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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4월 10일 총선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투표 일정이 시작된다. 10일과 11일 양일 간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4월 15일에 본 투표가 진행된다. 지금도 선거운동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시국에 어려운 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선거 판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주의에 꼭 필요한 것은 선거기 때문이다.

선거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라 또는 그 지역의 예산을 집행하고 정책을 만들기 때문이다. 축구도 예외는 아닐 수 없다. 특히 시·도민구단이 많은 한국축구의 현실 상 축구는 선거, 정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주목할 만한 축구 이야기들은 무엇이 있을까? <스포츠니어스>가 정리했다.

'창단' 놓고 상반된 입장 보이는 용인 갑

이번 총선에서 K리그와 관련된 공약을 찾아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한 지역구에서는 K리그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용인 갑 지역구다. 이미 이 지역구는 축구팬들에게 한 차례 많은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미래통합당 정찬민 후보가 공약 중 하나로 'SK 축구단 유치'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공약은 SK하이닉스와 연계되어 제시되고 있다. SK 축구단인 제주유나이티드를 용인 연고로 변경하는 것 뿐 아니라 용인시에 있는 용인축구센터를 SK가 사업부지로 인수해 두 배 가량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과거 용인시장 시절에도 제주의 연고이전을 추진한 바 있어 만일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다시 한 번 이 계획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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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상대당인 더불어민주당 오세영 후보는 비슷하지만 다른 공약을 내놓았다. 바로 시민구단 창단이다. 프로축구단을 통해 K리그에 입성하겠다는 것은 두 후보 모두 같지만 접근 방식이 다른 셈이다. 다만 오 후보의 경우 자세한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혈세 3,000억원 이상을 들인 용인시민체육공원(삼가동)과 용인축구센터(죽능리) 모두 용인 갑 지역구에 해당하는 곳이라 이에 대한 관리 및 유지 방안으로 공약을 건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단' 놓고 설전 벌인 충북 청주

축구와 K리그 관련 공약이 구체적으로 들어가있지 않지만 이를 놓고 흥미로운 설전을 벌인 지역구 또한 있다. 바로 충북 청주 흥덕 선거구다.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후보와 미래통합당 정우택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두 후보는 모두 20대 국회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는 재미있게도 프로축구단 이야기로 한 차례 맞붙었다. 지난 7일 KBS청주방송총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 후보는 K리그 이야기를 하며 도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도 후보에게 "문체부 장관 때 지역을 위해 무엇을 일했나"라면서 "지역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전국 각 시·도에 있는 프로축구단도 충북에만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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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도 후보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프로축구단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프로축구단은 청주시장과 상의해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물론 토론회에서 잠시 나온 이야기다. 하지만 프로축구단을 가지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두 후보가 설전을 벌였다는 것은 현재 충북과 청주 지역에서 프로축구단이 꽤 무게감 있는 지역 현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축구센터 놓고 천안시 '빅뱅'

이번 총선에서는 국회의원을 뽑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몇 장의 투표용지를 더 받게 된다. 재보궐선거가 함께 열리기 때문이다. 천안시도 그 중 하나다. 천안시는 오는 15일 천안시장 보궐선거를 함께 치른다. 기존 구본영 천안시장이 지난 2019년 11월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원 판결을 받아 당선무효형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천안시장 보궐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한태선 후보와 미래통합당 박상돈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의 화두 중 하나는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다. 천안시에 건립될 이 센터는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한창 설계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두 천안시장 후보는 이 축구종합센터에 대해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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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태선 후보는 이 센터를 전임 시장의 최대 치적이라고 평가하며 차질 없는 진행을 공언한 반면 미래통합당 박상돈 후보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불공정 계약인 만큼 전면 재협상을 해야한다고 주장 중이다. 특히 박 후보는 천안 지역구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들과 함께 기자회견에서 "축구종합센터 관련해 약 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가뭄에 콩 나듯 줄어든 스포츠 공약

이번 총선에서는 축구 뿐 아니라 스포츠 관련 공약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 지역구 선거의 경우 해당 지역에 스포츠센터를 조성하는 등 체육 인프라 조성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 물론 당 차원에서 비례대표 선거를 위해 여러 스포츠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좀 더 명확하고 자세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거론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나마 일부 지역구에서 참고할 만한 공약은 몇 개 있다. 광명 갑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후보는 '스포츠 문화예술도시'를 만들겠다며 프로스포츠 구단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임 후보의 첫 번째 지역공약이다. 특히 그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화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핸드볼 선수 출신 후보이기도 하다.

수원 갑 지역구의 경우 미래통합당 이창성 후보가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공약을 들고 나왔다. 수원FC의 홈 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나섰다. 수원FC 뿐 아니라 KBO리그 kt위즈가 홈으로 사용하는 수원종합운동장에 비시즌 기간 야시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수원종합운동장 일대 교통망 확충을 위해 신수원선 조기 착공과 역사 조성, 트램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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