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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아산=김현회 기자]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가 많다지만 이 정도가 돼야 정말 가족이다. 감독과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모두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서울이랜드 이야기다.

서울이랜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정정용 감독을 선임했다. 대구에 거주 중이었던 정정용 감독은 부임 이후 경기도 하남 미사 지구에 집을 구했다. 경기도 청평의 훈련장과 서울 잠실의 홈 경기장 중간 지점이 이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남 미사 지구에서 청평은 30분, 잠실은 20분이면 도착한다.

이후 줄줄이 서울이랜드에 외국인 선수들이 영입됐다. 바로 수쿠타-파수와 레안드로, 아르시치다. 이들은 국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 수쿠타-파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데뷔해 1군 경기에 4차례 교체로 뛰었고 이후 오스트리아 리그를 경험하고 2019년 광둥에 입단한 바 있다. 아르시치는 세르비아 국적이고 레안드로는 브라질 사람이다.

이 외국인 선수들이 영입된 후 구단에서는 이들이 살 곳을 마련 중이었다. 이때 정정용 감독이 구단에 제안했다. “이왕이면 나와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선수들과 관리할 수 있고 선수들도 더 안정될 수 있을 것 같다.” 구단에서는 정정용 감독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 셋의 집을 하남 미사 지구로 정했다.

외국인 세 명과 정정용 감독은 도보로 5분도 채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다. 수쿠타-파수는 아내와 같이 살고 있고 아르시치와 레안드로는 각각 혼자 살 집을 구했다. 수쿠타-파수의 만삭 아내는 내달 한국에서 출산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가 극성을 부리기 전에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넘어온 그는 “독일보다는 한국이 안전하다. 아내가 한국에서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과 외국인 선수 세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살다보니 식사도 자주한다. 정정용 감독은 훈련이 끝나면 외국인 선수 셋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소통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감독님이 이런 부분은 굉장히 세심하다”면서 “개성이 강한 외국인 선수들과 훈련 이후 시간에도 소통을 잘 하신다”고 만족해 했다. 그러면서 “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수쿠타-파수가 큰 형 역할을 하고 레안드로와 아르시치는 자유분방하다”며 “셋의 조화도 좋다. 여기에 같은 동네에 살며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 때문일까. 이 셋은 내국인 선수와 함께 모인 ‘단톡방’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특히 수쿠타-파수와 레안드로가 번역기를 이용해 ‘단톡방’에 오늘도 파이팅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올리고 있다”면서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분위기는 아주 좋다”고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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