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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전영민 기자] FC안양 주장 최호정이 부진에 빠진 팀을 위해 선수들에게 하는 쓴소리에 대해 전했다.

최호정의 소속팀 FC안양은 1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전남드래곤즈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치열한 90분 승부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최하위 안양은 이날 전남을 맞아 총공세를 펼쳤지만 세밀함 부족 문제를 드러내며 결국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부터 주로 센터백으로 출전했던 안양 주장 최호정은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해 90분을 뛰었다. 올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섰던 닐손주니어가 김형열 감독에게 경기 전 "내 원래 포지션인 센터백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건의했고 김형열 감독이 닐손주니어의 의견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최호정과 닐손주니어는 서로 위치를 바꿔 90분을 소화했다.

경기 후 어렵게 <스포츠니어스>와 연락이 닿은 최호정은 이날 경기 소감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요즘에 패배가 많았는데 무승부지만 오늘은 패배하지 않아서 좋았다"며 운을 뗀 최호정은 "항상 선수들에게 '우리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자.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을 정말 많이 하지 않았냐. 하지만 다들 이제는 그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매 경기가 절실하고 소중해야 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경기들이니까 항상 준비를 잘하고 최선을 다해서 뛰자'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팬들이 경기장에 와서 많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더 힘을 받아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안양은 팬들의 응원에 많은 힘을 받는 팀인데 그런 힘을 받지 못해 아쉽다. 그럼에도 이와 별개로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고 있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 다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안양이지만 이날 소기의 성과가 있기도 했다. 바로 올 시즌 두 번째로 리그에서 무실점 경기를 한 것이다. 이날 최호정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주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의 무실점에 공헌했다. "1년 반 만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는 최호정은 "닐손주니어와 나 모두 가운데 중앙 수비수 자리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포지션이 겹치는 면이 있다는 건데 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늘은 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호정은 "프로에서 250경기 정도를 뛰었는데 살아남기 위해 센터백, 좌우 측면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안 봤던 포지션이 없다. 오늘 오랜만에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나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항상 어떤 포지션이든지 자신이 있다. 내가 어떤 포지션에 서고 싶은지 여부는 중요한 게 아니다. 팀이 원하고 감독님이 나를 어떤 포지션에 세우고 싶다고 하시면 그 자리에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나선 미드필더 자리에서 부담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오랜만에 미드필더를 보니 힘들긴 했다. 경기 종료 10분 전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는 최호정은 "우선 무실점을 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 칸 올라가서 팀의 균형이 맞춰진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서든 그것 또한 내게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최호정은 팀의 부진에 대해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최호정은 "앞으로 남은 경기들이 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남은 경기들에서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 선수들한테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뛰자'고 강요할 거다.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하겠다. 끈질긴 팀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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