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 변수가 생길까?

2023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이하 센터)에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선거다. 지난 15일 전국적으로 진행된 총선과 함께 치러진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 미래통합당 박상돈 후보가 46.4%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한태선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천안시와 함께 손잡고 진행되고 있다. 2019년 8월 천안시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센터 유치를 확정지은 바 있다. 당시 천안시는 센터 유치로 인해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과 함께 변수가 등장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던 센터 건립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어디까지 진행됐나?

대한축구협회는 꾸준히 센터 건립에 대한 부분을 한 걸음씩 진행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축구협회는 센터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최종 경쟁사 4개를 확정했다. 이미 설계 업체로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을 선정한 상황이라 마스터플랜 국제공모까지 완료될 경우 센터의 대략적인 외관은 알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덮쳤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센터 프로젝트는 꾸준히 진행됐다. 당장 코로나19에 영향 받는 업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상대적으로 다른 부서에 비해 업무가 멈추는 일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예정한 대로 2023년 6월 천안시에 센터를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 들어설 센터는 천안시 입장면 47만 8,000㎡ 부지에 조성된다. 이곳에는 천연 및 인조잔디 구장 12면을 포함해 관중 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 스타디움, 실내훈련장, 축구박물관, 풋살장, 테니스장, 실내체육관 등이 들어선다. 예정대로 설계 및 디자인 공모가 완료되고 토지 보상 문제도 해결되는 등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2021년 3월에 첫 삽을 뜨게 된다.

갑자기 등장한 변수, 천안시장 보궐선거

문제는 새로운 천안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센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는 순간부터 센터에 대한 '전면 재협상'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중요 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의 욕심을 약점 삼아 충남도와 천안시에 재정적인 독박을 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예시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센터는 천안시장 보궐선거 내내 주요 쟁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한태선 후보는 "지역 사회의 전폭적인 성원 속에 어렵게 유치된 센터다"라면서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지만 박상돈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는 "전임 시장이 사퇴하기 전 체결한 밀실 협약이기에 전면 재검토하겠다"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여기에 박 시장은 선거운동 도중 천안지역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센터 건립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축구종합센터 진입로 확장공사와 편의시설 건립, 토지매입비, 축구단운영 등에 3,000억원에 달하는 재정이 투입된다"면서 "재정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지방정부의 정권 교체, 대한축구협회의 생각은?

박 시장이 새로 취임한 천안시는 벌써부터 지역 내 각종 사업의 몸집 줄이기를 검토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사업 예산을 10% 줄일 계획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이는 향후 센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대한축구협회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현재 천안의 분위기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천안시로부터 공식적으로 재협상 등에 대한 메시지를 받은 것은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는 꾸준히 센터 건립을 위해 준비하고 있고 일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천안시와 협약서를 체결한 상황이다. 모든 계약이 그렇 듯 어느 한 쪽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등 축구팬들이 우려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지방정부의 수장 교체가 불가항력으로 인한 계약 수정 또는 해지 사유가 되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현재까지 센터 유치의 재협상은 천안 지역에서 조금씩 공론화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은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별 다른 잡음 없이 완공까지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신임 박 시장이 계속해서 센터 재협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만큼 센터 건립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변수는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