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고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안산그리너스 사무국 직원들이 경기 전 반바지를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산그리너스

[스포츠니어스 | 안산=김현회 기자]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 DJ D.O.C의 노래 ‘DOC와 춤을’ 가사 중 일부다. 특히나 이런 무더운 여름이라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싶은 욕망이 강해진다. 하지만 사회적인 통념상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27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안산그리너스와 충남아산FC의 경기에서는 눈에 띄는 광경이 펼쳐졌다. 평소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정장 차림으로 취재진을 맞이하던 안산그리너스 직원들이 모두 반바지를 입은 것이다. 안산 직원들은 시원한 반바지 차림으로 웃으며 경기를 준비했다.

이런 파격적인 패션은 누구의 아이디어이자 용기였을까. 바로 박창희 사무국장 겸 단장대행의 제안이었다. 박창희 단장은 한 여름 무더위에서도 정장 차림을 고수하는 직원들을 위해 “홈 경기 때 반바지를 입어보자”고 제안했다. 홈 경기장에서 일하는 직원 15명 모두가 반바지를 입자는 것이었다.

지난 해 8월에는 윤화섭 구단주가 산타로 변신했다. ⓒ안산그리너스

오히려 젊은 직원들이 주저했다. “너무 재롱잔치처럼 보이지 않겠느냐”고 박창희 단장의 아이디어에 반대 의견을 낸 이들도 있었다. “체통 없어 보일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박창희 단장은 “일단 한 번은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는 사비를 털어 15명의 직원에게 반바지를 선물했다. 27일 충남아산과의 홈 경기 때는 이 반바지를 입기로 했다.

반바지를 입고 경기장에 온 직원들이 어색해했다. 한 직원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는 건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직원도 “집에서 나올 때 반바지를 입으니 출근길이 참 어색했다”고 웃었다. 일부 직원은 반바지에 잘 어울리는 로퍼를 구입하기도 했다. 반바지를 입은 직원들은 경기장 여기저기를 펄펄 날았다.

박창희 단장의 파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산은 지난 해 8월에는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여름 방학을 맞이해 홈구장에 윤화섭 구단주가 깜짝 산타로 변신해 매치볼을 전달했고 경기장에 대형 산타 조형물과 눈이 내리도록 특수 효과를 설치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했다.

당시 윤화섭 구단주가 탄 썰매는 마트에서 쓰는 카트를 개조한 것이었다. 이 역시 박창희 단장의 아이디어였다. 충남아산과의 경기에서 반바지를 입고 경기장을 누빈 한 직원은 “한 여름에 경기장에서 일을 하면 정말 더운데 오늘은 참 시원하다”고 웃었다. 보수적인 스포츠계에서 안산그리너스 직원들의 반바지는 파격적인 패션임에 틀림없다. 이들은 경기를 앞두고 이 ‘파격 패션’을 기념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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