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조원희 “프로는 은퇴 후 복귀했다고 봐주지 않아”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복귀전을 치른 수원FC 조원희가 복귀 이후의 각오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조원희는 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수원FC와 안산그리너스의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조원희는 이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서 오랜 만에 축구팬들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수원FC는 이날 안산그리너스에 1-2로 패하며 최근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조원희로서는 무려 615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그는 지난 2018년 11월 25일 수원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공식 경기를 치른 뒤 이날 복귀했다. 이날 그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관중은 그의 인터넷 유행어인 “가야 돼. 가야 돼”를 외치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조원희는 선발로 출장해 전반 40분 이지훈과 교체됐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조원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에 답했다.

ⓒ프로축구연맹

오늘 경기 소감은.
복귀 후 첫 경기를 치렀는데 잘한 점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었다. 앞으로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료들과의 경기 템포를 따라갈 수 있게끔 준비할 생각이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
경기 운영 면이 아쉬웠다. 내가 공수 상황에 맞게 템포를 조율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됐다. 감독님께서 오늘 나에게 공격적인 부분 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 부분에서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녹아드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 경기를 포함해 팀 훈련을 딱 8번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겠다.

그래도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동료들과의 호흡을 걱정했는데 그래도 동료들이 잘 도와줬다. 옆에 있는 선수, 뒤에 있는 선수들이 도와주고 많이 격려해줬다. 부족한 걸 동료들이 챙겨주는 분위기가 좋은 팀이다. 미안하기도 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김도균 감독은 당신의 오늘 경기 템포를 아쉽다고 했다.
그 부분 많이 강조해 주신다. 훈련장에서도 인터벌 트레이닝 통해서 빠르게 공격을 전개해 나가는 걸 요구하신다. 빠른 템포로 올라오고 빠르게 내려오고 하는 걸 요구한다. 전체적으로 팀 선수들이 이런 점에 있어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이제 정말 복귀했다는 게 실감이 나나.
그렇다. 생활 패턴이 선수 시절 스케줄로 돌아왔다. 수면, 식사를 비롯해 모든 생활 행동이 수원FC 선수로 맞춰져 있다. 1년 8개월 동안 떠나 있었던 시간들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 중이다. 머리로는 경기가 꽤 괜찮게 되는데 그걸 몸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오늘 615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선수 입장을 하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나에게는 이 짧은 선수 입장 순간이 너무 소중했다. 잔디 냄새도 너무 그리웠다. 이렇게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수원FC에 감사드린다.

ⓒ프로축구연맹

선수로 돌아오니 어떤가.
선수가 되니 개인적인 걸 떠나서 수원FC의 승격 외에는 목표가 없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경기를 하면서 오로지 수원FC 선수들은 승격에만 집중한다. 나 역시 수원FC 선수 아닌가. 오늘 경기에서 패한 뒤 라커에서도 오로지 포커스는 승격 뿐이었다.

‘조차박’ 중에 은퇴 후 현역으로 돌아온 건 당신이 유일하다. 나머지 두 명과 비교해 이건 당신만이 해낸 기록이다.
그분들도 마음만 먹었으면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할 수 있었을 텐데 냉정하게 판단하셨던 것 같다. 그 분들은 선수 시절에 후회 없이 뛰셨던 분들이고 나는 마지막까지 선수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있었다. 존경스러운 분들에게 말도 안 되는 거론을 하며 장난을 쳤는데 관심 가져 주시고 예쁘게,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복귀 한다고 하니 응원 메시지도 보내주셨다.

이렇게 선수로 복귀하게 된 계기가 있나.
2018년도에 몸이 너무 좋았다. 내가 생각해도 경기력이 괜찮았다. 그때는 ‘더 오래 동안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수원삼성과 재계약이 힘들었다. 다른 구단에서도 여러 번 이적 제의를 받았는데 박수 받을 때 떠나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로서의 갈증이 생기더라.

유튜버로서도 성공을 거뒀는데 복귀가 고민되지는 않았나.
분명한 건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게 첫 번째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선수로서 팬들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을 만한 걸 만드는 것도 선수로서 역할이다. 우연찮게 운동을 그만두고 유튜브를 하면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게 됐다. 수원FC 팬들, K리그 팬들과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유튜브 활동은 어떻게 되는 건가.
구단 허락 하에 해야 한다. 수원FC 선수들 중 능력도 있는데 가진 기량에 비해 많은 분들에게 노출되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 구단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신다. 우리 선수들이 생활하는 걸 소개해 주고도 싶고 팀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유튜브로 전달하고 싶다. 단합된 모습을 유튜브로 팬들에게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다.

ⓒ프로축구연맹

이제는 선수로 돌아왔으니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선수로서 복귀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게 그런 부분이었다. 이렇게 복귀하면 복귀하는 순간에는 잠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결국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비난 받을 수밖에 없다. 관심은 잠깐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다. ‘쟤는 은퇴했다가 돌아온 애라 이해해줘야 돼’ 이런 걸 프로 세계에서 없다. 1년을 쉬었던 2년을 쉬웠던 이제는 복귀했으니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플레잉 코치를 맡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통해 선수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훈련장에서도 뛰면서 선수들과 많은 걸 나눌 수 있다. 그러면서 나도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선수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플레잉코치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게 내 역할이다.

골을 넣으면 ‘가야 돼 세리머니’를 할 생각인가.
오늘도 한정우가 골을 넣고 살짝 나에게 와서 세리머니를 묻더라.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가야 돼 세리머니’를 하려는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의 세리머니까지 내가 강요할 수는 없고 내가 골을 넣는다면 그 세리머니를 할 생각이다. 많은 분들이 원하실 것 같다.

다시 선수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최대한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한 살씩 먹을 때마다 젊은 친구들이 부럽긴하다. 운동 선수는 하루살이 같다. 능력으로 보여줘야 되는데 나이를 먹으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나이를 먹었지만 잘하고 싶다. 오래 노력해서 이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몇 년이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선수로서 다시 기회를 힘들게 잡았으니 오래 해보겠다.

footballavenue@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aIx6Y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