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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강릉=김현회 기자] 강원FC와 광주FC가 장소를 맞바꿔 2연전을 치른다. 하마터면 원정경기를 위해 버스를 타고 고생길에 오를 뻔했지만 절묘한 시기에 생긴 항공 노선의 도움을 받게 됐다.

강원FC는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광주FC와의 홈 경기를 치렀다. 최근 4연패를 당한 강원FC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고 3연패 중인 광주FC도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경기였다. 연패 탈출이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격돌하는 치열한 승부는 강원이 네 골을 몰아 넣으며 4-1 대승으로 마쳤다.

그리고 두 팀은 사흘 뒤 다시 만날 예정이다. 오는 15일 이 둘은 장소를 광주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치른다. 광주FC는 FA컵 3라운드에서 승부차기 끝에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을 힘겹게 이기고 올라왔고 강원FC 역시 K3리그 팀인 강릉시청과 연장 승부를 펼쳤다. 두 팀 모두 K리그1의 자존심이 적지 않은 상처가 난 경기였다.

사흘 간격으로 홈과 원정을 맞바꿔가며 2연전을 치르는 일은 흔치 않다. 두 팀은 K리그와 FA컵이라는 다른 경기에서 연속적으로 격돌하는 운명에 놓이게 됐다. 광주 선수단이 강릉에 와 짐을 풀고 경기를 준비했다가 이제는 그 반대로 광주 선수단과 강원 선수단이 한꺼번에 광주로 이동해야 한다. 전라도 광주와 강원도 강릉은 두 팀의 홈 경기장 기준으로 무려 448km나 떨어져 있다. 자동차를 이용하면 무려 다섯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두 팀은 그래도 원정경기를 편하게 치를 예정이다. 강원도 양양에서 광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이 지난 달 26일 취항했기 때문이다. 1인당 편도 1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이다. 실제로 광주FC 선수단은 12일 강원 원정을 앞두고 지난 11일 오전 이 항공편으로 양양에 도착했다. 이동시간을 확 줄여 경기에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광주 선수단이 안방으로 복귀하면 이번에는 강원FC 선수단이 이 항공편으로 광주까지 갈 예정이다. 강원FC는 13일 하루 휴식을 부여한 뒤 14일 비행기를 타고 광주로 날아가 하루를 묵으며 FA컵을 준비한다. 강원FC 김병수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고려해 로테이션을 가동하겠다”고 했고 박진섭 감독도 “리그에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리그 경기 도중 끼어 있는 주중 FA컵은 고민이 큰 경기다.

항로가 열리기 전에는 강원과 광주의 경기가 가장 난감한 원정 코스 중 하나였다. 아마도 이번과 같은 2연전이라면 이동시간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열리기 2주전 취항한 노선 덕분에 두 팀은 이동시간을 확 줄일 수 있게 됐다. 강원 관계자는 광주 원정 이야기가 나오자 “버스로 이동한다는 건 상상만 해도 힘들다”면서 “그래도 이번에는 좀 더 편하게 원정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두 팀은 오는 1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한 번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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