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광주는 어떻게 ‘WC 2회 출전’ 마르코를 품었을까?


ⓒ 광주FC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광주FC가 ‘대어’ 외국인 선수를 품었다.

광주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24일 광주는 보도자료를 통해 “코스타리카 국가대표인 마르코를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광주가 마르코를 영입했다는 것은 적잖이 놀랄 만한 일이다. 마르코의 이력은 화려하다. 코스타리카 국가대표로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다. 대표팀 이력만 봤을 때 광주 역사상 최고 수준의 선수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마르코의 입단이 놀라운 것은 광주가 시민구단이라는 점이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을 갖고 매년 어렵게 팀을 꾸리는 광주가 마르코를 영입했다. 최근까지도 그는 쏠쏠하게 활약했다. 코스타리카 LD 알라후엘렌세에서 31경기 12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광주가 꽤 많은 돈을 썼을 것”이라고 예측할 정도다. 그렇다면 광주는 어떻게 마르코를 데려올 수 있었을까?

‘에이 설마’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마르코
광주는 지난 시즌이 종료된 이후 발 빠르게 외국인 선수를 물색했다. 펠리페와 윌리안, 아슐마토프가 그대로 함께하는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를 찾아야 했다. 광주 박진섭 감독은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하거나 펠리페와 짝을 이룰 스트라이커를 데려오는 것이었다. 광주는 외국인 선수 후보 명단을 추려 본격적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당시 마르코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후보군 중 한 명에 포함되어 있었다. 박 감독은 그의 프로필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영상을 통해 봤을 때 잘 하더라. 게다가 국가대표고 월드컵 경험도 있었다. 코스타리카에서도 이름값이 꽤 높았다. 이 선수를 보며 처음 든 생각은 ‘금액이 맞을까?’였다.” 구단 관계자도 마찬가지였다. “경력이 정말 화려해서 ‘이 선수가 올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광주는 마르코 한 명을 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를 동시에 찾아보는 ‘투 트랙 전략’을 썼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쪽에서는 영입 작업이 지지부진했다. 스트라이커의 영입 기준은 ‘펠리페와 잘 맞는가’였다. 문제는 펠리페와 잘 맞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돈도 문제였고 축구 스타일도 찾기 쉽지 않았다.

마르코가 광주 올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결국 광주는 스트라이커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눈을 돌렸다. 그 와중에 놀랄 만한 소식 또한 전해졌다. 마르코의 에이전트가 “연봉 등을 협상할 용의가 있다”라고 전한 것이다. 빠듯한 예산의 광주 입장에서는 희소식이었다. “만일 마르코가 과거처럼 그대로 비싼 몸값을 불렀다면 영입은 실패했을 것이다. 광주는 당연히 많은 돈을 쓰지 못한다”라는 것이 박 감독의 말이었다.

마르코가 광주와의 협상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본인의 가치관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과 북중미 무대에서 주로 활약한 마르코는 아시아 무대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다. 특히 대한민국과 일본을 상대로 A매치 경험도 있었기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박 감독은 “선수가 돈을 원하면 광주에 오기 힘들었다. 하지만 마르코가 돈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망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 한 장의 사진이 마르코의 위상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 Danilo Borges/Portal da Copa

광주는 내부적으로 마르코를 영입 대상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마르코는 전 소속팀인 코스타리카 LD 알라후엘렌세에서 한창 시즌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동안 광주는 계속해서 마르코에게 “우리는 네가 필요하다. 갓 K리그1에 승격한 팀인 만큼 네가 온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결국 마르코 영입에 성공했다.

박진섭 감독의 다짐 “이제 남은 숙제 하나 풀어야죠”
광주는 마르코를 영입하며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만족스럽게 맞췄지만 박 감독은 오히려 차분한 반응이었다. 그는 <스포츠니어스>에 “이제는 마르코가 팀과 한국에 잘 적응하고 K리그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가 숙제로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이력은 화려하지만 K리그라는 무대에서 확실하게 적응해야 영입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박 감독의 생각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긍정적이다. 특히 언어 측면에서 마르코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잘 어울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감독은 “마르코가 스페인어를 하지만 러시아 무대 경험이 있어 러시아어도 할 줄 안다. 펠리페와 윌리안 뿐 아니라 아슐마토프와도 말이 통한다. 네 명의 외국인이 서로 쉽게 소통한다는 것은 팀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마르코가 경기력 뿐 아니라 광주 선수단 내에서 또다른 리더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는 “광주는 어린 선수들이 꽤 많다. 비록 외국인이지만 국가대표로 월드컵 경험이 두 번이나 있는 선수다. 광주의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점이 있을 것 같다. 또 마르코가 자신의 경험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외국 생활 경험 또한 많으니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마르코 우레냐는 광주에서 ‘마르코’라는 등록명으로 K리그를 누빌 예정이다. 많은 팬들이 등록명 ‘우레냐’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그는 마르코라는 이름으로 뛸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광주 구단 관계자는 “마르코 본인이 자신의 등록명으로 ‘마르코’를 원했다”라면서 “마르코라는 이름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본인의 의지가 강해 뜻을 따르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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