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업그레이드한 포항의 음향, 스틸야드는 ‘유튜브 프렌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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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포항=조성룡 기자] “묘하게 경쟁심이 생기네요.”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풋볼)클럽은 경상북도 포항에 있다. 바로 포항스틸러스의 홈 구장 스틸야드다. 올 시즌이 무관중 개막으로 경기하자 포항은 관중이 있는 것 같은 생생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구단 직원이 직접 ‘디제잉’을 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포항의 홈 구장 분위기는 무관중같지 않다는 호평을 많이 받았다.

2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포항스틸러스와 FC서울의 경기에서도 포항의 디제잉은 계속됐다. 지난 개막전과 같이 포항은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앰프 응원’을 선보였다. 얼핏 들어보면 개막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포항은 지난 경기보다 한층 개선된 음향과 환경을 준비해왔다.

개막 라운드였던 지난 10일 포항은 처음으로 디제잉을 선보이며 팬들과 미디어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디제잉’을 담당했던 포항 커뮤니케이션팀 임정민 과장은 선수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TV출연 울렁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무관중 경기 시대에 포항의 방법은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기동 감독 또한 “관중이 있을 때를 이기기 어렵지만 이 정도면 정말 잘한 것이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뒤 여론은 미묘하게 바뀌었다. 2라운드에서 포항은 대구FC 원정을 떠나 홈 경기가 없었던 것도 있지만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로 수원삼성이었다. 2라운드에서 홈 개막 경기를 치른 수원은 포항 못지 않은 음향을 준비해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도 관계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공통점이 있었다. 같은 팬의 제안을 받고 본격적으로 관중들의 음향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한 K리그 팬이 K리그 여러 팀에 무관중 경기의 대안으로 ‘앰프 응원’을 제안했고 수원과 포항은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수원은 해당 팬과 긴밀히 연락하며 준비했고 포항은 팬의 제안이 담긴 메시지를 기반으로 활용법을 독학하며 음향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자연히 포항과 수원은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일부 팬들은 ‘수원이 포항보다 더 낫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포항 임 과장은 그 의견에 대해 “묘하게 경쟁 심리가 자극되더라”고 회상했다. 좀 더 세밀하게 음향을 준비하고 디제잉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포항은 수원의 경기를 봤던 관계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음향 개선 작업을 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자연스럽게 관중의 소리를 입히면서 경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를 없애는 것이었다. 특히 팬들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과정에서 심판의 휘슬 소리나 욕설이 들어가있는지 꼼꼼하게 따졌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가 “수원의 음향에서 휘슬 소리가 들렸다”라는 제보에 재차 검토한 것이다. 기존의 장점은 살리되 보완해야 할 것은 보완했다.

포항은 여기에 한 가지 더 센스를 발휘했다. 요즘 포항은 ‘포항항TV’를 통해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유튜브는 언제나 음원 저작권 등이 민감하다. 그래서 포항은 경기 전후 스틸야드에서 송출하는 음악을 모두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음원으로 교체했다. 포항 관계자는 “한 번 경기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해보고나서 얻은 교훈이었다”라고 귀띔했다. 무관중 상황이 종료된다면 유튜버들은 포항에서 좀 더 편하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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