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드골’ 나드손 “아직도 지인들에게 수원 시절 이야기 한다”


ⓒ 수원삼성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지난 2003년 당시 K리그 최강팀이었던 수원삼성은 깜짝 놀랄만한 영입을 발표했다. 바로 브라질 올림픽대표팀 주전 공격수인 나드손을 품은 것이다. 당시 수원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기간 5년, 이적료 150만 달러, 연봉 20만 달러, 계약금 20만 달러를 포함해 K리그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인 27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2억 4,000만원)를 지불하고 나드손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나드손이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3년 리그 18경기에 출전해 14골 1도움을 기록한 나드손은 이듬해인 2004년에는 리그 38경기에 나서 14골 4도움을 올리며 수원삼성의 통산 세 번째 K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나드손은 2004 K리그 베스트 11과 2004 K리그 MVP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가 MVP에 선정된 것은 K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나드손이 네 시즌 동안 K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은 인상깊었다. 그는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K리그를 지배했다. K리그 통산 86경기에 출전해 43골을 기록했다는 점은 나드손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2007년을 끝으로 수원을 떠난 이후엔 여러 팀을 전전했고 결국 지난 2016년 축구화를 벗었다.

15일 오전 <스포츠니어스>는 브라질에서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나드손과 연락이 닿았다. 정중하게 인터뷰 요청을 하자 나드손은 “수원삼성 시절과 관련된 인터뷰라면 언제든 영광이다”며 흔쾌히 인터뷰를 수락했다.

“나는 매우 잘 지내고 있다. 피자집 사업을 하고 있다”며 입을 연 나드손은 “내가 피자집 사장이다. 하지만 피자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사장이지만 내가 모든 일을 직접 한다. 가게 이름은 ‘Top Pizza’s Delivery’다”고 전했다. 나드손은 피자집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넘쳐보였다.

ⓒ 나드손

하지만 나드손은 동시에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도 했다. 그는 “현재 두 곳의 시청에서 체육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더불어 내가 선수였던 시절 나를 돌봐줬던 스포츠 컨설턴트 회사와 축구 학교와 관련된 일인 ‘프로젝트 나드골’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일이다”고 전했다.

근황에 대한 이야기가 어느 정도 끝나고 이내 대화 주제는 수원 시절로 옮겨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드손은 여전히 수원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있는 듯했다. 나드손은 “내가 위대한 클럽의 일원으로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나는 여전히 이곳 브라질에서도 사람들에게 리그 우승을 이뤄냈던, 또 역사를 만들었던 그 당시 수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단히 행복한 기억들이다”고 전했다.

이어 나드손은 “한국에 도착했을 때 나는 수원이라는 위대한 클럽에서 내가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원엔 열정적인 수천 명의 팬들이 있었다. 팬들이 보내줬던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라고 덧붙였다.

수원에서 있었던 네 시즌 동안 나드손이 가장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준 해는 역시 2004년이다. 이 당시 나드손은 수원의 통산 세 번째 리그 우승을 이끌며 시즌 MVP에 선정됐다. 나드손은 역시 “수원에서 가장 대단했던 시절을 꼽으라면 단연 2004년이다. 당시 우리는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나는 시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고 답했다.

ⓒ 나드손 SNS

“2004년 당시 차범근 감독님이 (입지와 관련돼)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며 말을 이어간 나드손은 “다행히 내가 시즌 하반기에 있었던 거의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어서 우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차범근 감독님은 선수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던 감독님이셨다. 감독님은 우리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셨다. 감독님이 정말 그립다. 감독님과 감독님 가족에게 신의 축복이 가득하길 빈다”고 덧붙였다.

2004년 수원 선수단의 면면은 화려했다. 이운재, 곽희주, 김대의, 김두현, 조재진, 고종수 등 국가대표급 국내 선수들부터 나드손을 포함해 무사, 마르셀, 우르모브 등 외국인 선수 명단도 대단했다. 2005년엔 김남일, 조원희, 마토, 송종국, 산드로C 등이 가세하며 선수단이 한층 강화됐다. 2007시즌을 앞두곤 하태균, 배기종, 최성용, 에두, 안정환이 영입됐다.

그렇다면 그 당시 팀 동료들 중 나드손이 기억하고 있는 최고의 선수는 누구일까. 이에 대해 나드손은 “모든 선수가 특별했다. 모든 선수가 정말 중요한 선수들이었다”고 전한 뒤 “나는 항상 그 시절 수원에서 함께 뛰었던 모든 동료들을 높이 평가한다. 그들은 내 삶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함께 성공을 이뤘던 그 당시의 선수들과 이벤트 경기를 해보고 싶다. 그들을 보고싶다”고 답했다.

ⓒ 수원삼성

이렇듯 나드손은 수원이 K리그를 휩쓸던 2000년대 초중반 당시의 기억에 여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수원과 지금의 수원은 다른 위치에 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이란 성과를 이루기도 했지만 최근 수원은 지속적인 예산 감축으로 리그에서도 힘겨운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평일 경기에도 만원 관중이 들어차던 빅버드의 모습 역시 이젠 보기 힘들다. 최근 10년간 급격히 달라진 수원의 위상에 대해 이야기하자 나드손 역시 상심이 깊은 모습이었다.

나드손은 “매우 슬프다. 나 역시 몇몇 수원 팬들에게 ‘뭔가 시급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며 “변하지 않으면 위대한 수원이 앞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004년 우승 멤버로써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수원이 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항상 명예가 넘치고 신성한 클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짧은 인터뷰 내내 나드손은 수원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위대한 수원’이라는 표현 역시 반복했다. 그의 마지막 인사말에서도 수원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축구팀인 수원을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정말 보고싶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이 내게 알려준 존중과 존경의 의미에 대해 감사하다. 내가 수원에 있는 모든 이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팬들이 다들 잘 지냈으면 좋겠다. 코로나19에 맞서 가족들을 잘 돌보자”며 인터뷰를 마쳤다.

henry412@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7luZw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