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개월 만의 데뷔’ 전남 신성재가 두 번 울 뻔한 사연


ⓒ 전남드래곤즈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전남드래곤즈 신성재가 드디어 K리그에 데뷔했다.

지난 16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전남드래곤즈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전남이 후반 터진 김주원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제주를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누군가에게 굉장히 뜻깊은 하루였다. 바로 전남에 새로 입단한 신성재였다. 신성재는 후반 29분 황기욱과 교체되면서 광양 그라운드에 발을 딛었다. 단순한 교체 투입일 수 있지만 신성재에게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K리그 데뷔였기 때문이다. 2016년 FC서울을 통해 프로에 입단한 신성재는 무려 4년 5개월 만에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신성재는 하루하루가 새로울 수 밖에 없다. 서울에서 뛸 때는 R리그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R리그의 굴리트’라는 별명은 그에게 칭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명예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전남까지 왔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첫 경기였던 경남FC전에서는 벤치에 앉았고 이번 제주전에서는 출전까지 했다.

신성재는 먼저 경남전부터 회상했다. 그는 “처음으로 K리그 1군 벤치를 앉아봤다”라면서 “벤치에 앉아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벤치에서도 이렇게 눈물이 날 것 같은데 뛰게 된다면 100% 울 것 같았다. 그래서 경남전에서 ‘만약 뛰게 된다면 울지 말아야겠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비록 뛰지 못했지만 벤치에 앉은 것도 내게는 소중한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 다짐은 불과 일주일 뒤 지켜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어 열린 제주전에서 신성재는 여전히 벤치에 앉아 있었다. 시간이 흘러갈 수록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마침 전남은 한 골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주전으로 활약하던 전남 황기욱이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갑작스러운 돌발 변수에 기회가 주어진 것은 신성재였다. 그는 급하게 경기장에 들어가야 했다. 신성재 또한 “나는 사실 측면 수비수로 제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투입될 것이라 생각을 못했다”라면서 “갑자기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정말로 긴장을 많이 했다. 4년 5개월 만에 K리그 데뷔를 하려니 기쁘기도 하면서 정말 많이 떨렸다”라고 회상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성재는 정신없이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들어가기 전에도 얼떨떨했다”라면서 “긴장한 채로 들어갔다. 잘하려는 것보다 ‘나 때문에 실점하거나 지지 말자’는 생각만 하고 들어갔다. 워낙 정신이 없었고 후반 막바지에 들어간 것이라 어땠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나마 데뷔전을 승리로 끝내 정말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짧지만 강렬한 데뷔전은 그렇게 끝났다. 신성재는 “다짐했던 대로 울컥했지만 울지 않았다”라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이 많이 축하해줬다. 친구들은 교체 투입을 준비하던 내 모습 중 민망할 만한 장면을 골라 캡쳐해 보내주면서 놀리더라. 그래도 많이 축하해줬다. 가족들은 전화로 ‘축하한다, 더 잘해보자’라는 말을 해줬다”라고 전했다.

이제 신성재의 K리그 인생은 늦었지만 시작이다. 앞으로 신성재는 전남에서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전남에 왔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단 앞으로도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면서도 “기회가 왔을 때 잘해서 선발로 계속 뛰는 게 목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전남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만큼 더 준비를 한다면 나 또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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