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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잠실종합운동장=조성룡 기자] 후반전 시작하기 전에서야 첫 골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13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서울이랜드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에서 홈팀 서울이랜드가 전반 3분 만에 터진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서고 있다. 후반전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이랜드는 이대로 경기를 끝낼 경우 대전의 무패 행진을 저지함과 동시에 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이날 서울이랜드의 첫 골은 불과 3분 만에 터졌다. 세트피스 기회를 잘 살린 서울이랜드의 재치가 빛났다. 코너킥에서 키커 김민균이 공을 길게 올려줬다. 이 공은 골문 바로 앞 선수들이 아닌 멀찌감치 뒤로 향했다. 그곳에는 수비수 이상민이 서 있었다. 이상민은 강한 헤더로 다시 공을 골문 앞으로 보냈다. 그리고 박성우가 터닝슛 동작을 했다.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라인 안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 때 수쿠타-파수가 마지막에 공을 밀어 넣었다.

개막 후 5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는 대전을 상대로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는 것은 서울이랜드의 입장에서 크나큰 호재였다. 경기장 안에서도 관계자들의 환호가 터졌다. 선수들도 좋아했다. 그런데 뭔가 아리송했다. 그 누구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누군가 골을 넣긴 넣었는데 누가 넣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서울이랜드의 첫 골 득점 과정이 애매했기 때문이었다.

김민균의 코너킥 이후 공은 세 사람을 거쳤다. 문제는 세 사람 모두 득점 후보였다는 것이다. 이상민의 헤딩슛은 골문 안을 향했다. 그 과정에서 박성우가 터닝슛으로 가담했다. 그리고 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라인 안으로 천천히 데굴데굴 굴러갔다. 라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수쿠타-파수가 달려들며 공을 골문 안으로 꽂았다. 축구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첫 골의 주인공이 제각각이었다.

현장에서도 의견이 달랐다. 심판진은 수쿠타-파수의 득점으로 판단했다.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기 전에 수쿠타-파수가 발을 갖다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 상황을 기록하는 기록원들의 판단은 이상민의 골이었다. 관중석에서 한 차례 상황을 봤고 영상으로 재차 확인한 기록원들은 수쿠타-파수의 슈팅은 이미 골라인을 넘은 뒤라고 판단했다. 한 가지는 확실했다. 박성우의 터닝슛 동작에서 공과 접촉은 없었다.

결론에 따라 득점과 도움이 달라지는 상황이었다. 이상민의 득점으로 인정될 시 도움은 김민균으로 기록된다. 하지만 수쿠타-파수의 득점이 인정될 경우 김민균의 도움 기록은 사라진다. 골대를 맞고 나왔기 때문에 도움에 해당하는 선수가 없다. 결국 하프타임 이후 경기 관계자들은 자세한 상황 확인을 통해 수쿠타-파수의 득점으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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