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인천=전영민 기자] 갈수록 치열해지는 K리그1 무대에서 인천유나이티드는 매년 생존에 성공하고 있다. 매년 시즌 초 연패를 거듭하는 인천을 보며 많은 이들이 "올 시즌에는 강등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지만 단 한 번도 이러한 예상이 맞아떨어진 적은 없었다. 지난해에도 인천은 결국 생존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베테랑 골키퍼 정산이 있었다.

지난 시즌 정산은 인천 유니폼을 입고 리그 27경기에 나서 40실점을 기록했다. 실점 기록만 놓고 보면 좋지 않은 기록처럼 보이지만 정산은 위기 상황에서 번뜩이는 선방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인천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스포츠니어스>는 인천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는, 어느새 인천의 최고참이 된 정산을 6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만났다.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컨디션은 어떤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전지 훈련 기간이 짧진 않았지만 팀 전체로 봤을 때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언제 시즌이 시작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원래 하는 일이 훈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를 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다.

운동 강도 역시 평소와 다를 게 없다. 전지훈련이라고 해서 훈련 강도를 엄청 높게 했던 것은 아니다. 체계적으로 운동을 했었다.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적정한 강도로 시합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큰 어려움은 없다.

선수단 분위기는 좀 어떤가?

사실 다들 예민했었다. 팀은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시즌 개막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다. 시즌이 4월 초에 개막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늘어난 만큼 준비 시간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다 보니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특수한 상황인데 고참으로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점이 있나?

내가 선수들에게 딱히 해줄 말은 없다. 우리가 내일과 모래 훈련을 쉰다. 토요일 일요일 동안 쉬는 거다. "외출을 하거나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 말아라" 이런 얘기만 한다. 나도 프로 생활을하며 이런 적은 처음이다.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리게 되면 선수단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감독님도 대표님도 고참 선수들도 선수단에 이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훈련 끝나고 헤어지면 어디에 갈지를 모르는 거지 않나. 약간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선수들이 각자 잘해줄 거라 믿는다.

임완섭 감독 부임이 늦은 편이었다. 수비 완성도는 어떤가?

감독님께서 남해 전지훈련부터 팀과 함께하셨다. 감독님이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셨다. 그전에 선수단이 해왔던 것과 남해에서 훈련한 것이 완벽히 일치할 수는 없는 부분이 있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헷갈려 했던 부분들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다. 남해에서는 자체 경기밖에 하지 못했다. 내 느낌상 이전보다 팀이 뭔가 더 간결해지고 명확해진 느낌이 있다. 계속해서 팀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 중이다.

일단 감독님의 훈련 강도가 굉장히 강하다. 수비에서 중요하게 여기시는 부분이 많으시다. 작년에 우리가 실점이 굉장히 많지 않았나. 조직 훈련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감독님과 우리 팀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독님을 믿고 따라가다 보면 과거 인천의 짠물 수비가 재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임완섭 감독과 함께한 지 한 달이 넘었다.

감독님은 엄청 좋으신 분이다. 유상철 감독님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두 분 다 모두 좋으시다. 물론 못했을 때는 질책도 하시지만 선수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정말 신사이신 것 같다. 한마디를 하셔도 선수들에게 정을 주시는 것 같아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말 한마디를 하시더라도 좋게 해주신다.

아직까지 감독님이 내게 특별하게 주문을 하신 것은 없으셨다. 다만 내가 느끼기에 감독님께선 내가 고참으로 안정감 있게 경기 운영을 했으면 하시는 것 같다. 감독님의 스타일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간결하고 안전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팀에서 고참 축에 속한다. 후배들에게 지갑은 잘 여는 편인가?

내가 빠른 89년생이다. 학교를 일찍 갔다. 우리 팀에서 (이)재성이와 (김)준엽이가 88년 생인데 나까지 이렇게 세 명이 팀의 최고참이다. 다만 우리가 선수들과 뭉쳐다닐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내가 집이 멀다. 서울에 살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텐데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과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작년엔 몇 번 있었는데 올해는 여건이 안된다. 원래는 고참들끼리 모여서 밥도 많이 먹고 커피도 많이 마시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 최대한 집에서 각자 격리하고 있다.

서울에 살면 인천까지 출퇴근이 힘들듯하다.

그렇진 않다. 원래 인천에 살았는데 그때는 출근하는데 15분 정도 걸렸다. 지금은 32분 정도 걸린다. 인천에 살 때 아내가 인천에서 서울까지 직장을 다니기 위해 2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아내도 직장까지 40분이 걸리고 나도 30분이 걸리는 중간 지점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 인천이 되게 살기 좋다. 그래서 원래 떠날 생각이 없었는데 결국 가게 됐다. 생각보다 서울에서 인천이 그렇게 멀지가 않다.

인천에서 네 시즌 째다. 올 시즌 예감은 어떤가.

우리 팀의 특성이 시즌이 끝나면 굉장히 많은 선수들이 바뀐다는 것이다. 매년 마지막 경기에서 뛰었던 베스트 멤버 중에 절반 이상이 다음 시즌에 바뀐다. 거기서 오는 어려움이 분명 있다. 매번 새로운 팀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시즌 초반에 고전하는 이유가 그런 점 때문이다. 올해는 멤버만 바뀐 것이 아니라 거기에 전술도 바뀌었다. 만약 시즌이 예정대로 시작됐다면 시즌을 치르면서 조직력을 만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시간이 생겼다. 조직력을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에도 시즌 시작 전에는 선수들과 "우리 파이널A 갈 것 같아"라고 했다. 이제는 조심스럽다. 매년 느낌은 굉장히 좋았다. 이제는 팬들한테 공약을 걸기도 미안하다.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다. 다만 우리 팀 선수들이 서로 빨리 융화가 되는 그런 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내가 다른 팀들에서 많이 뛰어보지는 않았지만 이건 확실하다.

2016년부터 2019시즌까지 인천이 K리그에서 계속 살아남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시즌 초에 다들 "인천에 진짜 위기가 왔다"라고 말할 때 우리 팀의 경우 심리적 압박을 덜 받는 면이 있다. '안될 거 같아'라면서 두려움에 떨기 보다는 '우리는 항상 이겨냈으니까'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한다. 다른 팀들은 이런 상황에 처할 경우 그래봤던 경험이 없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기 어려울 거다. 우린 이미 그런 과정을 몇 번이나 경험했다. '우리는 강등되지 않을 수 있어'라는 마음과 '진짜 강등은 안돼'라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여유와 절박감을 동시에 가지게 되니까 다른 팀들과 다르게 매번 K리그1에 생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바깥에서 보기에도 시즌 막판 인천의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다.

물론 매번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가는 건 똑같다. 다만 시즌 막판이 되면 집중력이 달라지는 건 있다. '나로 인해서 팀이 잘못되면 안돼'라는 마음으로 경기를 뛴다. 그리고 탈진이 온다. 조금 더 압박을 받으면서 경기를 뛰니까 집중력이 생기지 않나 생각한다.

팀 동료들끼리 항상 "팬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렇게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을 마지막까지 와서 응원해 주시는데 프로로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 역시도 팬들에게 미안하면서도 동시에 고맙다. 인천 팬들도 다른 거를 원하는 것 같진 않으시다. 그저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거를 보러 경기장에 오시는 거 같더라. 선수들이 그런 점을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 굉장히 미안하다. 그런 고마움을 알아서 작년에도 시즌 마지막 경기 때 외국인 선수들까지 십시일반 돈을 모아 팬들을 위해 버스를 대절했다.

인천 시내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갑자기 어떤 팬이 내 손을 잡으면서 "강등되면 안돼요"라고 말씀하신 적도 있었다. 엘레베이터를 타는데 갑자기 내 손을 잡으시면서 "강등은 안돼요"라고 하신 분도 있었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 선수들끼리도 "우리는 축구만 잘하면 남부러울 게 없는 팀이다. 성적만 좋으면 이렇게 좋은 구단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성적이 잘 따라주지 않아 괴롭다. 우리가 성적만 좋으면 인천공항도 가깝겠다 ACL에 나가기도 수월하다. 또 지자체에서 지원도 잘해주시고 지금 클럽하우스도 짓고 있는 중이다. 성적만 잘 나오면 좋을 거다. 올해는 성적이 좋아야 하는데…

인천의 또 다른 장점은 외국인 선수들도 '원 팀'이길 기꺼이 자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오고 친하게 지낸다. 이 친구들이 마인드가 좋다. 이번에 태국 전지훈련에서 돌아오는데 우리가 탄 비행기 좌석이 굉장히 많이 남았다. 돈을 조금만 더 추가하면 비즈니스 좌석으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들에게 "야 너네 돈 많으니까 비즈니스 타고 가"라고 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한 팀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우리가 비즈니스를 타버리면 비즈니스를 못 타는 선수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겠냐"라고 말하더라.

걔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보고 '아 정말 마인드가 좋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즈니스를 타고 가라"고 말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좋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프로페셔널들이다. 또 인천을 사랑하는 친구들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선수들과 이미 한 가족이었던 것 처럼 잘 지내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네 명의 외국인 선수 중 당신과 가장 밀접한 선수는 아무래도 수비수인 부노자일듯하다.

부노자가 아무래도 유럽에서 왔다 보니까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하다. 유럽 선수들 특유의 제스처를 부노자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와 부노자와 사이엔 이미 신뢰감이 있어서 서로 전혀 화를 내지 않는다. 오랜 시간 같이 했다. 부노자도 나를 알고 나도 부노자를 잘 안다. 오래 함께한 만큼 잘 맞아서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아도 잘 된다. 부노자와는 전혀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이번에 태국 전지훈련에서 부노자가 (황)정욱이와 같은 방을 썼다. 그런데 이번 동계 때 정욱이 플레이가 좋았다. 그래서 내가 "정욱이 잘하네?"라고 했더니 부노자가 "내가 방에서 잘 가르쳐서 잘하는 거야"라고 했다. 정욱이는 영어가 되는 선수라 방에서 부노자가 정욱이한테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한다. 그 정도로 부노자는 열려있는 선수다. 후배들한테 조언도 잘해준다.

뜬금없지만 지난 시즌과는 다른 장발의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해주시는 분이 "머리를 기르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셔서 길렀다. 그런데 갑자기 "이 정도까지 기르는 거를 원하지는 않았다"고 하시더라.

'꽃미남 골키퍼'라는 별명이 있다.

아. 꽃미남은 전혀 아니다. 내가 키도 크고 하니까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 같다. 기분은 좋다. 하지만 와닿지는 않는다.

아내는 그 별명을 듣고 뭐라 하던가?

아내는 내가 제일 멋있다고 말한다.

지금이 결혼 몇 년 차인가?

2017년도에 결혼을 했다. 나는 빠른 결혼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내랑 내가 연애를 오래했다. 8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데 '아 조금 더 빨리 결혼할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8년 동안 연애는 아내랑만 했는데 차라리 더 빨리했으면 돈도 더 많이 모았을텐데'라는 생각이 있다. 물론 연애하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보통 내 문제였다. 축구선수들이 자기애가 강하다. 자기 말이 맞다고 생각하고 고집이 세다. 그렇게 안 하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아내를 만나면서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아내와 내기를 해서 져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던 적도 많다. 아내를 만나서 조금 더 어른이 되었다. 두뇌 회전이 빨라서 내가 어떤 고민이 있으면 해결책을 바로 내준다. 또 같이 있으면 재밌다. 빨리 결혼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후배들에게도 "빨리 결혼하면 좋다"고 한다. 단 좋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아무하고나 빨리 하는 건 좀 그렇다. 아내가 대학교 1학년이던 때부터 연애를 했다. 그때부터 아내는 현명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아내와 결혼할 마음이 있었다. 다만 모아놨던 돈이 없어서 좀 그랬는데 결국 시간이 흘러도 재정적으로 훨씬 나아지거나 하지는 않더라.

아내와 처음 만났을 시기에 나는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강원에 입단했다. 그렇게 강원에서 1년을 뛰고 성남으로 이적을 했는데 성남과 아내 집 위치가 굉장히 가까웠다. 성남에서 5년을 있다가 울산에서 잠시 뛰었고 다시 인천으로 왔다. 8년 연애 기간 중 떨어져 있던 시간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가 열리면 아내가 매번 경기장에 오는 편인가?

아니다. 집에서 TV로 본다. 경기장에 와서 내가 뛰다가 다치는 걸 보면 아내가 몸살이 나더라. 경기장에서 보면 긴장감이 더 커지지 않나. 원래 경기를 뛰는 사람보다 밖에서 보는 사람이 더 힘들다. 관중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더 힘들다. 내가 집에 와도 아내가 축구 얘기를 잘 안하려고 한다. 내가 먼저 꺼내지 않는 이상 축구 얘기를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지 축구를 입밖에 내지 않는다. 오히려 본인이 집에 있으면서 있었던 일들을 내게 이야기 해준다. 결혼을 통해 안정을 찾았다.

지난 시즌 활약이 좋았다. 러브콜도 많았을 텐데 인천에 남은 이유가 궁금하다.

아니다. 러브콜은 받은 적이 없다. 아직 인천과 계약 기간도 많이 남아있다.

인천에서의 네 번째 시즌이다. 올 시즌 목표가 무엇인가?

골을 최대한 먹지 않는 것이다. 이겨도 1-0으로 이기고 싶고 비겨도 0-0으로 비기고 싶다. 그렇게 최대한 실점을 하지 않는 게 목표다. 또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싶다. 다치면 운동할 때가 불편하다. 나쁜 거 먹지 않고 일찍 자고 골 먹지 않고 다치지 않는 게 올해 목표다.

인천 팬들에게 이것 하나만은 약속할 수 있다면?

이제는 약속을 드리지 못하겠다. 무섭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럼 질문을 조금 틀겠다. 올 시즌 각오를 말해달라.

벌써 인천에서 네 번째 시즌이 되었다. 팬들의 응원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팬들의 응원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걸 팬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프로는 결과로 증명을 해야하는 자리다. 작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매년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다.

경기 중에 팬들이 질책도 많이 해주시지만 잘하면 격려도 많이 해주신다. 사실 경기를 뛰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이 있고 밖에서 보고 있는 팬들의 입장이 각자 있지만 뛰고 있는 사람들 보다는 밖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맞다고 생각한다.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을 때면 '밖에서 보기엔 우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인터뷰 내내 정산은 인천 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너무 미안해서 팬들에게 쉽게 약속을 드리지 못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천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는 정산은 그렇게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으로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새 32살의 베테랑이 된 정산. 아내와 축구 그리고 인천 팬들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차 있는 그가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henry412@sports-g.com