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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올 시즌 K리그가 축소 운영될 경우 구단들이 입을 실질적인 피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는 K리그 구단 대표자 회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K리그 재개 시점과 현 상황에 대한 공유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앞서 K리그는 지난달 29일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며 개막이 잠정 연기된 상태다.

4월 초 개막이 물 건너가며 사실상 K리그1 38경기 체재는 물거품이 됐다. K리그2 역시 기존의 36라운드를 온전히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진행된 대표자 회의에서 K리그 각 구단의 대표들은 리그 경기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데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경기 수 축소로 구단들이 입는 피해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리그 경기 축소는 바라지 않던 마지막 수단이었다. 여전히 경기 수가 축소되지 않길 희망하고 있다"며 "경기 수가 줄어들면 총 관중수가 줄어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홈경기 당일의 티켓 수익, 머천다이징 수익, 매점 판매 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기 수가 줄면 연맹에서 각 구단에 배분되는 중계권료도 적어진다. 물론 방송사와 연맹이 금액을 어떻게 조절해 줄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이밖에 각 구단에 분배되는 스포츠토토 수익 금액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홈 경기가 줄어들면 정말 큰일난다"고 덧붙였다.

경기 수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이미 팬들에게 판매된 시즌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K리그1 구단들의 경우 홈 19경기를 기준으로, K리그2 구단들은 홈 18경기를 기준으로 올해 시즌권을 판매했다. 이에 대해 한 구단 관계자는 "팬들에게 시즌권 금액을 환불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또 여기서 제대로 된 환불 조치가 되지 않으면 민원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시민구단들은 구단 특성상 민원이 걸리면 굉장히 골치 아픈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리그 축소가 현실화되면 피해를 입는 주체는 구단뿐만이 아니다. 선수들 역시 수입에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 관계자는 "경기가 줄어들면 선수들의 출전 수당과 승리 수당 역시 당연히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선수들의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며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다른 나라 리그 선수들의 경우 상황이 이렇게 되며 연봉을 반납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렇듯 리그 일정이 축소되면 예상외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이유로 리그 축소를 바라지 않는 구단도 있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축소된 리그의 우승컵이든, 축소되지 않은 리그의 우승컵이든 우승컵의 가치는 동등하다"며 조심스레 운을 뗀 후 "그래도 혹여나 우리 팀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제대로 모든 라운드를 치르고 우승컵을 들고 싶다는 조그만한 바람이 있다. 현재 팀 경기력이 상당히 좋다. 빨리 시즌이 시작돼서 현재의 이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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