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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안산=홍인택 기자] 리그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황선홍 감독이 다가오는 FC서울과의 FA컵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수비수들의 줄부상이 깊은 고민으로 자리 잡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은 12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안산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된 윤승원의 선제골과 안드레의 쐐기골로 안산에 2-0 승리를 거뒀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인내를 갖고 경기를 치러서 결과를 거뒀다.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계속해서 힘든 일정이다. FA컵도 잘 대비하겠다"라고 총평했다.

대전은 지난 6일 부천FC1995와의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0-1로 패배했다. 이날도 후반 막판까지 좀처럼 공격이 터지지 않으면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지만 황선홍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전 투입한 윤승원이 곧바로 골로 보답했고 두 경기 연속 침묵하던 안드레도 쐐기골로 보답했다. 황선홍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사실 오늘 승부를 내야되는 경기였다. 전술 변화도 고민하고 인내를 갖고 했다. 윤승원은 훈련 할 때 몸상태가 좋아서 투입하려고 했고 자기 몫을 해서 좋았다. 감독으로서 교체 투입한 선수가 골을 넣는 건 기쁜 일이다. 계속 좋은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만족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대전 전술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이오와 김세윤의 교체였다. 바이오가 빠지고 안드레가 중앙으로 이동, 김세윤이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대전의 공격력이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런 전술 변화에 대해 "바이오가 있으면 높이와 크로스 상황에 이득이 있다. 아직은 정상 몸상태가 아니다"라며 "(전술 변화는)계산됐던 부분이다. 바이오는 플레이 스타일이 계속 변하면서 혼란스러울 순 있지만 잘 풀어냈다. 공격적으로 하려고 윤승원도 넣고 김세윤도 측면으로 이동시켰다. 좋은 결과로 나왔다"라며 자세하게 설명했다.

승리를 거뒀지만 대전의 걱정은 다른 곳에 있었다. 중앙 수비에서 계속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도 중앙 수비수로 나섰던 채프만이 경기 도중 쓰러지며 우려를 낳았다. 황 감독은 "중앙 수비 부상이 너무 많다. 채프만을 미드필더로 쓰고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에 여러 가지 고민 거리가 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할 거 같다"라면서 부상자들의 복귀에 대해서는 "이규로는 오래 걸릴 것 같다. 이웅희도 정상적인 훈련을 못하고 있다"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황 감독은 "같은 포지션에 부상이 많아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대전은 다가오는 15일(수) FA컵에서 FC서울과의 단판승부를 앞두고 있다. 현재 대전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FC서울 지휘봉을 잡았던 첫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나 이어진 두 시즌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황 감독이 물러난 FC서울은 지난해 K리그1 3위를 지키며 명예회복을 하는 듯 보였으나 이번 시즌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옛 팀을 마주하는 황 감독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FC서울과의 대결을 앞둔 황 감독은 "어느 정도는 윤곽을 잡아 두고 있다. FC서울은 좋은 팀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경기해야 한다. 이후 수원FC와의 선두권 싸움을 앞두고 있다.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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