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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김현회 기자] FC서울이 성인 용품을 홈 경기장에 배치했다는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했다.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 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경기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그런데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이날 승부에서 관심을 끈 건 서울 서포터스 골대 뒤에 자리 잡은 마네킹이었다. FC서울 구단은 한 팬의 기증을 받아 마네킹을 골대 뒤 서포터스석에 배치했다.

이 마네킹들은 서울 유니폼을 입고 응원 문구를 든 채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마네킹 중 일부가 들고 있던 피켓이었다. 이 피켓에는 FC서울을 응원하는 문구와 함께 인터넷 성인 방송 BJ의 이름과 업체명이 담겨 있었다. 일부에서는 FC서울이 성인 용품인 ‘리얼돌’을 관중석에 배치한 건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 나왔다.

이에 대해 FC서울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했다. 마네킹을 제공한 업체 대표까지 참석해 사과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로 대만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관중석에 마네킹이 앉아 있는 걸 봤다. 응원 피켓과 함께 선수들 등신대 등이 설치돼 있는 걸 보고 ‘우리 마네킹이 훨씬 더 퀄리티가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직접 프로축구연맹에 제안을 했고 연맹으로부터 FC서울 구단 마케팅 관계자를 소개받았다”고 했다.

FC서울 측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몇 차례 미팅을 통해 홈 개막전 때 마네킹을 골대 쉬 서포터스석에 배치하자는 데 합의했다. 업체에서는 20개의 마네킹을 17일 오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시켰고 곧바로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중 10개 마네킹이었다. 이 업체에서 과거 샘플을 제작했다가 돌려받은 마네킹이었다. 한 인터넷 방송 매니지먼트사의 사업 제안을 받은 뒤 샘플을 제작했다가 계약이 틀어져 그대로 돌려받은 마네킹이었다.

업체는 FC서울에 설치할 마네킹 개수가 부족하자 이 샘플용 마네킹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가지고 왔다. 매니지먼트사에서는 “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디스플레이가 다 끝났으면 경기장에서 사진만 좀 찍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업체에서도 이를 허가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매니지먼트사는 자신들의 홍보용 현수막을 마네킹 옆에 대거 설치했다. 마네킹 업체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현수막을 철거하며 대응했다.

하지만 피켓 두 개가 문제였다. 업체에서는 피켓에 새겨진 매니지먼트사와 인터넷 성인방송 BJ의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 피켓은 경기 도중 중계에 등장했고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업체 대표는 “문제의 현수막은 모두 제거했는데 이 피켓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사과했다. FC서울 구단 측도 “코로나 사태 이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시도한 일인데 의도하지 않은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업체 대표는 “매니지먼트 업체에서 이렇게 업체명과 BJ이름을 노출해서 사진을 찍을 것이라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추후 조치에 대해서는 FC서울 관계자와 협의해 진행하겠다. 성인 용품은 우리 업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우리 업체는 ‘리얼돌’이 아닌 ‘프리미엄 마네킹’을 생산하는 업체다”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패션용 마네킹 업체로 창업 3개월이 된 신생 업체다.

FC서울 측도 “사전에 마네킹을 제공한 업체가 성인 용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리 확인했다”면서 “패션용 마네킹 등을 제작하고 있다는 걸로 파악했다. 실제로 패션 업체나 백화점 등과 협상 중이라는 점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FC서울 측은 “우리가 처음부터 인터넷 성인 방송 BJ와 매니지먼트사 이름을 인식했으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이름 자체를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도 황당하다. 당연히 마네킹이 외국인 얼굴이어서 그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BJ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본의 아니게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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