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분 만에 끝나버린 대구 ‘필승 전략’이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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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마냥 아쉽다고 보기는 어려운 한 판이었다.

2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대구FC와 상주상무의 경기에서 홈팀 대구는 후반 6분 세징야의 환상적인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10분 뒤 상주 송승민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대구는 올 시즌 3무 1패로 시즌 첫 승의 기회를 다음 라운드에 기약해야 했다.

이날 양 팀의 선발 명단이 공개됐을 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상주는 고민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개막 전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상주는 3라운드까지 U-22 자원을 활용하지 못했다. 하필이면 사고 차량에 U-22 자원들이 탑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6주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보섭과 전세진이 빠르게 후유증에서 회복했고 상주 김태완 감독은 김보섭을 선발, 전세진을 교체 명단에 넣었다.

하지만 대구는 오히려 핸디캡을 택했다. 이날 상주전에서 대구의 선발 11명 중에는 22세 이하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다면 K리그 규정대로 대구가 활용할 수 있는 교체카드는 단 두 장 밖에 되지 않았다. 교체명단에는 22세 이하 선수가 두 명 있었다. 김재우와 오후성이었다. 대구 이병근 감독대행은 교체카드의 불리함을 감수하고도 U-22 자원을 활용하지 않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대구의 필승 의지로 읽히기도 했다. 3라운드가 진행될 때까지 대구는 2무 1패로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빠르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승이 중요했다. 게다가 올 시즌은 27라운드로 축소 운영된다는 것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매 경기의 중요성이 예년보다 훨씬 높아진 셈이다. 최근 상주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대구에 상주는 잡아야 하는 상대였다.

문제는 이병근 감독대행의 한 수가 너무나 빨리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이다. 대구는 전반 10분 만에 첫 교체카드를 꺼내들고 말았다. 중앙 수비수 홍정운이 공격 가담 중 상대와 경합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당시 홍정운은 별 문제 없이 일어나 뛰었지만 이후 스스로 그라운드에 누웠다. 그라운드 밖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투입된 홍정운은 얼마 뛰지 못하고 또다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말았다.

여기서 홍정운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선수는 바로 김재우였다. 공교롭게도 김재우는 U-22 자원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럴 거면 애초에 김재우가 선발로 출전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었다. 교체카드 한 장을 감수한 대구의 계획은 야심찼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의해 불리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대구는 남은 80분을 교체카드 단 한 장으로 버텨야 했다.

상주는 넉넉하게 교체카드 세 장을 모두 활용했다. 물론 상주도 U-22 자원을 일찍 뺐다. 전반 38분 상주는 김보섭 대신 문선민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후 문창진과 이근호까지 투입하며 전술적으로 여유있는 운영을 할 수 있었다. 대구는 남은 교체카드를 후반 30분에 썼다. 김대원을 빼고 신창무를 넣었다. 그것이 이병근 감독대행이 벤치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의 전부였다.

일단 대구의 과감한 첫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앞으로 대구가 다시 U-22 자원을 제외하고 경기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이번 경기에서 U-22 자원을 과감하게 쓰지 않고 정신적으로 잘 무장이 됐거나 체력적으로 괜찮은 선수들을 투입한 것이었다”라면서 “앞으로도 이렇게 경기 운영을 하는 것에 대해 좀 더 고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U-22 자원을 제외했던 경기에서 오히려 U-22 선수의 가능성을 엿봤다는 것은 소득이다. 이날 홍정운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김재우가 대구 데뷔전에서 제법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병근 감독대행의 고민이 깊어진 이유다. 그는 “김재우가 첫 경기에 갑작스럽게 투입되어 많이 흔들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큰 실수 등이 없었다”라면서 “앞으로도 김재우를 비롯해 황태현 등 계속 관찰하고 있는 U-22 선수들의 활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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