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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울산=김현회 기자] 해트트릭을 한 울산현대 공격수 주니오의 세리머니에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울산현대는 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주니오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앞세워 4-1 대승을 거뒀다. 특히나 이날 울산은 주니오가 최전방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였다.

이날 주니오는 첫 번째 골을 기록했을 때는 손으로 전화하는 동작의 골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손가락을 얼굴에 갖다 댄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밝게 웃었다.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 순간에는 양 손으로 숫자 세 개씩을 표현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던 세 번째 골 뿐 아니라 두 번째 골에도 ‘3’과 연관된 의미의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주니오는 “행복한 날이다”라면서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 만족스럽다. 울산에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점에 대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오늘 해트트릭은 팀 동료들에게 바친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주니오의 해트트릭 외에도 김인성이 도움을 세 개나 기록하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팀의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은 주니오와 김인성의 합작품이었다. 그는 “김인성도 그런 기록을 세울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라면서 “운동장 전체를 이렇게 뛰어다니는 선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이 뛰어다닌다. 평상시에 훈련도 많이 한다. 그래서 그런 기록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특히나 이날 세리머니가 화제였다. 주니오는 첫 번째 골 당시 전화하는 제스처의 세리머니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브라질에서 가장 큰 방송국에서 나를 인터뷰했는데 K리그에서 골을 넣으면 자신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의미하는 동작을 해달라고 했다”면서 “나도 그 방송국을 위해 기꺼이 세리머니를 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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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와 세 번째 골 당시 양 손으로 숫자 ‘33’을 가리킨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밝혔다. 주니오는 “아내가 7월 7일이 생일이다. 그래서 아내를 위해 그런 세리머니를 했다”면서 “하지만 아내가 그 세리머니를 보고 기뻐하기보다는 화를 낼 수도 있다. 아내의 나이가 서른세 살이라는 걸 세상에 다 알렸기 때문이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첫 번째는 방송국을 위한 세리머니였고 아내를 위한 세리머니가 그 다음이었다. 화기애애한 기자회견장에서 “방송국과의 약속이 아내 생일을 기념하는 것보다 먼저였느냐”는 장난스러운 질문이 나오자 주니오는 “첫 번째 골을 넣을 때 또 다른 골을 넣을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약속한 게 있어 첫 번째 세리머니는 꼭 해야했다”며 “이 일로 아내와의 문제를 만들지 말아달라”고 환하게 웃었다.

주니오는 올 시즌 10경기에서 12골 2도움을 기록하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득점왕 욕심을 낼 법한 활약이다. 세징야와 일류첸코 등이 6득점으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인 득점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주니오는 “모든 건 열심히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면서 “한 만큼 보상 받는다. 오늘도 실수를 많이 했는데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게 골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리그에서 세징야나 무고사 등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모두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을 저주하기 보다는 늘 선의의 경쟁을 바란다. 모두에게 행운이 따랐으면 좋겠다. 이 중에서 내가 현재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함께 K리그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니오는 “오늘 김태환의 좋은 패스를 두 번이나 날렸다”며 “김태환에게 사과하고 싶다. 꼭 커피를 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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