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 대로 꼬이고 말았던 울산의 ‘운수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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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울산=조성룡 기자] 운수 좋은 날이 아닌 운수 없는 날이었다.

2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에서 원정팀 전북은 전반 막판 터진 한교원의 선제 결승골과 쿠니모토의 쐐기골에 힘입어 울산을 2-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 K리그1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지켰다. 홈팀 울산은 경기 전 신진호가 쓰러지고 전반전에 김기희가 퇴장당하는 악재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은 울산에 굉장히 중요한 날이었다. 우승 경쟁을 위해서는 반드시 디펜딩 챔피언 전북을 꺾어야 했다. 특히 올 시즌은 27라운드로 진행된다. 경기 수가 줄어든 만큼 매 경기의 무게감이 커졌다. 그렇기에 홈에서 열리는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야 향후 우승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울산의 모두가 ‘전북 타도’를 외쳤다.

하지만 묘하게 무언가 꼬이기 시작했다. 정승현과 함께 센터백 라인에 나설 선수로 불투이스가 아닌 김기희가 나온 것도 조금은 고개를 갸웃할 만한 일이었다. 사실 불투이스의 컨디션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기에 내려진 판단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전북전에 출전할 것으로 유력했던 이청용도 교체 명단에 들어 있었다. 확실한 것은 울산이 100%의 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신진호의 부상은 경기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신진호는 경기 중이 아닌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다가 갑자기 답답함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현장에서 전문의의 주도 하에 진행된 간단한 검사와 진료 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렇다고 선수에게 뛰라고 할 수는 없었다. 특히 신진호는 울산의 주장이다. 이 경기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결국 경기 직전 신진호 대신 이근호가 급하게 선발로 투입됐고 7명의 교체 명단은 6명이 됐다. 신진호는 잠시 경기장에 있다 좀 더 정밀한 검사를 위해 동강병원으로 이동했다.

신진호로 시작된 작은 균열은 경기가 시작되자 더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력 상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받는 울산은 한 수 위 팀을 만난 것처럼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전반전 중반 김기희가 김보경에게 깊은 태클을 해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태클이었다. 전반 44분 내준 실점도 울산의 입장에서는 약간 황당했을 것이다. 프리킥 상황에서 어수선한 틈을 타 전북이 센스를 발휘했고 울산은 허무하게 실점했다.

축구계에는 ‘꼬인 팀은 약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11명이 하나의 유기체로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울산 김도훈 감독은 이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다. 교체카드를 뽑아들 때마다 울산의 포메이션은 계속해서 바뀌었다. 덕분에 울산의 경기력은 조금씩 살아났다. 하지만 실타래가 엉켜도 너무 엉켰다. 여기에 후반 막판 김인성과 설영우가 결정적인 기회마저 날리며 땅을 쳤다.

울산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운수 없는 날이 없을 것이다. 무언가 묘했던 울산의 하루는 결국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하며 슬픈 결말이 됐다. 울산 김도훈 감독도 “많이 아쉽지만 축구는 변수가 정말 많다.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경기”라고 말했다. 울산의 운수 없는 날은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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