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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주=조성룡 기자] 수원삼성의 개막전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헨리였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공식 개막전에서 수원은 후반 28분 안토니스가 퇴장 당하는 상황에서도 고군분투 했지만 후반 38분 전북 이동국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배, 아쉽게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수원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 평가받던 수원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북을 상대로 잘 싸웠다. 특히 수원의 수비진은 인상적이었다. 원정 엔트리 명단에 조성진과 민상기가 제외되어 우려를 자아냈지만 수원의 백 쓰리는 제법 단단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헨리가 있었다.

이날 수원 헨리는 K리그1 데뷔전을 치렀다. 헨리는 수원의 최후방에서 수비진을 진두지휘했다. 전북의 화려한 공격진은 수원을 쉽게 뚫지 못했다. 전북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을 때 대부분 그 앞에는 헨리가 버티고 서 있었다. 그리고 헨리는 전북의 공격을 너끈히 막아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헨리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특히 헨리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중원까지 올라오며 미드필드 싸움에 가담하기도 했다. 물론 과거 수원 이임생 감독이 지적했던 느린 발이라는 약점은 이번에도 드러났다. 하지만 헨리는 자신의 약점을 한 박자 빠른 판단과 수비 지휘를 통해 보완했다.

만일 수원이 이번 개막전에서 승점 1점을 획득했다면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헨리에게 충분히 쏟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수원은 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전북 이동국에게 헤더 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충분히 무실점의 가능성이 엿보였지만 그 한 방이 수원을 무너뜨렸다. 후반 29분 안토니스의 퇴장 이후에도 수원은 잘 싸웠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비록 수원은 패배했지만 헨리의 활약은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경기 후 수원 이임생 감독 또한 "헨리는 백 쓰리 상황에서 자신의 장점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뿐만 아니라 주위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능력도 있다. 선수들과 잘 어울리면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그의 역할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개막전에서 수원은 많은 숙제를 남겼다. 무득점에 그친 공격진의 아쉬운 활약도 고민이지만 첫 경기부터 퇴장을 당한 안토니스의 공백을 다음 경기에서 잘 메워야 한다. 이임생 감독은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할 것이다. 그래도 수원에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캐나다에서 온 외국인 수비수 헨리가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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