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부산=조성룡 기자] 부산아이파크 권혁규가 소박한 꿈을 소개했다.

1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부산아이파크와 광주FC의 경기에서 양 팀은 90분 내내 공방전을 펼쳤지만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홈팀 부산은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 행진을 이어갔고 원정팀 광주는 K리그1 4연패를 끊어내는데 일단 성공했다.

부산의 촉망받는 U-22 자원 권혁규는 이날도 선발 출전해 8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부산에서 기대하는 유망주다운 모습이었다. 큰 키를 활용한 제공권과 돌파, 그리고 패스 등은 확실히 경쟁력이 있었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산 권혁규는 "이번 경기 무조건 이기고 싶었는데 비겨서 아쉽다"라면서 "선발로 출전해서 팀에 도움이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권혁규는 K리그1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U-23 대표팀 승선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된 만큼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권혁규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물론 기분 좋은 일이다"라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김)진규 형만 봐도 U-23 대표팀의 미드필더진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대신 나는 U-20 월드컵 대표팀에 맞춰 준비하고 가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리그1 무대는 권혁규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바로 프로로 넘어온 권혁규는 매 경기가 좋은 교재다. 권혁규는 "전북현대와 울산현대 같은 팀과 붙었을 때 나는 체격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차이가 나더라"면서 "그럼에도 스피드나 기술 등은 내가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격적인 단점을 보완해 K리그에서 최고 선수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권혁규는 경기 경험 뿐 아니라 멘토의 조언 덕분에 잘 성장하고 있다. 특히 박종우는 권혁규의 롤 모델이다. 권혁규는 "초등학교 때부터 (박)종우 형이 내 모델이었다"라면서 "종우 형은 나를 가장 잘 챙겨주기도 하고 비슷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내게 가르쳐주려고 한다. 가장 좋은 멘토다. 띠동갑이지만 종우 형이 워낙 어린 선수들에게 잘 다가오고 아재 개그도 한다. 분위기를 잘 이끌어준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권혁규는 조 감독의 '특공대' 멤버이기도 하다. 조 감독은 신인 선수를 위주로 '특공대'를 결성해 추가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입에 단내가 나도록 훈련하는 셈이다. 권혁규 또한 "고등학교 때부터 나름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서 감독님이 시키는 것을 따라하려니 처음에는 버거웠다"라면서 "그래도 점차 훈련을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올 시즌 권혁규는 팀에서 중용되며 생각보다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시즌 전에 세웠던 소박한 목표 또한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권혁규는 "아무래도 U-19 대표팀 소집이 많을 것 같아 10경기 이상만 뛰어도 좋을 시즌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7경기를 뛰었다"라면서 "이제는 경기 출전 수보다 공격 포인트를 조금 더 많이 쌓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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