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인천=전영민 기자] 성남FC 입단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나상호가 "오늘 골을 넣어서 컨디션이 100% 되었다"라며 웃었다.

성남FC는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나상호의 두 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성남(승점 17점)은 단숨에 리그 6위로 도약했다.

"역시 나상호"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경기였다. 나상호는 후반 12분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후반 막판에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 번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슛으로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나상호의 공헌 속에 성남은 '승점 6점 짜리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나상호는 "중요한 경기였고 승점 6점짜리 경기였는데 오늘 승리로 우리가 6위까지 올라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경기에서도 지지 않고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번 여름 많은 기대를 받고 성남에 입단한 나상호는 앞서 출전한 리그 여섯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잠재웠다. 이에 대해 나상호는 "일단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모두 내게 따로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고 하셨다.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다"고 전했다.

이어 나상호는 "나 스스로 '팀에 도움이 되야겠다. 공격포인트를 올려야만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릴 목적으로 시합에 임했는데 득점이 터지지 않아 그동안 내 스스로 부담감이 생겨서 고생한 게 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로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떨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를 계속 차근차근 치르며 슈팅수도 늘어나고 경기력도 올라오고 있었다"는 나상호는 "'이쯤 되면 하나 터져야 된다'라고 확신이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는 일단 되지 않더라도 슈팅을 많이 때리려고 했다. 그라운드에 물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슈팅을 많이 때리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 같다"고 자신의 활약을 되돌아봤다.

9월에 있을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평가전이 다가오며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명단 발표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평가를 받는 나상호는 이날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축구선수라면 (대표팀에 대한) 욕심이 다 있다"는 나상호는 "욕심이 생긴다. 내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나 자신이랑 싸워서 이긴다면 그 자리에 가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잘하고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올 여름 나상호가 팀에 합류하기 전부터 김남일 감독은 나상호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후 나상호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을 때도 김남일 감독은 나상호를 굳게 믿었다. 매 경기 명단에 적지 않은 변화를 주는 김남일 감독이지만 나상호 만큼은 굳건히 주전 자리를 지켰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전술 이해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는 나상호는 "하지만 이해하면 할수록 축구가 재밌더라. 프리로 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생겨 재미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상호는 "일본에서 뛰다 K리그1으로 왔는데 초반부터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고생을 한 게 있다. 하지만 컨디션을 올리며 적응을 했다. 팀 플레이에 맞게 경기를 하다 보면 더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라고 다시 한 번 그간의 마음고생을 언급한 뒤 "오늘 골을 넣어서 컨디션이 100% 되었다"라고 웃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henry412@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