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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인천=전영민 기자] 인천유나이티드 주장 김호남이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남겼다.

김호남의 소속팀 인천유나이티드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1분 김호남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23분 채광훈에게 동점골을 내준데 이어 후반 40분 고무열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인천은 앞선 수원전(0-1 패), 포항전(1-4 패)에 이어 리그 3연패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쓰라린 패배였지만 이날 인천 주장 김호남이 보여준 활약은 빛났다. 김호남은 전반 21분 정동윤이 강원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배달한 크로스를 예리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호남의 분투에도 인천은 결국 또다시 패배하며 시즌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K리그 경기장의 믹스드존이 폐쇄된 상황이기에 경기 후 어렵게 인천 주장 김호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김호남은 "우리가 시즌을 시작하고 수비에 치중을 많이 해서 팬들께서 실망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 대한 진단을 정확히 한 코칭스태프의 판단이기에 거기에 맞게 이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선수들이 잘 따라줬는데 순간순간 나온 실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며 경기 총평을 전했다.

이어 김호남은 "주위에서는 우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오늘처럼 서로 하고자 하는 축구를 한다면 우리에겐 희망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중앙 수비수인 (김)연수나 (김)정호 같은 경우 사실 빌드업에 참여하는 게 꺼려질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는데 자기 역량 그 이상으로 해주려고 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이 주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오로라를 펼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우리에게 희망적인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결국 핵심 공격수 무고사의 득점포가 터져야 한다. 하지만 무고사는 올 시즌 개막 후 아직까지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무고사에 대해 김호남은 "무고사는 내가 참 좋아하는 선수다. 무고사가 골을 넣을 수 있게끔 우리 주변 동료들이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 무고사는 선수들 모두가 신뢰하는 우리의 동료다. 무고사는 정말 프로페셔널하고 멘탈이 좋은 선수다. 분명 공격수로서 득점이 없어 쫓길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다음 경기에선 골을 넣을 자신감이 무고사에겐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호남은 "다음 경기 상대인 전북은 강력한 팀이다. 연습 때부터 무고사에게 많은 공간을 내줄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우리 전술상 무고사가 고립되는 상황이 많은데 그럼에도 무고사가 불평불만 없이 팀을 위해 해주려고 하는 그 자체가 선수들로 하여금 무고사를 신뢰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고사가 골을 넣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인천은 리그 다섯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그 두 골은 모두 김호남이 성공시켰다. 김호남은 "김재성 코치님이 우리 팀에서 공격 파트를 담당하고 계신데 코치님의 지시로 측면 크로스가 올라왔을 때 앞으로 잘라 움직이는 연습을 많이 했다. 오늘 득점 역시 연습을 반복했던 장면이어서 힘들이지 않고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호남은 "우리 전술상 기회가 많이 오지 않기에 기회가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다. 또 사실 그런 부분에서 같은 공격수지만 우리 공격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우리가 수비에 치중을 많이 하다 보니까 다른 공격수들이 공격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버려가며 뛰고 있다. (송)시우와 (지)언학이 모두 그렇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은 부노자, 마하지, 케힌데 등 무고사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 3인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있는 상황이다. 스쿼드가 얇은 팀 특성상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부상 중인 현실은 인천에 치명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부상자들이 발생하는 것은 내 영역 밖의 일이라 선생님들이 더 걱정이 많을 것 같다"는 김호남은 "부상은 축구를 하면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수들의 부상에 대해 신세한탄을 할 시간이 없다. 주어진 상황에 주어진 선수들끼리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래도 선수들이 한 명 두 명씩 부상에서 복귀를 하고 있다. 이 선수들이 합류하면 더 탄탄해진 인천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예년처럼 시즌 초반 무승이 반복되며 인천 선수단과 임완섭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축소된 상황이기에 초반 무승행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은 인천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김호남은 "내가 작년에 제주에 있다가 인천에 왔을 때 가장 달랐단 점이 분위기였다. 우리 인천 선수들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고 하는 점이 강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결국 축구는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김호남 역시 이 점을 알고 있었다.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야 하지만 오늘처럼 하면 또다시 패배할 것이다"는 김호남은 "선수들에게도 이야기 했지만 우리가 오늘 보여준 플레이보다 조금 더 보여줘도 이길까 말까 한 게 지금 K리그1 상황이다. 훈련에서부터 더 탄탄하고 조직적이고 주도적인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그게 정답인 것 같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그것이 축구의 진리다. 이번주도 연습을 해야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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