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에서도 0-1로 패하고 말았다. 개막 이후 두 경기 모두 득점 없이 비겼던 인천은 이로써 세 경기 연속 무승을 이어가게 됐다. 세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인천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나 공격진이다. 강등을 피해야하는 팀 상황상 수비를 우선시하는 전술을 짜야 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임된 임완섭 감독에게도 수비 안정화가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인천은 유상철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감독이 공석일 때도 스리백 훈련에 집중했었다.

임완섭 감독도 부임 이후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껏 코치진들이 짜온 수비 전술의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시즌이 시작된 이후 보여준 인천의 수비는 꽤나 안정적이다. 하지만 수비가 안정화 된 이후 그래도 승점을 따내기 위해서는 최전방에서 90분 동안 한두 번의 기회는 살려줘야 한다. 인천이 수비만 해서 K리그1에 생존하기는 어렵다.

공격진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나 무고사와 케힌데의 공존이다. 지난 시즌 인천을 이끌었던 유상철 감독도 “이 둘의 선발 기용이 우리의 베스트 전략”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유상철 감독도 지난 시즌 중반 이후 무고사와 케힌데 투톱을 결국 포기했다. 무고사를 선발로 내세우고 힘이 좋은 케힌데를 후반에 기용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그러면서도 유상철 감독은 “케힌데가 컨디션만 더 좋아진다면 선발로 기용할 것이다. 무고사와 케힌데 투톱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골 결정력이 탁월한 무고사와 힘이 좋은 케힌데 투톱은 매력적인 조합이었다.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임완섭 감독도 시즌 개막 직전까지 “무고사와 케힌데 조합을 쓸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힌 바 있다.

개막 이후 두 경기에서는 이 ‘꿈의 조합’을 선발로 쓰지 못했다. 무고사가 코로나19 여파로 팀에 늦게 합류해 대구와의 개막전에서는 선발로 나설 수 없었다. 케힌데를 선발로 기용했던 임완섭 감독은 후반 35분 케힌데와 무고사를 맞바꿨다. 성남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는 무고사가 선발로 나왔고 케힌데는 후반 17분에 교체 투입됐다. 이후 무고사는 후반 40분 교체 아웃됐다.

둘이 같이 뛴 시간은 13분에 불과했다. 이 둘은 그다지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군다나 22세 이하 선수를 한 명은 기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천은 공격 자원인 김준범이나 이준석을 이 카드로 쓰고 있다. 이미 공격진의 한 자리를 김준범(혹은 이준석)이 차지한 상황에서 무고사와 케힌데 투톱이 완성되려면 김호남과 이준석, 송시우 등을 모두 벤치로 내려야 한다.

임완섭 감독은 수원과의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무고사와 케힌데를 나란히 선발로 기용했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김호남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강수였다. 무고사와 케힌데 공격 조합에 22세 이하인 김준범이 이를 받치는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 유상철 감독도, 올 시즌 임완섭 감독도 늘 확고하게 주장하던 무고사-케힌데 조합의 선발 출격이었다.

하지만 이 ‘꿈의 조합’은 전반 17분 만에 또 다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케힌데가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됐기 때문이다. 결국 임완섭 감독은 전반 17분 케힌데를 대신해 김호남을 투입해야 했다. 인천 관계자는 “케힌데의 부상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면서 “정확한 결과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부상 상황만 놓고 보면 걱정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케힌데는 이날 상대와 몸싸움을 하다가 무릎에 이상을 느꼈고 곧바로 스스로 벤치에 교체를 요구했다.

케힌데의 부상으로 또 다시 이 ‘꿈의 조합’은 한 동안 나란히 선발로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대로 불을 뿜은 적은 없지만 인천 선수단과 팬들이라면 ‘케힌데가 몸싸움 해주고 무고사가 득점하는 장면’을 누구나 꿈꿔왔다. 막강한 시너지를 기대했던 이 조합은 지난 시즌부터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다. 그리고 개막 후 세 경기 만에 했던 시도도 결국 17분 만에 케힌데의 부상으로 물거품이 됐다.

그나마 개막전 이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마하지가 다음 주부터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라는 사실은 반갑다. 마하지는 상황에 따라 다음 라운드 경기 출장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공격진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무고사와 케힌데라는 위협적인 조합은 현재까지는 현실이 아닌 이상에서만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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