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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김현회 기자]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했다.

포항스틸러스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하나은행 FA컵 8강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일류첸코의 두 골과 송민규, 김광석의 연속골, 심동운의 골에 힘입어 정현철이 한 골을 만회한 서울을 5-1로 제압했다. 16강에서 상무상무를 3-2로 제압한 포항은 이로써 4강에 오르며 순항을 이어갔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이 인천전이 끝나고 회복 시간 적었는데도 끝까지 경기해 집중해 준 점에 대해서 칭찬하고 싶다”면서 “토너먼트라 이번 경기에 실패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긴장감 속에 경기를 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기회를 만들었는데 골이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기동 감독은 지난 인천전을 언급했다. 인천과의 지난 라운드 K리그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친 상황을 언급한 김기동 감독은 “인천전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아 힘들었다”면서 “선수들을 믿었다. 교체도 잘 맞아 들어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흐뭇해했다. 포항은 후반 들어 투입된 심동운이 골을 기록했고 팔로세비치 역시 도움을 뽑아냈다.

그러면서 포항 김기동 감독은 “후반에 투입한 팔로세비치가 마지막 키 플레이어였다”면서 “2-1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전방에서 공격하다가 끊기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래서 후반전에 저돌적인 플레이보다는 상대의 지쳐있는 공간을 세밀하게 뚫어보려고 팔로세비치를 투입했다. 그런 점을 팔로세비치가 잘 공략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포항은 FA컵 4강에서 ‘라이벌’ 울산현대와 동해안더비를 치르게 됐다. 울산은 8강에서 강원을 3-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라 포항을 상대할 예정이다. 김기동 감독은 “우리 경기가 끝난 뒤 확인해 보니 우리 상대가 울산이 됐다”고 웃으면서 “당연히 지도자라면 우승 욕심이 난다. FA컵에서 우승을 해야 우리가 원하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항은 베스트11의 변화가 적은 팀이다. 체력적으로도 다른 경쟁 팀들에 비해 크게 나은 건 없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선수 시절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기동 감독은 “내가 선수 시절 37경기 무교체 출장도 해봤고 8월에 9경기 풀타임도 소화해 봤다”면서 “정신력 싸움이다. 우리 선수들이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이 체력적인 문제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올 시즌 포항의 조직력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상대가 스리백으로 나올 때와 포백으로 나올 때를 큰 틀에서 잡아놓고 선수들에게 수시로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우리가 기회를 만드는 순간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상대가 이렇게 하면 우리는 이렇게 하겠다’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게 결과로 나온다. 인천전처럼 골이 안 들어가면 힘든 상황이 펼쳐지지만 여기에 개의치 않고 선수들이 즐기면 나는 거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포항의 다음 상대는 전북현대다. 전북은 최근 구스타보와 바로우를 영입한 뒤 엄청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이날 부산과의 FA컵에서도 구스타보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 소식을 기자회견장에서 접한 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아직 전북의 경기 영상을 확인하지 못했다. 좋은 선수니까 전북에 갔을 것이다. 수비진과의 미팅을 통해서 적절하게 잘 막겠다. 회복 시간이 짧지만 잘 준비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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