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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올 시즌 K리그2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지난해 K리그1에서 강등된 제주 유나이티드, 경남FC와 기업구단으로 변신한 대전하나시티즌 등이 치열한 상위권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K리그2는 예상대로 흘러간 적이 많지 않았다. 그만큼 예측 불가능하고 변수가 많은 리그다.

지난 시즌 막판 파죽의 리그 5연승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부천FC는 올 시즌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 올 겨울 부천은 조용하고도 긴밀하게 착실한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프로 7년 차 풀백 곽해성 역시 부천에 새로 합류한 얼굴 중 한 명이다. <스포츠니어스>는 19일 오후 곽해성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진심이 담긴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곽해성은 최근 컨디션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수선한 상황이긴 한데 운동을 계속하고 있어서 컨디션엔 문제가 없다"는 곽해성은 "시즌이 시작했을 때처럼 1주일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팀들과 친선 경기는 못하게 됐지만 자체적으로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토요일에 있을 자체 경기에 맞춰 1주일을 보내는 중이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곽해성은 두 달간의 동계훈련을 회상했다. 곽해성은 "전지훈련 강도가 좀 많이 높았다. 팀에 조금 늦게 합류를 해서 태국 전지훈련 기간 새벽에 따로 운동을 했다"며 "오전 8시에 아침을 먹는데 6시 반쯤에 나가서 우리가 있던 골프 리조트 한 바퀴를 뛰었다. 그리고 오전에는 체력 운동, 오후에는 전술 훈련, 저녁을 먹고 나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다가올 시즌을 위해 착실한 준비를 한 부천이다. 하지만 시즌 개막이 미뤄지며 약간은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곽해성은 "처음에는 좀 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시즌도 시작되지 않았고 외출도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었다"며 "훈련장과 집만 왔다 갔다 해서 몸도 늘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 선수들이 훈련장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답했다.

부천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곽해성은 이제 K리그2에서 잔뼈가 굵은 송선호 감독과 함께한다. "감독님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훈련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고 전한 곽해성은 "보통 훈련을 1시간 30분 정도 하는데 감독님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훈련 시간이 1시간 40분에서 1시간 50분 정도로 늘어난다. 또 감독님은 직접 나와서 전술이나 선수들이 해야 할 움직임에 대해 먼저 보여주신다. 이렇듯 감독님은 열정적인 스타일을 가지신 분이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곽해성은 리그 14경기에 나서 네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인천의 K리그1 생존에 기여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인천을 떠나 부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에 대해 곽해성은 "인천에서 부천이 멀지 않아 따로 집을 옮기지는 않았다. 원래 송도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송도에서 부천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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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떠나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다"는 곽해성은 "작년 시즌에는 어느 정도 인천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을 떠나게 됐다. 그런 점이 조금 아쉽긴 하다. 지난해 초반에는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유상철 감독님이 오시면서 기회를 받았고 컨디션이 올라왔다. 경기를 계속 뛰니까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곽해성의 활약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경기는 단연 케힌데의 데뷔골을 어시스트했던 리그 37라운드 상주와의 홈경기다. 당시 경기에서 곽해성은 후반 막판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로 케힌데의 인천 데뷔골에 기여했다.

곽해성은 "당시 경기에서 케힌데가 교체 투입으로 들어왔다. 그때 경기 전에 유상철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것이 '케힌데를 보고 크로스를 하거나 공을 띄워라. 그러면 케힌데가 알아서 잘할 것이다'였다. 내가 공을 잡았을 때 케힌데가 그 위치에 혼자 서있었다. '케힌데한테 주면 되겠지'라고 해서 공을 줬는데 그 상황에서 케힌데가 슈팅을 할 줄은 몰랐다. 항상 연습할 때도 팀 훈련이 끝나면 케힌데한테 크로스를 하는 훈련을 했다. 그런데 그게 결국 마지막에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날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둔 후 인천은 경남과 시즌 마지막 경기를 위해 창원으로 넘어갔다. 인천의 K리그1 생존이 걸려있던 당시 경기에서 킥오프 전 곽해성은 라커룸에서 무릎을 꿇고 간절한 기도를 했다. 이에 대해 곽해성은 "원래 나는 항상 경기 전에 기도를 하고 들어간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항상 기도를 한다. 그런데 그날은 우연치 않게 내가 기도를 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더라. 나는 항상 선수들끼리 라커룸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경기장으로 나가기 전에 따로 기도를 한다"고 답했다.

프로 7년 차로 어느덧 고참 선수의 반열에 올라선 곽해성의 주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다. 하지만 그는 종종 왼쪽 풀백으로 경기에 나서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 곽해성은 자리는 어디가 될까. "어디에 서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며 웃음 지은 곽해성은 "요즘 왼쪽 오른쪽 수비수 자리를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훈련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자리로 나설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곽해성은 "오른발잡이지만 왼발 역시 나쁘지 않다. 어떤 발이든 크로스는 자신이 있다"며 자신의 장점을 소개한 뒤 "대학교 때 프리킥을 포함한 킥 연습을 많이 했다. 또 대학교 때 감독님이 킥을 하라고 시키셔서 많이 했다. 자신감이 있었다. 프로에 와서는 2015시즌 성남에서 뛸 때 (김)두현이 형에게 크로스를 많이 배웠다. 그때 두현이 형이 많이 알려주셔서 그런 점이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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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해성은 제주도 서귀포시 출신이다. 이후 축구를 위해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시흥에 위치한 정왕중학교에 입학했고 경희고등학교 광운대학교를 거쳐 2014년 성남FC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학창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곽해성은 "중학교 때 원래는 서귀포중학교를 가려고 했는데 서귀포중이 해체가 되며 정왕중으로 올라왔다. 그래도 제주도 출신 형들이 정왕중에 많아 힘든 것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신입생 땐 부모님이랑 떨어져 있는 게 힘들어 주말마다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육지로 중학교를 오며 끊어지는듯했던 곽해성과 제주의 인연은 이후 다시 닿았다. 곽해성은 2016시즌 중반 제주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으며 고향에서 반 시즌 간 활약했다. 곽해성은 "제주 임대 시절은 많이 좋았다. 친구들도 경기장에 많이 왔고 특히 초등학교 은사님이 내가 제주에서 뛰게 된 걸 엄청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곽해성은 "은사님이 이전에도 '제주에서 뛰어라'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기억에 남는 점이 내가 제주에서 첫 홈경기를 할 때 은사님이 오셨었다. 그런데 또 마침 내가 그날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내가 서귀포시 출신이라 집도 제주월드컵경기장 근처다. 부모님도 제주에서 뛸 때 많이 좋아하셨다. 그간 K리그에서 세 골을 넣었는데 두 골이 제주에 있을 때 넣은 거다. 제주에서 좋은 기억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누구보다 제주에 애착이 강한 곽해성이지만 이제 곽해성은 제주를 상대로 죽기살기로 뛰어야 한다. 팀에 합류한지 이제 막 두 달이 지났지만 곽해성 역시 부천과 제주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곽해성은 "제주는 내 고향팀이자 친정팀이다. 하지만 내 현재 소속은 부천이다"고 전한 뒤 "제주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 당연한 것이다. 제주를 상대로 승리해서 팬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제주전을 뛰겠다"고 전했다.

부천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곽해성의 날카로운 오른발과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 "아직 연습 경기는 뛰어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다"는 곽해성은 "그래도 연습할 때 보면 외국인 공격수들과 호흡이 괜찮은 것 같다. 얼마 전 합류한 바이아노는 헤딩력이 좋고 발 기술도 좋다. 임팩트가 상당히 좋은 선수다. 바비오는 워낙 빠른 선수다. 바비오도 좋은 선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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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막판 인천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곽해성은 올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다짐하고 있었다. 곽해성은 "매년 인터뷰 때마다 시즌 목표를 말하지만 잘 되지 않더라. 다만 작년보다는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 도움을 네 개를 했다. 올해는 일곱 개 이상 도움을 하겠다. 작년보다는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곽해성은 부천 팬들에게 한 가지 다짐을 전했다. 곽해성은 "올 시즌 정말 끈질기게 끝까지 하는 모습은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정말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준비를 많이 했다. 팬들이 원하는 빠른 공수전환을 올 시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원팀이 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응원을 와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리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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