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니어스|인천=조성룡 기자] 위기가 오고 밀려도 어쨌든 이긴다, 그래서 더 무섭다.

올 시즌 WK리그에서도 인천현대제철의 독주가 무섭다. 9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인천현대제철은 8승 1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권 경쟁 중이던 2위 경주한수원이 9라운드에서 보은상무에 일격을 당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해 인천현대제철은 2위와의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렸다. 아직 시즌은 제법 남았지만 벌써부터 인천현대제철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사실 인천현대제철이 WK리그에서 패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벌써 2년 넘게 지난 일이다. 인천현대제철의 WK리그 마지막 패배는 지난 2018년 5월 18일이다. 화천KSPO와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일격을 당해 패했다. 그리고 단 한 판도 지지 않았다. 2018시즌 딱 1패를 기록했던 인천현대제철은 2019시즌 24승 4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천현대제철도 결국 사람들로 이뤄진 팀이다. 90분 내내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위기 상황도 맞이하고 때로는 '혹시?'라는 생각에 급하게 과거 패배 기록을 찾아보게 하기도 한다. 정성천 감독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우리가 매 경기마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로테이션도 가동해야 하고 여러 변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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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인천현대제철의 경기력이 항상 압도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위기 상황을 맞이하면 더 강해지는 것이 무섭다. 한 번 위기를 넘기는 순간 선수들의 집중력은 무시무시해진다. 지난 화천KSPO전이 단적인 사례였다. 전반 20분 만에 화천 이새움에게 실점한 인천현대제철은 이후 여섯 골을 퍼부으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밀릴 것 같다'라는 생각이 슬슬 드는 순간, 또는 가장 팽팽한 순간에 승기를 잡는다.

8승 1무의 1위팀 감독인 인천현대제철 정성천 감독도 이런 상황에 대한 고민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7개 팀의 동기부여다. 인천현대제철에 도전적으로 덤벼들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다른 7개 팀이 우리를 만날 때는 강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으로 막아내면서 경기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때마다 힘든 상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단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진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기회가 만들어졌을 때 누구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승리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느 한 쪽이 막히거나 고전하면 언제든지 다른 선수가 폭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자신감이 있기에 인천현대제철은 1년 넘게 지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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