런 선수들 또한 있었다. 최근에는 무앙통 유나이티드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오히려 타이포트라고 고슬기 형이 뛰는 팀이 투자를 많이 해서 성장하고 있다. 타이포트 외에 다른 팀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몇몇 팀들이 올라오며 판도가 바뀌고 있는 추세다.

민감한 이야기이긴 한데 과거 부리람 구단주가 축구에 개입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도 그렇게 한다. 운동장에 깊숙이 들어와서 선수들이 훈련하는 걸 지켜보고서 “왜 그렇게 하느냐. 거기서 빨리 크로스를 올려야지”라고 이야기한다. 선수 교체에도 관여를 하는 것 같더라.

다소 허무하게 끝난 해외 도전이었는데 아쉽진 않나?
아쉽긴 하다. 원래는 부리람에 가지 않고 포항에 계속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부리람이 좋은 팀이고 내가 지금 해외를 나가지 않으면 다시는 해외를 나갈 수 있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 다른 나라에서 다른 국적의 선수들과 축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나갔다. 원래는 포항이 너무 좋아서 포항에 남으려고 했다. 포항 코치님들도 “계속 있어라”라고 하셨다. 포항에서 1년을 보냈는데 처음에는 좋지 않게 시작했다. 그러다가 감독님이 바뀌고 리그 성적이 좋아졌다가 중간에 다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정말 말도 안되는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때의 기억이 강하다 보니까 ‘포항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적과 잔류 사이에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하면 한국이 확실히 좋은 나라다. 때론 한국 팬들에게 욕을 먹고 해도 좋을 땐 같이 웃고 그러는 게 좋더라. 태국에선 혼자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원래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성격인데 외로움을 느꼈다. 그래서 여기서 외국인 선수들한테 잘해주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이야기해라. 경기력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있고 삶이 외로우면 구단 통역이나 주무를 통해서 너네 요구를 들어달라고 해라”라고 한다. 내가 태국에서 지낼 땐 한국인 통역사가 없었다. 영어도 잘하지 못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말하는 게 “힘든 게 있으면 바로바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너희가 잘 돼야 우리가 산다. 특히 먹는 부분에 대해 많은 걸 요구해라”라는 것이다.

원래 아코스란 선수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나가고 라스가 왔다. 말로니와 다닐로는 브라질 피지컬 코치와 통역이 있어서 잘 지내고 있는데 라스는 혼자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얘기해서 같이 라스를 데리고 다니며 적응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스가 덩치는 큰데 순수하다. 소극적이고 조금 내성적인 성격이다. 우리 팀 외국인 선수들이 다 그렇다. 마사도 그런 성격이다. 그래도 마사는 병준이가 있어서 일본어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둘이 잘 다니고 재현이나 다른 친구들도 마사를 잘 챙긴다. 우리가 외국인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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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 플레잉코치가 합류했는데 분위기는 어떤가?
긍정적 효과가 굉장히 많이 나고 있다. 사실 축구라는 게 분위기가 진짜 중요하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지고 훈련하는 걸 되게 싫어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경기에 지고 다 같이 훈련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하기 싫다. 그런데 이미 원희 형은 경험을 다 해봤지 않나. (유)현이 형도 그렇고 고참 형들이 “야 괜찮아”라고 항상 분위기를 살린다. 분위기가 다운되면 안된다. 원희 형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한다. 유튜버이지 않나. 운동장에서 더 말도 많이 하고 자기 유행어를 이야기하며 장난을 친다. 그렇게 분위기를 만드는 거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웃음을 찾았다. 잘 될 때는 뭘해도 잘되는데 안될 때는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 쓰며 그 상황을 탈피해야 한다. (이)한샘이 형과 (조)유민이 역시 주장과 부주장으로서 앞장서고 있다. 거기에 고참 형들까지 분위기를 만드니 도움이 된다.

조원희와 일대일로 겨뤄봤나?
아직 안 해봤다. 원희 형이 “조만간 해보자”면서 상대를 몇 명 고르고 있더라. 내겐 “결과는 유튜브로 확인해”라고 하시더라.

승격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자신 있나?
나는 자신 있는데 중요한 건 다 같이 자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연패를 하고선 분위기가 떨어진 게 사실이다. 이걸 어떻게 바꿔서 마지막까지 끌고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감독님도, 선수들도 자신 있어 하는데 우리가 준비한 만큼 나오지 않다 보니 답답한 것이다. 단장님도 “아무도 시즌 초반에 우리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너희가 이렇게 해줘서 그 기대감을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놓치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1등을 하며 더 기대를 하게 했고 그 와중에 2연패를 하니 쓴소리가 나온 거다. 너네가 잘했기 때문에 기대를 하는 것이고 기대를 하니까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잘 준비를 해야 한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고 하셨다.

K리그2를 모든 팀들을 봐도 공격력에 있어서는 우리가 다른 팀들보다는 더 나은 것 같다. 골을 많이 넣고 있다. 감독님도 ‘두 골 먹으면 세 골 넣는다’는 마인드다. 공격이 더 세밀해지면 무서운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많이 막힌 상태다. 앞선 두 경기에서 상대 수비한테 간파당해서 안 나와야 할 실수가 나왔는데 어떻게 뚫어야 할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처음 여기 왔을 때부터 ‘꼭 승격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내 포지션 상 골을 넣을 순 없다. ‘팀의 승리를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지’ ‘이 상황에선 내가 커버를 들어가야겠다’라는 생각을 순간순간 많이 한다. 다른 거는 다 필요 없다. 팀이 마지막까지 가서 다이렉트로 승격을 하는 게 목표다. 플레이오프를 가서 승격을 하는 건 필요 없다. 다이렉트 승격만이 목표다.

김도균 감독과의 인연으로 수원FC 유니폼을 입게 된 정재용은 이미 수원만을 생각하는 선수가 되어 있었다. 야심차게 도전한 첫 해외 무대 도전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짧게 마무리한 정재용이었지만 그는 지나간 일에 집착하기보단 ‘수원FC의 승격을 이뤄내겠다’는 일념 하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과연 수원은 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다시 한 번 K리그1으로의 승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재용은 그 과정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henry412@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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