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이제 유관중으로 전환하는 K리그,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열렸던 K리그가 다시 관중을 받게 된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의 발표에 따라 26일 KBO리그 경기부터 관중석의 10% 규모로 관중 입장이 시작된다. K리그의 경우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요청에 따라 8월 1일 경기부터 10% 규모의 관중 입장을 시작하게 된다.

이 경기장 수용 좌석의 10%라는 기준은 각 팀마다 희비를 엇갈리게 한다. 규모가 큰 경기장이 홈 구장인 경우 좀 더 많은 관중을 받을 수 있지만 정 반대의 경우에는 입장을 하더라도 소수만 받을 수 있다. 각 팀마다 중대본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K리그는 조금씩 유관중 준비를 하고 있다. 8월 1일부터는 관중 입장이 무리 없이 가능할 전망이다.

일단 각 구단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추가 발표와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0%'라는 입장 규모가 확정됐지만 좀 더 명확히 관중을 받기 위해서는 연맹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구단은 "아직 정확한 것은 기다리는 중이다"라면서 말을 아꼈지만 발표에 따라 조금씩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금부터 '유관중'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구단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대구FC가 대구 스타디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10%라는 기준에서 가장 울상짓고 있을 만한 팀은 대구다. 대구는 지난 시즌부터 DGB대구은행파크를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DGB대구은행파크의 좌석 수는 12,419석이다. 만일 10%의 기준이 적용된다면 대구는 약 1,200명의 관중을 받을 수 있다. 유관중 경기 당시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인기 구단으로 떠올랐던 대구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대구 스타디움으로 잠시 홈 구장을 옮기자는 의견도 등장했다. 예전 홈 구장인 대구 스타디움은 무려 66,422석을 보유한 매머드 스타디움이다. 이곳을 활용할 경우 DGB대구은행파크의 다섯 배인 약 6,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대구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유관중 전환 발표 이후 '대구 스타디움으로 옮기자'는 전화가 많이 온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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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구는 계속해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홈 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구 관계자는 "유관중 전환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도 DGB대구은행파크를 기준으로 했다"라면서 "현재까지 대구 스타디움으로 홈 경기장을 옮길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대구 스타디움으로 옮기는 것은 여러가지 부담이 많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구의 입장에서는 대구 스타디움으로 선뜻 옮기기 어렵다. DGB대구은행파크는 대구 구단이 경기장 명명권과 부대시설 운영권 등을 받았기 때문에 유관중 경기 운영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대구 스타디움의 경우 경기장 대관부터 '제로 베이스'에서 협의를 해야한다. 게다가 경기장 네이밍 스폰서인 DGB대구은행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여기에 홈 경기 운영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통째로 옮겨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있다.

'우리는 언제…' 전남드래곤즈와 광주FC는 유관중 예외?

중대본의 발표에 따라 K리그 전체가 유관중 경기로 전환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바로 광주와 전남이다. 현재 광주와 전남 지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있다. 2단계가 시행되는 지역에서는 프로 스포츠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린다. 따라서 광주와 전남은 이번 유관중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로운 전용구장을 만든 광주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변수는 있다. 광주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오는 29일까지다. 전남은 내일(25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연장 여부에 따라 유관중 경기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일 2단계를 연장할 경우 두 팀의 무관중 경기는 계속해서 연장되고 1단계로 완화할 경우 유관중 경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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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두 팀의 경우 아직 여유있는 상황이다. 광주의 8월 첫 홈 경기는 8월 16일 강원FC전이고 전남은 8월 9일 서울이랜드를 홈에서 만난다. 이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완화될 경우 두 팀 또한 유관중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 구단 관계자는 "25일 전남도의 발표를 지켜봐야 하지만 우리 또한 유관중의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연맹 가이드라인 기다리는 K리그 팀들

정부가 유관중 전환을 발표하면서 K리그의 무관중 시대가 곧 끝난다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확정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곧바로 8월 1일에 홈 경기가 있는 팀들은 지금 유관중 경기 대비에 더욱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라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빠르게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미 K리그는 지난 6월 28일 중대본의 발표에 따라 어느 정도 유관중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당시 중대본은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을 발표하면서 1단계 상황에서는 프로스포츠의 제한적 입장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그 때부터 티켓대행사와 협의해 사전 예매와 지정 좌석 등 유관중에 필요한 티켓 시스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라고 밝혔다.

이제 본격적으로 관중을 받게 되면 K리그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관중의 신원 확보를 위한 전 좌석 온라인 사전 판매, 경기장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그재그로 띄어 앉기, 경기장 내 좌석에서 음식물 취식 금지, 침방울 접촉 우려가 큰 응원 금지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K리그 무관중 시대가 끝나간다. 하지만 또다른 새로운 풍경이 우리를 찾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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