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부천=조성룡 기자] 부천FC1995 송선호 감독은 패배에도 선수들을 격려했다.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부천FC1995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원정팀 제주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주민규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부천을 1-0으로 제압하고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제주의 입장에서는 승점 3점 그 이상의 성과였다. 리그 1위를 달리던 부천은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천 송선호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해줬고 우리가 생각대로 했다. 다만 후반에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아쉬웠다"라면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비록 0-1로 패배했지만 나는 잘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부천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역사적인 경기를 앞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라이벌 의식 대신 평상시 하던 대로 하라고 준비했다. 우리 선수들이 워낙 열심히 해주니까 그 이상을 선수들에게 요구할 수 없었다. 선수들에게도 '너희들 하던 대로만 해라. 지금도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도 골 결정력에서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제주를 상대로 잘했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부천의 입장에서는 전반전에 좋은 모습을 보이고 후반전에 제주에 밀리면서 패배한 것이 더욱 아쉬워 보였다. 송 감독은 이에 대해 "경기 마치고 나서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다"라면서 "백 포를 썼지만 전술적 변화를 주면서 경기를 했어야 했다. 선수들은 열심히 해줬다. 패배의 원인은 나다. 내가 잘못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후반전에는 백 포가 아닌 새로운 전술로 상대에 대응하며 경기 운영을 했어야 했다. 여기에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밝혔다.

이번 경기는 팬들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패배했다. 이에 대해 송 감독은 "물론 팬들이 약 10년 만에 제주와 경기를 가진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고 이기기를 바랐을 것이다"라면서 "지금 우리 팀이 열심히 했고 비록 0-1로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그래도 제주전에서 후반전에 좀 경기력이 부족했을 뿐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경기 내용 등에서 더 나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시즌이 많이 남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제주전이 두 경기 더 남았다. 그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잘 생각해서 다음 두 경기는 우리 선수들 가지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펼쳐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10년 만의 경기인데 부천시민과 팬들께 패배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음 경기는 승리를 갖고 올 수 있도록 선수들과 노력해보겠다.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부천에는 올 시즌 한 번 더 기회가 있다. 9월에 홈에서 제주를 만나게 된다. 이 때 관중이 들어온다면 부천은 또다른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송 감독 역시 "그렇게 된다면 팬 여러분들이 더 환호해주시고 격려와 힘을 많이 실어주시는 것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다"라면서 "이번 경기에서 나름대로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남은 제주와 두 경기에서 부족한 것이나 상대방의 전술에 따른 장단점을 어떻게 잘 극복해서 우리 팀이 두 경기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첫 단추는 잘 꿰지 못했지만 부천과 제주의 라이벌전은 이제 시작이다. 마지막으로 송 감독은 "양 팀의 맞대결이 라이벌전이라고 모든 분들이 생각하고 있고 팬 여러분이나 부천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하신다. 라이벌 구도가 축구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라이벌전이 됐으면 좋겠다"라면서 "그러면서 축구가 많이 발전하고 축구에 대한 많은 관심으로 이어진다면 팬 여러분들께 감사할 것 같다"라고 말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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