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와 웨스트햄의 시즌 3라운드 맞대결(출처 : 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영국 정부에 단단히 화가 난 중국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 노출을 줄인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블룸버그, 가디언 등 복수의 매체들은 보도를 통해 "중국 당국은 리버풀과 첼시의 시즌 37라운드 경기를 메인 채널인 CCTV+5가 아닌 2차 스포츠 채널인 CCTV-5로 옮겨 중계했다. 중국과 영국 정부의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고 전했다.

22일 영국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보유 중이거나 과거에 BNO를 보유했던 홍콩 사람들의 영국 이민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최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하자 과거 자신들이 지배했던 홍콩에 거주 중인 홍콩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중국 정부는 "영국의 새 이민법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중국의 반발에 대해 영국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오늘 우리가 발표한 새 이민법은 '영국은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치다. 우리는 홍콩인들에 대한 우리의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홍콩인들을 못 본 척 하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 역시 "BNO를 가지고 있는 홍콩인들이 이제 영국에 와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실 영국과 중국의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영국은 내년부터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5G 장비 구매를 중단하고 오는 2027년까지는 자국 내 통신망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영국에서 화웨이를 퇴출시킨 것이다. 앞서 영국은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도 화웨이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취했지만 세계적으로 부는 반 화웨이 바람을 거스르지 못했다. 결국 이에 화가 난 중국 역시 EPL 중계 노출 감소라는 결단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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