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양=전영민 기자]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낸 FC안양은 이번 겨울 많은 선수를 타 팀에 내줬다. 공격 삼각편대(알렉스-조규성-팔라시오스)가 모두 팀을 떠났고 채광훈, 김상원, 구본상 등 핵심 자원들 역시 이탈했다. 하지만 안양은 닐손주니어, 기요소프, 아코스티, 마우리데스 등 외국인 4인방을 영입하며 이들의 빈 자리를 메웠다.

특히 이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쏠리는 선수는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마우리데스다. 결국 승점을 쌓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골을 넣을 수 있는 해결사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니어스>는 시즌 개막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난달 3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마우리데스와 만나 여러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반갑다. 드디어 시즌 개막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컨디션이 거의 0이었다. 브라질에서 휴식을 취한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 온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 경기장에서 100%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도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이제 절정의 몸 상태에 거의 다 왔다. 준비가 됐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그렇다. 그때보다 6~7kg을 뺐다. 하지만 여기서 더 빼고 싶다. 감독님도 내가 2kg 정도 더 빼길 원하시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2kg 보다 더 빼야 한다. 그래야 더 빠른 몸놀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우선 식단 조절을 많이 했다. 브라질에 있는 영양사들에게 식단 조절을 위해 먹어야 하는 음식들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 운동 강도도 쎄게 했다. 아내도 한국에 와서 나를 많이 도와주고 있는 중이다. 아내의 헌신이 큰 도움이 됐다.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넘었다. 한국 음식에 적응은 했나?

코로나19로 인해 주로 집에서 아내와 음식을 해먹고 있다.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한국 음식을 많이 접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여태껏 뛰었던 모든 나라들의 음식을 좋아했다. 그래서 한국 음식을 맛보게 되면 한국 음식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단과의 관계는 어떤가?

선수들과 모든 게 잘 맞는다. 처음 왔을 때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나를 믿어줬다. 경기장 안에서도 그렇고 경기장 바깥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모든 것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모든 선수들이 잘 도와줬지만 최호정과 유종현이 많은 도움을 줬다. 코칭스태프, 구단 모든 구성원들 역시 내게 도움을 준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

닐손주니어의 도움 역시 크다. 내가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닐손주니어가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에 나와서 같은 나라 출신의 선수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안양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훈련량이 많은 K리그 팀들 중에서도 훈련 강도가 강한 팀이다. 많은 훈련량이 낯설었을 것 같은데?

아니다. 이 정도 훈련 강도는 있을 줄 알고 왔다. 그리고 나는 훈련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축구는 내 인생이고 직업이기 때문이다. 또 나는 축구를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을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내게 필요하다면 두 시간 아니 세 시간도 훈련을 계속할 수 있다.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를 쓰는 포르투갈을 포함해 불가리아,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뛰었다. 그 나라들의 언어를 조금씩 할 수 있나?

불가리아어는 조금씩 한다. 내 아내가 불가리아 사람이다. 그래서 불가리아어랑 영어를 섞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중국어는 기본적인 것밖에 못한다. '감사합니다' 정도만 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중국에서 뛰었다. 경험자로서 중국축구와 한국축구의 차이에 대해 말해준다면?

한국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보다 기술이 좋고 파워풀하다. 또한 한국 선수들은 축구에 있어서 무언가를 더 성취하길 원하고 열정이 있다. 반면 중국 선수들은 훈련 때나 경기 때나 포기가 쉽다. 중국 선수들을 보며 '돈 많은 집 자식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얘기하자면 한국 선수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고 정이 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더 힘을 불어넣어 준다. 이런 점이 한국과 중국이 가장 다른 점이다. 한국 선수들의 이런 마인드가 내게 큰 도움이 된다.

중국에 있을 때 창춘야타이라는 팀에서 뛰었다. 솔직히 말해서 창춘 말고 다른 팀 선수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하지만 창춘 선수들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어린 선수들도 그랬다.

중국에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 함께 뛰어본 스타플레이어들이 있나?

야야 투레, 헤나투 아우구스투와 함께 뛰었다. 창춘은 2부리그에 있는 팀이었다. 그래서 1부리그에 있는 유명한 외국인 선수들과 맞붙을 기회가 많이 없었다. 가끔 FA컵을 하면 경기를 해보는 정도였다. 야야 투레는 정말 기억에 남는다. 워낙 세계적인 선수라서 그런지 가까이서 봤을 때의 느낌이 남달랐다.

그렇게 중국에서 뛰다가 한국으로 오게 됐다. 이적 과정을 말해줄 수 있나?

안양으로 이적하기 전 다른 나라의 팀들에서도 많은 이적 제안이 있었다. K리그 팀들 중에서도 러브콜을 보낸 팀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열정이 있는 팀 그리고 무언가 성취할 목표가 있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 내 에이전트가 안양 구단과 팬들의 열정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줬다. 또 닐손주니어와도 연락을 했는데 닐손주니어 역시 안양에 대해 좋게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안양을 선택했다.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팀이 승격을 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하지만 한국으로 오자마자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져 상당히 당황했다고 들었다.

(통역: 나도 그 기사를 봤는데 잘못된 이야기다. 기사에서 '마우리데스가 코로나19를 피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왔는데 한국 상황이 좋지 않아져 당황해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이야기가 적혀있더라. 하지만 마우리데스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창춘을 나왔다.)

마우리데스: 맞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터지기 2개월, 3개월 전에 창춘에서 나왔다. 아마 그때가 10월인가 11월이었다.

한국의 상황은 많이 나아졌다. 브라질의 상황은 어떤가?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사망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브라질 사람들은 코로나19를 신경쓰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밖에 나가서 놀고 클럽에 가서 술을 마시고 바다에 가서 즐기고 있다. 코로나19가 장난인 줄 안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미국도 벌써 사망자 수가 굉장히 많다. 이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걸 브라질 사람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민 특성상 브라질 사람들은 변하지 않을 거다.

가족들은 좀 괜찮은가?

브라질에 있는 가족들이랑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항상 집에 있으세요"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국은 확진자 수가 크게 줄었고 이제 K리그도 시작을 한다.

우선 중요한 건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만약 시즌이 시작한 후 다시 코로나19가 문제가 돼 K리그가 중단된다고 해도 나는 계속 한국에 있을 것이다. 한국은 지금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내 아내도 "한국은 안전한 나라다"는 말을 하고 있다.


ⓒ FC안양

다시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K리그에서 뛰었던 혹은 뛰고 있는 브라질 선수 중 친분이 있는 선수가 있나?

그렇다. 일단 레안드리뉴(과거 대구FC, 전남드래곤즈에서 활약)와 아는 사이다. 또 지금 대전에서 뛰고 있는 브루노 바이오와는 과거에 브라질 인테르나시오날 유소년 팀에서 함께한 적이 있다.

인테르나시오날은 브라질 최고 명문이 아닌가?

상파울루 주리그 유소년 팀에서 뛸 때 14경기에서 16골을 넣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때 인테르나시오날 말고도 산투스, 코린치안스, 그레미우 등에서 이적 제안을 받았다. 이후에 인테르나시오날을 선택했다. 브라질 팀들은 유소년 선수들에게 돈을 준다. 인테르나시오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인테르나시오날 유소년 팀에 대한 구단의 투자가 상당히 많았다. 후원도 굉장했다. 그래서 인테르나시오날을 선택했다.

이후에 유럽으로 진출했고 유로파리그에서 득점을 했다.

그렇다. 유로파리그에서 총 네 골을 넣었다. FC코펜하겐(덴마크), FC아드미라(오스트리아)를 상대로 골을 넣었다. 특히 코펜하겐전에서의 득점이 가장 멋있었다. 아직까지도 코펜하겐전과 그때 넣었던 골을 잊을 수 없다.

유로파리그는 상당히 수준이 높은 대회다. 각 나라 최고의 팀들이 나온다. 유로파리그 경기를 하려 경기장에 들어설 때면 온 몸이 아드레날린으로 가득찼다. 특히 코펜하겐전은 6만명의 관중이 가득찬 경기장에서 뛰었는데 모든 유럽 사람들이 내가 뛰는 경기를 보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상당히 흥분이 됐다.

CSKA소피아 홈구장이 6만석으로 가득찬 것인가?

그렇다. 소피아 경기장의 분위기는 엄청나다. 경기장에 들어가기만 해도 축구 팬들의 열정으로 인해 소름이 돋는다. 더비 경기라도 하는 날에는 정말 대단했다. 팬들이 카드섹션도 하고 홍염도 깠다. 팬들의 열정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소피아 팬들은 우리가 지고 있든 이기고 있든 항상 열심히 응원가를 불러줬다. 선수로서 동기부여가 됐다. 또 100%를 쏟을 수 있었다.

소피아에서는 7개월 정도 뛰었다. 하지만 나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뛴 후 다른 곳으로 이적하길 바랐다. 그리고 결국 다른 팀으로 옮겼다. 이젠 안양에 왔다. 이곳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 안양에서도 열심히 해서 내가 세워놓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축구 외적인 질문을 해보고 싶다. 과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나니의 덤블링 세리머니를 따라 하다가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고 들었다.

맞다. 프로 데뷔골을 넣었을 때다. 골을 넣은 후 그 세리머니를 했고 결국 부상을 입었다. 당시 그 세리머니를 했던 걸 후회한다. 만약 그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으면 내 선수 경력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 FC안양

원래도 골을 넣고 화려한 세리머니를 하는 편인가?

옛날엔 그랬다. 하지만 안양에선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때 다쳤던 것과 그로 인해 받았던 고통을 생각하면 화려한 세리머니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대신 닐손주니어와 준비한 춤 세리머니가 있다. 안양에서 골을 넣으면 그걸 할 생각이다.

목에 있는 문신이 인상적이다.

문신을 좋아하는 편이다. 봤을 때 힘이 날 수 있도록 문신을 했다. 앞으로도 문신을 더 할 생각이다.

올 시즌 정해놓은 목표가 있나?

안양 구단이 원하는 목표가 내가 원하는 목표다. 그건 바로 팀의 1부리그 승격이다. 안양을 최대한 높은 위치로 데려가고 싶다. 나는 "몇 골을 넣겠다"라고 득점에 대한 목표를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오면 해결하는 게 내 몫이다.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고 동료들이 날 도와주면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독님도 내가 경기장에서 100%를 쏟고 나오길 원하신다. 감독님은 내게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지도해주고 채워주신다. 감독님과 함께 일을 하게 되서 영광이다. 감독님을 도와 반드시 안양이 1부리그로 승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


ⓒ FC안양

당신에 대한 안양 팬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선 나는 피지컬과 힘이 좋은 선수다. 몸싸움에 지지 않으려고 한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지만 공중볼에 자신감이 있고 좋은 슈팅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나를 믿고 팬들이 응원을 보내주면 항상 매경기마다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초반 몇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하게 되서 팬들을 만날 수 없다. 이 점이 아쉽다. 최대한 빨리 팬들을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 팬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하다. 팬들의 응원을 들으면 힘이 날 것이다. 그때까지 다들 건강 조심하셨으면 좋겠다.

인테르나시오날, CSKA소피아 등 명문 팀들을 두루 거친 선수답게 마우리데스는 인터뷰 내내 겸손했다. 또한 안양의 많은 훈련량에 대해서 묻자 "축구선수라면 훈련은 당연한 거다. 필요하다면 세 시간 넘게라도 훈련을 할 수 있다"며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과연 자신감에 가득 찬 이 선수는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마우리데스의 발끝에 안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enry412@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