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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전영민 기자] 위기에 빠진 FC안양에서 여러 포지션을 옮겨가며 분투 중인 선수가 있다. 바로 닐손주니어다.

닐손주니어의 소속팀 FC안양은 1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전남드래곤즈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치열한 90분 승부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최하위 안양은 이날 전남을 맞아 총공세를 펼쳤지만 세밀함 부족 문제를 드러내며 결국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최악의 위기에 빠진 안양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낸 안양은 올 시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을 떠난 조규성, 팔라시오스, 알렉스의 대체자로 마우리데스, 아코스티, 닐손주니어 등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낙제점에 가깝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최하위에 위치한 안양이었기에 전남전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김형열 감독은 이번 시즌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닐손주니어를 이날 스리백의 중앙에 배치했다.

이번 시즌 닐손주니어는 그야말로 수비와 공격 모든 지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기에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지난 몇 경기에선 섀도 스트라이커 혹은 공격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새롭게 영입된 마우리데스가 김형열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고 "조규성에 비견될만한 재능이다"는 평가를 받았던 신예 공격수 하남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임시방편책이었다.

공격수로 나선 닐손주니어의 활약은 준수했다. 지난해 센터백으로 활약했음에도 부천에서 리그 10골을 넣었을 정도로 공격에 일가견이 있는 닐손주니어였기 때문에 그는 공격수로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몇 경기를 소화하며 본인이 공격수 포지션에 부담 아닌 부담을 느꼈고 결국 이날은 센터백으로 나섰다.

오랜만에 센터백으로 나서는 닐손주니어였기 때문에 이날 그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역시 닐손주니어는 닐손주니어였다. 닐손주니어는 이날 상대 공격 차단, 정확한 빌드업 등에서 발군의 모습을 보이며 수비진에 안정감을 가져다줬다. 함께 짝을 이룬 김형진과 유종현에게 지시를 내리며 리더 역할을 도맡기도 했다.

이러한 닐손주니어의 깜짝 포지션 변경엔 선수 본인의 당돌한 요구가 있었다. 닐손주니어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김형열 감독에게 찾아가 "내 원래 포지션인 센터백으로 나서보고 싶다. 승점 3점을 팀에 선사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닐손주니어에 대한 신뢰가 상당한 김형열 감독 역시 흔쾌히 그의 요구를 수락했다.

비록 또 다시 승리에 실패하며 올 시즌 리그 홈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된 안양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리그에서 무실점 경기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도 했던 경기다. 그리고 그 중심엔 팀을 위한 닐손주니어의 헌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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