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부천FC1995에 독특한 외국인 선수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이름이 헷갈렸다. 부천에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있다. 바비오와 바이아노다. 이 둘을 읊다보면 저절로 '바비아노'라던지 '바이오'라는 이름으로 혼동하게 된다. 그런데 점차 캐릭터 있는 선수가 유독 눈에 띄기 시작한다. 무언가 단단한 체격에 황소처럼 돌파할 것 같은 기대감이 커지는 선수다. 그는 바로 바이아노였다.

바이아노는 지난 6일 대전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K리그2 데뷔골을 기록했다. 외국인 공격수치고는 꽤 오래 걸린 셈이다. 하지만 이미 부천 팬들의 사랑은 제법 받고 있었다. 벌써부터 배우 마동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바동석'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생각보다 꽤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그 '바동석'을 부천의 홈 구장에서 만났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바이아노는 볼 때와 달리 살이 꽤 빠져 있었다.

만나서 반갑다. 한국 생활은 어떤가?

불편함은 없다. 괜찮다. 적응하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쉬는 시간에는 주로 집에 있는다. 넷플릭스도 자주 즐겨보고 브라질 가족과 통화를 하면서 집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가끔 밖에 밥을 먹으러 갈 때 빼고는 대부분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 비해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맞다. 시즌이 시작했기 때문에 식단 조절을 많이 하고 있는 편이다. 처음 부천에 합류했을 때보다 4kg 정도 빠졌다. 그 당시 94kg였는데 이제는 90kg 정도 된다. 계속해서 몸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2kg를 더 빼고 싶다.

감독님도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따로 운동을 좀 더 시키기도 한다. 어차피 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나도 내가 식단을 조절하고 살을 빼면 그라운드 안에서 더욱 편한 것을 알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4kg나 감량했다고? 다이어트 비법 좀 알려달라.

내가 다른 곳에서 뛸 때부터 식단 조절과 다이어트에 대해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조언을 듣고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먼저 내가 깨어있을 때는 세 시간마다 식사를 하려고 한다. 여기서 식사는 무조건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먹는다는 뜻이다. 배부르게 먹어서는 안된다. 저녁에는 탄수화물을 피하고 단백질 위주로 먹는다. 이렇게 하면 도움이 된다. 물론 운동도 열심히 해야한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본론으로 돌아가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는가?

내가 아시아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에서 두 시즌을 보내기도 했고 여기 오기 직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뛰기도 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좀 힘들었다. 잠깐 있는 동안 적응에도 문제가 있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 팀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팀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한국, 그리고 부천에서 연락이 왔다. 나 또한 동아시아의 축구를 한 번 더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부천에 오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일본과 한국은 차이가 있더라.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문화 등 여러가지 면에서 내가 봤을 때는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하필이면 K리그에서 훈련 제일 힘들기로 소문난 부천이라니…

초반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다 오니 많은 것이 달랐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훈련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게다가 나는 동계 훈련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경기 감각 등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라 초반에는 힘든 부분이 많았다. 그나마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내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릴 수 있었다.

당연히 선수 입장에서 훈련이 힘든 부분은 있다. 감독님이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정말 힘들게 훈련을 시키시고 훈련 중에도 강하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편이다. 나 또한 이런 점에서는 힘든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잘 이겨내려고 했다.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어쨌든 옳다. 그리고 내게 도움이 되는 말이다. 지금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 부천 훈련이 엄청 힘들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말인가?

그렇다. 내 커리어 중에 부천의 훈련 강도는 4위 정도 된다.

역시 '바동석' 다운 대답이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마동석 씨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처음 와서 찍었던 사진이 지금보다 살집이 있어 더 비슷하게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하도 그런 얘기를 듣다보니 실제로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가까이서 서로 비슷한지 아닌지 확인해보고 싶다.

닮았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렇다. 나는 인정할 수 없다. 닮지 않았다. 내가 더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눈과 입을 보면 내가 좀 더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바디 라인도 내가 더 좋지 않나. 하하.

그렇지 않아도 귀엽다는 이야기가 들리더라.

제대로 보신 것 같다. 그렇게 생각 해주시고 관심 많이 주셔서 참 감사하다. 내가 좀 잘생기지 않았는가. 젠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누가 당신에게 그렇게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하는가?

과거에 만났던 많은 여성들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거울을 보면 내가 참 잘생긴 것 같다.

얼굴은 그래도 팔씨름은 마동석 절대 못이길 것이다.

그것도 자신있다. 내가 마동석 씨와 팔씨름 대결에서 쉽게 이길 수 있다. 10만 원 내기를 걸고 해도 자신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 골을 넣고나니 자신감이 막 솟는 것 같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심했을텐데?

당연히 골을 넣지 못하는 상황이 쉬운 시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내게도 골 넣는 것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에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런 과정을 감내하고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골을 넣지 못한다고 훈련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경기를 뛸 때마다 만족할 만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골을 넣지 못해도 내 움직임 하나로 다른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도록 노력했고 더 좋은 공간에 있는 선수가 있다면 좋은 패스를 넣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솔직히 골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내가 이곳 부천에서 최대한 적응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골이 나왔다. 사실 한 골이 내게는 많이 필요한 상황인 것도 맞다. 그래도 골을 넣었으니 자신감을 얻고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부담감이 아예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그저 훈련에 열심히 참여하고 경기에도 최선을 다해 임하다보면 골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내게 말해서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낀 것은 아니지만 나도 골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잠을 설친 적도 많았다. 어쨌든 골이 들어갔으니 걱정 없이 많이 넣고싶다.

그런데 무슨 첫 골을 배짱 좋게 파넨카킥으로 넣는가?(바이아노는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파넨카킥으로 PK를 성공시키며 자신의 K리그2 첫 골을 넣었다)

파넨카킥이 처음은 아니었다. 파넨카킥에 대한 연습도 하고 과거 다른 팀에서 그렇게 골도 많이 넣었다. 페널티킥을 찰 때 자신감이 있었기에 그렇게 찰 수 있었다. 골을 넣고나서 총을 쏘는 골 뒤풀이를 했다. 내가 해결사라는 뜻이다. 우리를 막는 적을 다 쓰러뜨리고 내가 해결한다는 뜻에서 열심히 총을 쐈다. 그 때는 정말 기분 좋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앞으로도 파넨카킥을 또 찰지는 잘 모르겠다. 그것은 그라운드 안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만약 페널티킥을 찰 때 골키퍼가 움직이지 않으면 나도 다른 쪽으로 차야한다. 앞으로 내가 또 파넨카킥을 찰지는 지켜봐달라.

생긴 것과 다르게 굉장히 유쾌하다. 난 솔직히 무섭게 느껴졌다.

내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실제 성격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무섭고 마초같은 이미지보다 쾌활하다는 것이 더 어울리다고 느껴진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장난기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대신 약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가족에 대해서는 그렇다. 지금 가족은 브라질에 살고 있고 나는 혼자 한국에 있다. 당연히 많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게다가 나는 이렇게 가족과 떨어진 시간이 길다. 많이 그립지만 약해지고 싶지는 않다. 이런 시간이 지나다보면 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으니 한국 생활도 잘 적응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불편함을 딱히 느껴본 적이 없다. 굳이 하나 꼽자면 브라질 음식이 좀 그립다는 것이다. 일본에 있을 때는 집 가까이에 브라질 전문 음식점이 있어서 자주 갔지만 부천에는 브라질 음식점이 없다. 콩을 넣고 끓여서 밥과 함께 먹는 페이정이 제일 먹고 싶기는 하다. 하하.

게다가 내가 한국 특유의 매운 음식은 잘 먹지 못한다. 매운 것을 먹는 편이지만 한국의 매운 맛은 잘 못먹겠더라. 혼자 밥을 먹으러 갈 때는 주로 돈까스를 먹으러 간다. 일본에서도 먹어봤던 음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안한 이야기지만 일본에 내가 좀 더 오래 있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일본 돈까스가 좀 더 맛있는 것 같다.

인정한다. 돈까스는 일본 음식이다.

그런가. 이해해줘서 고맙다.

직접 경험해본 K리그2는 어떤가?

나는 솔직히 한국에 오기 전 K리그의 스타일이 일본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뛰어보니 다른 점이 많아 조금 놀라웠다. 패스나 빌드업 부분이 일본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K리그2의 모든 팀을 만나보니 10개 팀 중에서는 제주유나이티드가 가장 까다롭게 느껴졌다.

공교롭게도 제주는 당신이 뛰는 부천과 악연으로 얽혀 있다.

나는 솔직히 부천과 제주가 어느 정도의 라이벌인지 모른다. 내가 정확하게 역사를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래도 알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제주와 처음 맞대결할 때 한국인 선수들에게 느껴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른 경기와는 확실히 달랐다. 그래서 나 또한 이 경기에 더 온 힘을 다해야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첫 번째 경기는 아쉽게 졌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꼭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나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게다가 두 번째 맞대결은 안개로 취소가 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러게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경기가 취소되는 경험이 예전에도 있었다. 그 때는 비가 정말 많이 내려서 경기가 취소됐다. 그래서 놀랍거나 황당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내가 봐도 그 때는 경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 다음에 다시 만날 맞대결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대신 부천 선수단 모두가 팀 동료 김강산의 부모님이 하는 장어 집에 가서 회식을 했다. 장어도 맛있었지만 부모님이 외국인 선수들을 위해 특별한 요리도 준비해줬다. 흑돼지였다. 나는 이 흑돼지를 처음으로 먹어봤다. 직접 구워주셨는데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고기를 먹었다.

다음에는 승리하고 더 맛있게 먹길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한국에 오면서 나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먼저 우리 팀 부천을 승격시키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K리그2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내가 15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올 시즌의 목표다. 열심히 하면서 내가 세운 목표를 이루고 싶고 자신도 있다.

팬들께 특히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항상 이렇게 많은 관심과 응원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장에 올 수 없어 힘든 부분도 있지만 지금처럼 변치 않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그런 응원이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 빠른 시일 내에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지금까지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부지런히 15개 채우기를 기원한다.

에이, 첫 골 들어갔으니 걱정 없다. 이제부터 많이 많이 골 들어갈 것 같다.

인터뷰 내내 바이아노는 시종일관 자신감을 내비쳤다. 얼굴도 축구도 그는 자신있어 보였다. 아직 1골 2도움 밖에 기록하지 못한 선수지만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에 대한 열망도 크다는 것이다. 어쨌든 부천이 승격 플레이오프를 넘어 K리그1 무대를 꿈꾸기 위해서는 바이아노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물론 K리그2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무대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과 의지라면 기대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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