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수원=전영민 기자] 귀중한 결승골을 기록하며 부산아이파크를 FA컵 8강으로 이끈 박종우가 팀 후배 이정협과 김문환을 언급했다.

박종우의 소속팀 부산아이파크는 1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수원FC와의 2020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30분 터진 박종우의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부산은 FA컵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다.

이날 부산에선 베테랑 미드필더 박종우의 활약이 빛났다. 박종우는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되던 후반 30분 수원의 골문 반대편 구석을 노리는 예리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득점 장면 외에도 박종우는 이날 경기장을 분주히 누비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더불어 그간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신예 선수들을 원활히 이끌며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종우는 "원정이고 어린 친구들이 많이 나온 경기다. 그간 경기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뛰었는데 고참으로서 그 친구들한테 너무 고맙다.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내 앞에 공이 떨어졌고 슈팅이 빗맞앗는데 들어갔다. 행운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우리에게 행운이 따랐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종우는 "솔직히 부담 아닌 부담이 있었다. 부상으로 그동안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다가 풀타임을 오랜만에 뛰었다. 부담감과 조금의 긴장감이 있었다. 전반엔 힘든 경기를 했지만 후반엔 우리 패턴을 찾았고 그러다 보니 상대가 당황 아닌 당황을 했다. 교체 타이밍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정협이와 (이)동준이가 들어와 상대 수비를 흔들어줬던 게 우리가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우는 성실의 표본과도 같은 선수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덕제 감독 역시 박종우의 성실함을 칭찬했다. "나는 지단이나 이니에스타처럼 공을 잘 차는 선수가 아니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다"라는 박종우는 "내가 골을 넣고 내가 어시스트를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늘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오늘 꼭 이기고 가자'는 말을 했는데 후배들이 잘 따라왔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큰 산을 넘은 부산의 다음 상대는 광주다. 부산은 오는 18일 구덕운동장에서 광주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광주전은 우리에게 중요한 경기다"는 박종우는 "광주를 상대할 때면 다른 팀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마치 응어리 같은 게 남아있다. 분명히 이겨야 하는 경기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박종우는 "감독님이 말씀하셧듯 광주전을 이기면 우리가 중상위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이 광주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마침 우리가 상승세기 때문에 회복을 잘하고 경기 준비를 잘한다면 광주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후 조덕제 감독은 앞으로 FA컵보다는 리그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조덕제 감독의 말을 전하자 박종우 역시 "당연한 거다. 내가 해외에 나가있을 때 구단이 2부리그로 내려갔다. 비록 그 아픔을 느끼진 못했지만 그간 있었던 선수들, 감독님들, 프런트들 모두 정말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작년에 우리가 정말 힘들게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어 박종우는 "부산과 관련된 모든 분들이 '다시 K리그2로 내려가기 정말 싫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팬들도 우리가 K리그1에서 살아남길 간절히 원하고 게시는 것 같다. 이 부분을 선수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각오를 말했다.

이날 후반 막판 박종우는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했다. 교체로 들어온 공격수 이정협이 상대 수비수와 신경전을에 휘말리자 큰 목소리로 "정협아 하지마"라고 외치며 싸움을 말린 것. 이 장면에 대해 박종우는 "감독님이 내게 말씀하신 부분이 '선수들을 컨트롤 해줬으면 좋겠다'였다. 사실 우리 팀에선 정협이와 문환이가 경기장 안에서 말썽꾸러기다"며 웃음을 지었다.

덧붙여 박종우는 "내가 컨트롤해야 하는 부분이다. 다행히 그 친구들이 날 잘 따라줘서 믿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문환이와 정협이가 작년보다는 성숙해졌다. 애들하고 따로 카페에 가서 이야기도 많이 한다. 내가 그 친구들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최대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고 있다. 그 친구들이 잘 받아준다"라고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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