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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상주시가 시민구단 전환을 포기하면서 잃게되는 것은 무엇일까?

강영석 상주시장은 지난 22일 상주시브리핑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주 시민구단 전환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국군체육부대와 상주 구단이 지난 10년 동안 시민구단 창단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중분해될 위기에 놓여있는 상주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에 대해서도 "한국프로축구연맹, 국군체육부대, 상주 구단 3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강 시장의 발표는 기습적이었다. 해당 기자회견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상주 구단은 전혀 전달 받은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강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 또한 비판을 받고 있다. 엄연히 상주시 또한 구단 창단 및 유지에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른다"라고 일관했다는 것과 유소년 선수들의 향방에 대해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강 시장의 행보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주 구단은 계속해서 시민구단 전환을 위한 준비를 해왔고 상주시 또한 시민구단 전환을 위해 경상북도에 일부 지원을 받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 시의회 회의록을 통해 확인됐다. 강 시장 취임 이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시장은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다.

어쨌든 2020년을 마지막으로 상주는 K리그를 떠날 예정이다. 상주 구단 관계자 또한 "어쩔 수 없이 법인 청산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만일 상주 구단에서 자체적인 스폰서를 확보해 시민구단을 만들겠다고 하더라도 강 시장이 불가를 천명한 이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있더라도 창단을 위한 재정보증확인서 등 시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구 10만명이 되지 않는 소도시 상주가 시민구단을 창단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강 시장의 즉흥적인 기자회견으로 인해 상주시가 잃는 것 또한 제법 많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K리그 가입금이다. 2011년 상주는 K리그에 가입하면서 당시 규정 상 가입금인 10억원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납부했다. 이 돈은 다른 구단의 가입금과 함께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축구발전기금으로 적립해 모아두고 있다. 상주는 이 가입금을 통해 얻은 K리그 회원사의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또한 "가입금을 (상주시에)돌려줄 의무는 없다"라고 밝혔다.

K리그 경기를 위해 말끔히 갖춰놓은 인프라도 이제는 활용 방안을 걱정해야 한다. 1992년 완공되어 약 20년된 경기장인 상주시민운동장은 프로축구를 위해 상당히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상주시민운동장에는 최소 2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상주는 인구 유출 또한 다시 걱정해야 한다. 상주에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는 유소년 선수들은 약 2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이 떠나면 상주 관내 학교는 약 7개 학급이 순식간에 없어진다. 게다가 자녀들의 꿈을 위해 상주시로 전입 온 가족들까지 떠난다. 물론 수백 명의 인구가 떠난다고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주는 불과 1년 전 인구 감소로 인해 공무원들이 상복 차림으로 출근해 화제가 됐던 곳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상주시에 대한 신용도 하락이 가장 큰 손실이다. 강 시장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며 "몰랐다, 상주시의 책임은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많은 근거들이 상주시 또한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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