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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명재영 기자] 수원삼성에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전반 8분 수원 크르피치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수원이 앞서나갔으나 전반 30분 강원 김경중과 후반 18분 강원 고무열이 연달아 골을 터트리며 강원에 역전을 허용했다. 패색이 짙어지던 수원이 후반 37분 김민우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홈팀 수원은 이날 무승부로 리그에서 1승 2무 3패를 기록하며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고 강원은 3승 2무 1패로 상위권에서의 경쟁을 이어갔다.

이날 수원은 이른바 '병수볼'에 속수무책이었다. 경기 초반 멋진 팀플레이로 선제골을 기록했음에도 유기적인 호흡을 앞세우는 강원에 나머지 시간을 내줬다. 올 시즌 끊이지 않는 집중력 문제는 이날 두 차례의 실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두 장면 모두 수원의 수비진이 자리를 잡은 상황이었지만 강원의 번뜩이는 패스와 움직임 앞에서는 허수아비였다. 그간 조용했던 김민우가 좋은 침투와 득점으로 패배를 막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수원의 올해 전적은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1승 2무 5패가 됐다. 최악의 성적이다. 재개가 불투명한 AFC 챔피언스리그를 제외하더라도 리그에서는 벌써 경고를 넘어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금의 수원을 보면 리그에서 어느 하나 쉽게 잡고 갈 팀이 없다. 오히려 상대가 수원을 만나면 편해지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승리를 거뒀던 인천유나이티드가 아직 1승을 올리지 못한 최하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원의 처지가 더욱 부각된다.

현재까지 수원의 콘셉트는 역설적으로 확실하다. 어렵게 넣고 쉽게 먹히는 축구다. 지난해 득점왕 타가트는 이날 경기에서도 첫 골을 터트리지 못하면서 점점 심각한 부진으로 흘러가고 있다. 홍철, 최성근 등 수비와 중원에서 주축으로 활약해야 할 자원들도 부상으로 당장 보탬이 되지 못한다. 사실 수원의 부진은 올해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미 이임생 감독의 부임 첫해였던 작년에도 리그 8위를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FA컵에서 우승하면서 부끄러움을 덜었을 뿐이다.

리그 초반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라이벌 FC서울이 2018년 초반부터 큰 부진을 겪었고 막판까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축소 운영되면서 매 경기가 더욱 소중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2018년의 서울보다 더 불안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원의 가장 큰 문제는 부진 탈출과 반등 시작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수단의 분위기는 가라앉은 지 오래고 전력 보강 또한 큰 기대가 없다. 코칭스태프의 과감한 전략 또한 보이지 않는다.

수원의 다음 상대는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FC다. 성남은 올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상대다. 경험 부족이라는 사령탑에 대한 우려는 걷어낸 지 오래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했던 성남을 상대로 아픈 수원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지난 여덟 경기와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면 수원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말로만 보여주는 최선과 노력이 아닌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처방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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