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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주=조성룡 기자] 무관중 경기를 받아들이는 양 팀의 온도차는 미묘했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공식 개막전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에서 홈 팀 전북이 후반 38분 터진 이동국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을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K리그는 본격적으로 2020시즌의 일정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K리그는 남들보다 한 발 빠르게 시즌을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무관중으로 열렸다. 일부 미디어 및 축구 관계자들을 제외하고 어떠한 관중도 들어올 수 없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리그 일정과 방역을 동시에 고려해 내린 선택이었다. 사실 K리그 역사에서 무관중 경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전북도 수원도 텅 빈 경기장에서 K리그 경기를 하는 낯선 분위기를 90분 동안 경험해야 했다.

그렇다면 '무관중 경기'라는 새로운 분위기를 양 팀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전북과 수원 양 팀은 입을 모아 "역시 축구 경기에는 팬들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꺼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미묘하게 달랐다. 홈 팀과 원정 팀이 받아들이는 무관중 경기는 아무래도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북은 무관중 경기가 아쉽다는 반응을 시종일관 내비쳤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은 "팬들의 응원이나 함성 소리가 들리지 않아 많이 어색했다"라고 말했고 이동국은 "팬들 없이 경기한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인 것 같다"라면서 "무관중 경기를 뛰어보니 팬이 없는 경기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팬들이 그리운 날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수원 또한 관중이 없다는 것은 아쉬워했다. 하지만 수원은 무관중 원정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다. 이임생 감독은 무관중 경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실 이번 개막전은 우리가 원정 팀이다. 원정 팬들이 경기장에 가득 찼다면 어린 선수들 등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라면서 "아마도 원정이 무관중 경기라는 것은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이득을 봤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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