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이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지난 2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포항스틸러스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원정팀 서울이 전반 4분 만에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황현수와 오스마르의 연속 헤딩골에 힘입어 포항을 2-1로 꺾었다. 1라운드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서울은 이후 두 경기를 연달아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사실 이날 경기는 서울 최용수 감독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바로 공격수 박동진의 입대 때문이었다. 박동진은 5월 25일 육군훈련소를 통해 입대해 병역의무를 다하게 된다. 이날은 박동진의 입대 전 마지막 경기였다. 박주영과 함께 짝을 이룰 선발 공격수로 조영욱의 출전이 점쳐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까보니 최 감독의 선택은 고요한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고요한이 온전한 공격수 포지션에서 뛰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요한은 최전방과 중원을 오가며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경기 초반에는 조금 어색한 면이 있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점차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서울은 고요한을 이렇게 활용하면서 중원 싸움의 우위를 점했다. 전반 초중반 고전했던 서울이 점차 경기력을 회복했던 것은 상대 포항의 체력 저하도 있었지만 고요한의 역할이 점점 효과를 봤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서울은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 감독 또한 고요한의 활용법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을 한 번 시도해봤다"라면서 "먼저 미드필드에서 공 배급과 지배력을 강화해야 했다. 여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 고요한을 썼다. 이것이 이번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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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명 걱정거리도 있었다. 서울이 기록한 두 골은 모두 세트피스, 엄밀히 말하자면 코너킥 상황에서 만들어진 골이다. 게다가 득점자도 황현수와 오스마르다. 둘 다 수비에 좀 더 무게감을 두는 자원이다. 세트피스가 아닌 공격 상황에서 서울이 얼마나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물음표다. 고요한을 활용한 변칙 전술은 어느 정도 희망을 봤다. 하지만 이것이 콕 집어 '대안'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게다가 서울은 박동진과 함께 페시치도 빠지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최 감독의 말과 외신을 통해 전해진 페시치의 말을 보면 곧 결별할 것이 유력하다. 순식간에 공격수 두 명을 잃는 서울이다. 임대생이지만 어쨌든 페시치는 지난 시즌 10골을 넣어줬고 박동진 또한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해줬다. 이제는 둘 없이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물론 서울에는 아드리아노와 조영욱 등 출전을 기다리고 있는 공격수들이 있다. 여름 이적시장이 정상적으로 열린다면 추가로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백업 공격수들이 곧바로 기존 선수들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최 감독은 고요한의 활용법까지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숙제를 풀어야 올 시즌 서울의 성적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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