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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성남=전영민 기자] 올 시즌 두 번째로 가동된 수원삼성의 양상민-민상기-헨리 센터백 조합이 완벽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수원삼성은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8분 타가트의 선제골과 전반 32분 김민우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지난달 23일 인천전 1-0 승리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승전보를 울렸다.

수원으로선 귀중한 승점 3점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수원은 부진한 경기력과 처참한 성적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있었다.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수비였다. 중요한 순간 혹은 후반 막판 수비 실책이 연이어 반복되며 이임생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깊게 했다. 특히 구자룡이 빠진 중앙수비수 자리에 여러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헨리를 제외하곤 그 어느 누구도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헨리의 짝으론 주로 민상기가 나섰다. 하지만 올 시즌 스리백을 주 포메이션으로 낙점한 수원이기에 한 명의 센터백이 더 있어야 했다. 이임생 감독은 이 자리에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측면 수비수 박대원이 센터백으로 리그 초반 두 경기에 나섰고 이종성 역시 개막전 포함 리그 다섯 경기에 연속으로 출전하며 기회를 받았다. 지난 13일 펼쳐진 강원FC와의 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선 풀백 구대영이 스리백의 일원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이임생 감독을 만족시키진 못했다. U-22 자원이기도 한 박대원은 낯선 센터백 위치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지만 리그 2라운드 울산전 이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이종성은 잦은 실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구대영 역시 풀백 자원인만큼 센터백 자리에서 제 기량을 100% 발휘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이임생 감독은 시즌 첫 경기였던 비셀고베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택했던 양상민-민상기-헨리 조합을 16일 성남전에서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난한 경기력을 보이던 헨리-민상기 조합에 노련함을 갖춘 양상민이 가세하자 수원 수비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스리백의 우측 스토퍼로 나선 헨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힘과 적극적인 수비로 성남 공격수들을 제압했고 중앙을 맡은 민상기는 전체적인 중심을 잡았다. 좌측 스토퍼로 출격한 양상민은 베테랑다운 깔끔한 상황 판단과 예리한 빌드업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결국 돌고 돌아 수원 수비의 해답은 양상민이라는 것이 또 한 번 증명된 경기였다. 1984년생인 양상민은 지난해 37살의 나이에도 리그 21경기에 출전하며 수원 수비진을 이끌었다. 평소 온화한 성격의 그는 지난 시즌 무너져가는 수원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때로는 후배들에게 거친 말도 마다하지 않으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올 겨울 전북으로 이적한 구자룡을 비롯해 다양한 수비수들이 지난해 수원 수비진을 구성했으나 결국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선수는 양상민이었다.

지난 2월 비셀 고베전에서 선발 출전했던 양상민은 16일 성남전에서 4개월 만에 출전 기회를 잡았다. 오랜만의 출전이었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양상민의 활약은 합격점을 받을만했다. 더 고무적이었던 것은 수비 라인이 안정되니 다른 선수들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왼쪽 윙백 김민우는 양상민을 믿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으며 우측 윙백 구대영도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색깔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수원의 스리백이었지만 이날 수원의 수비 라인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안정적이고도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타가트의 시즌 첫 골과 이전만 못한 모습으로 많은 비판을 받던 김민우가 두 경기 연속골에 성공하는 등 수원으로선 얻은 것이 많은 성남과의 경기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드디어 수비 안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양상민이 있었다. 모처럼 든든했던 수비진의 활약 덕에 수원은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분위기 전환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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